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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6월 23일 화요일 흐림 (모토조노 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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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문 앞에 뭔가 놓여져 있다. 최근에 지름신을 영접한 적이 없는지라 룸 메이트 앞으로 온 건 줄 알았는데 EMS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일본에서 왔고나!




  • 지난 달에 일본으로 택배를 다섯 상자 보냈더랬다. 마사미 님, 나카모토 선생님, 모토조노 선생님, 쉐리 짱, 이와이 치과. 이렇게. 마사미 님, 나카모토 선생님과 쉐리 짱은 라인으로 연락이 가능했기에 잘 받았다는 메시지를 진작에 받았다. 하지만 모토조노 선생님과 이와이 치과 쪽에서는 내 라인 아이디를 모르니까, 보낼 때 썼던 영문 주소 말고는 아는 게 없을테니까, 나한테 연락을 할래야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와이 치과에서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종이로 만든 풍경을 같이 보냈더라. 모토조노 선생님도 뭔가 보내줄 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걸 바라고 보낸 게 아니니까 딱히 답장이 없어도 서운해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꽤 오랫동안 소식이 없어서 그냥 그렇게 끝인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 오늘 도착한 게 모토조노 선생님으로부터 온 택배였다.




  • 사진부터 찍고 잽싸게 상자를 까봐야 하는데, SKT에 전화하느라 늦어버렸다. 상담사들이 당최 말귀를 못 알아들어서 짜증스러웠는데 택배를 열고 편지를 읽는 사이에 짜증스러운 마음이 싹 사라졌다.

  • 내가 졸업하던 때에, 선생님도 학교를 그만둔다고 하기에 좀 의아했는데 정말로 그만두셨더라. 지금은 평범한 직장에 다니고 있단다. 직장에 다니면서 나한테 줄 선물을 사고, 평일에 우체국에 들러 국제 우편을 보내는 게 쉽지 않을텐데. 감사할 따름.

  • 편지를 읽고 있자니 일본에서의 시간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다. 너무 그립다.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은 1학년 때의 담임이었던 나카모토 선생님이지만, 가장 오랜 시간을 같이 한 선생님은 모토조노 선생님이었다. 1, 2, 3학년 때 모두 수업에 들어오셨으니까. 1년 6개월 내내 월요일과 금요일에 수업을 들어오셨으니까.

  • 잘 받았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데 연락처가 없다. 혹시나... 하고 상자를 보니 전화 번호가 있더라. 잽싸게 라인에서 전화 번호로 검색을 했는데 검색이 안 돼. ㅠ_ㅠ
    게다가 여러 번 검색했더니 검색이 막혀 버렸다. 검색해보니 전화 번호를 저장하고 새로 고침을 하면 된다는 글이 보여서 그렇고나! 싶어 전화 번호를 저장했는데... 그래도 안 된다.

  • 검색이 될까 싶어 일본 야후! 에서 검색을 했더니... 첫 페이지에 바로 나온다. ㅋㅋㅋ   흔한 이름이 아니어서 그런가? 놀라운 것은, 선생님... 리츠메이칸 나오셨더라. 게다가 대학교 때부터 이미 축구를 하고 있었다. 앳된 선생님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 생일이 8월 25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두 달 정도 남았으니 그 때에 맞춰 꽃이라도 보낼까 싶다. 그 전에 국제 전화로 내 아이디 알려드리고 라인에 추가해달라는 말 정도는 해야겠다.

  •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선생님들, 친구들 만날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언제 여행 제한이 풀릴지 알 수가 없다.

  • 아, 그러고보니... 일본 학교에서 발급 받은 서류들, 공증 받으라고 했단다. 어이가 없네. 일본에서는 그런 말이 없었다.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보내는 서류는 굳이 공증을 받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런데 공증을 받으라니. 한국에서 번역 공증 받으려면 A4 한 장에 30,000원 가까이 든다. 내가 번역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서류가 너, 댓 장은 되는데 다섯 장이라 하면 15만원이잖아. 안 써도 될 돈을 쓰라고 아무렇잖게 말하는 게 너무 짜증난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규정이 바뀐 건가? 내일 담당자와 통화해서 확실하게 결론을 지어야겠다.

  • 어영부영 하다보니 21시가 넘어버렸다. 모토조노 선생님의 편지를 한 번 더 읽어보고 자야겠다. 하도 괴발개발 쓰셔서. ㅋㅋㅋ




나를 떠올리면 모자와 술 밖에 생각이 안 나더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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