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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6월 29일 월요일 비옴 (혼자 바빴던 날 / 이해할 수 없는 승진 시스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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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부터 날씨가 꾸리꾸리하더라니, 퇴근할 무렵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글 쓰고 있는 지금은 제법 세차게 내리는 중. 일기 예보에서 50~100㎜ 온다고 했는데 밤새 내릴 모양인가.

  • 지난 주까지는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지 않더라도 저녁 밥은 먹고 나왔는데, 오늘은 밥도 먹지 않고 나왔다. 숙소에 도착해서 SKT에만 전화를 두 통이나 했다.
    먼저 한 통화는 NUGU라는 인공 지능 스피커 때문에. 멀쩡하게 잘 되더라니, 갑자기 맛이 가더라. 아무리 붙잡고 씨름을 해도 안 된다. 그래서 전화를 했지. 다행히 18시까지 일한다고 했으니까.   이미 다 해본 걸 설명하려고 하더라고. 초기화부터 시작해서 와이파이 설정까지. 그래서 이미 여러 번 해봤다고 하니까, 그럼 서비스 센터에 보내는 방법 밖에 없단다. 게다가 구입한 지 오래 되서 수리비가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하네. 일단 택배를 보내기로 하고 접수를 했다. 평일에 우체국까지 갈 시간은 안 되니까, 편의점에라도 가서 보내야지. 다행히 일요일에 잡다한 걸 질러버린 터라 상자와 완충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재활용하면 되니까.

  • 친절한 상담사와 전화를 끊은 뒤 바로 다른 SKT 상담원과 통화를 했다. 이건 손전화 요금 때문에.   지금 SKT의 5G 프라임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이 요금제를 쓰면 데이터 함께 쓰기 1회선이 무료거든. 그래서 4월에 갤럭시 S8에 USIM 꽂아서 내비게이션 전용으로 만든 거. 그런데, 확인해보니 이게 요금이 나오더라? 에? 왜? 공짜라며?
    그래서 문의 메일을 보냈더니, 무슨 부가 서비스에 가입을 해야 된다네? 부가 서비스 가입이야 굳이 고객 센터 통하지 않아도 할 수 있지만, 이미 납부한 요금은 어쩔 거냐고. 그래서 그걸 물어봤다. 알아보고 전화 준다더니, 이미 발생한 요금은 다음 달 손전화 요금에서 까주겠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특별한 경우 어쩌고 저쩌고.

  • 아니, 이게 왜 특별한 경우야? 내가 대리점 가서 일부러 요금제를 바꿔 가면서 데이터 함께 쓰기를 신청했는데, 그 대리점의 조금은 부족한 직원이 제대로 일 처리를 안 해서 생긴 손해를 왜 내가 뒤집어써야 하느냐고. 이미 가져간 부당 이득은 반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욱! 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감사하다 하고 참았다.
    예전에 평택에서 집 뺄 때, 집 주인이 돈 없다고 징징거리면서 세입자 구해져야 보증금 돌려줄 수 있다고 개소리를 했었지. 그러는 사이에 계약 날짜는 지났고. 며칠 지나서 보증금을 돌려주기에 짜증이 난 상태였는데 계약 날짜에서 일주일 정도 더 살았는데 거기에 대한 돈은 안 받겠대. 들을 때에는 '그래, 맘껏 짖어라.' 하는 마음이었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엄청 열이 받는 거라. 내가 누구 때문에 일주일이나 늦게 나가게 된 건지 생각을 못하는 건가?
    당연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들, 누가 봐도 정당한 것에 빨간 딱지를 붙이거나 인심 쓴다는 식으로 떠드는 것들을 보면 발로 확 걷어차버리고 싶어진다.

  • 아무튼, 걱정했지만 그럭저럭 잘 해결이 됐다. 다행이네. 택배 보내야 하는 귀찮음이 남아 있지만서도.

  • 오늘 오전에는 회사의 관리직 인사 이동에 대한 소식이 이슈였다. 나는 별 관심이 없으니까 신경쓰지 않았는데, 점심 시간에 다음 주 밥 먹을 거 신청하러 가니까 책상 위에 저 내용이 인쇄되어 있기에 대충 훑어봤다. 그냥 아는 사람 있나 싶어 본 거였는데, 고만고만해보였던 사람이 엄청난 자리까지 승진해서 치고 올라갔더라. '아니, 이 사람이 왜?'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사람 뿐만 아니었다. 친한 선배가 일 더럽게 못한다고 엄청 깠던 사람인데, 그 사람도 상당히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더라. '역시, 우리 회사의 승진은 능력 역순이고나.' 라고 생각했다.

  • 예를 하나 들어볼까? 어디까지나 예다, 예. 회사에 외국인 직원들이 많다. 창사 기념일 이벤트로 한국 문화에 대한 체험 겸 약간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킬만 한 게 없나 회의를 했더랬지. 마침 매운 라면이 인기였기에 빨리 먹기 대회 같은 게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 다들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는 와중에 가학성 얘기도 나오고 해서 희망자가 참가하도록 하고, 구급 차를 대기시키는 걸로 결론이 났다. 그리고 다음 회의에서 세부적인 룰 같은 걸 정하려고 하는데 그 전까지 입 다물고 숨만 쉬고 있던 관리자 ㅺ가 한 마디 하고 나서는 거지. 매운 라면도 좋지만 한국 전통 먹거리라면 역시 떡볶이가 좋지 않겠냐고. 아니, 이미 지난 회의에서 다 정해진 걸 이제와서 뒤엎는다고? 다들 짜증이 났지만 대놓고 싫은 티는 못 내니까 좋게 구슬려서 어찌저찌 넘어갔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서 왜 라면이 인기인지, 우리가 못 살고 못 먹던 시절에 대해 이해를 시키는 게 우선이라며 애먼 소리로 회의를 질~ 질~ 늘리고 자빠졌다. 그리고, 결국 창사 기념일이 되자 이벤트 전에 매운 라면의 탄생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되도 않는 연설을 10분 넘게 주구장창.
    실제로 있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 회사 관리자들이 대개 저 모양이다. 그런 것들이 희한하게 진급해서 치고 올라가고. 실무자일 때에는 일 잘 하다가 관리자가 되니 깜냥이 아니라서 자꾸 헛발질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는 대부분 무능한 것들이 진급한다. 끼리끼리 논다고, 고만고만한 것들이 서로 부추겨주고 그러는 모양.

  •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닥 승진 욕심이 없다. 물론 승진하면 월급이 오르니까 마다할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책임도 커지는 거니까, 제대로 한 사람 몫 하지 못하는 이상은 승진 욕심을 내면 안 되겠지. 그나저나, 승진하려면 본사 들어오라고 질알하는 건 지금도 변하지 않았네. 대체 왜 그 모양인지. 왜 지사는 놀고 먹는다고 생각하는 건지. 쯧.

  • 『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Ⅱ 』 가 역대급 욕을 처먹는 중이다. 저것 때문에 고장난 PS4를 고쳐야 하나, 중고로라도 사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는데... 다행이다. 꼬라지 보니 얼마 안 가서 PSN에 무료로 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 PS5 사서 해봐야지. ㅋㅋㅋ

  • 모처럼 비가 오니 좋고만. 19시다. 이제부터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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