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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 天気の子 』 (『 날씨의 아이 』) (VOD)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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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리뷰라 생각하신다면 경기도 오산! 영화 이야기는 핑계일 뿐, 술 처먹고 마구 써댄 글입니다. 이런 글을 읽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실 그대에게 송구합니다. 이것도 인연이니, 마저 읽어주시지요? ㅋ   ( ˘ ³˘)




죄송합니다. 끝까지 읽을 가치가 없는 글인 것 같습니다, 글 싸지른 제가 봐도. -ㅅ-


  • 언제부터인가, 앞에 크고 굵은 가운데 점을 붙여 글을 나눠쓰는 버릇이 생겼다. 대체 왜 이런 버릇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긴 글을 쓰기에는 무리라는 걸 스스로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아마도 나무위키를 보고나서 읽기 편하다고 생각해서 나도 모르게 베끼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글 쓰는 방식 같은 건 이 영화와 아무 관계 없으니 그만두자.

  • 검색해보면,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뒤 쪽의 괄호 안에 VOD를 쓴 건 그 글과 구분하기 위해서.

  • 글을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께 간단하다면 간단하고, 복잡하다면 복잡한 질문을 하나 드려보고 싶다. 2021년의 오늘, 당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은가?

  • '아아~ 보인다. 나는 ○○에서 ○○를 하고 있다.' 따위로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그저 대충 어떤 이미지일까 정도만 떠올려도 충분하다. 대부분이 지금의 생활이나 배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을 거다. 고만고만할 걸?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년 이 맘 때에는 뭘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때 뭔가 크게 바뀔 만한 게 없다. 그만큼 정적인 환경이기도 하고. 그럼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보자. 2019년 8월 2일에, 나는 2020년의 8월 2일을 어떻게 예상했을까?

  • 저 때에는 청춘 18 티켓으로 오사카에서 홋카이도까지 간답시고 정신 없을 때라, 당장 내일 일도 모를 때라 1년 뒤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서도. 굳이 쥐어짜내자면, '이제 일본에서 살 수 있는 시간도 두 달 밖에 남지 않았고나.' 라 생각하며 슬슬 돌아갈 궁리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현실은? 6개월 일찍 귀국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다. 역시...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는고나.




  • 이 작품을 보고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글 자막판을 볼 수 있게 된다면 다시 보겠다는 다짐 정도는 했지만 그게 딱 1년 뒤가 될 거라는 생각 같은 건 못했더랬지.

  • 원제 『 天気の子 』, 한글 번역 제목 『 날씨의 아이 』 는 2019년 7월 19일에 오사카의 텐노지에 있는 아베노 아포로 시네마(あべのアポロシネマ)에서 봤다. 일본에서 일본어를 배운 지 1년이 채 안 되었을 때였고, 일본의 극장을 경험하고 싶었기에 과감하게 저질렀다. 극장에 가서 영화 보는 게 뭐 대단하냐 할 수도 있겠지만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데, 한글 자막은  고사하고 일본어 자막도 없는 현지 작품을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아무튼, 그 때 다녀와서 쓴 일기는 여기 → https://40ejapan.tistory.com/376

  • 영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자꾸 애먼 얘기만 하고 있다. 뭐, 내 글이 대부분이 이 모양인지라... ㅋㅋㅋ
    위에서 언급한, 전에 썼던 글은 여기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805

  • 내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해 알게 된 건 『 별의 목소리 』 덕분이다. 딱히 내용이나 작화에 끌린 게 아니라, '일본의 괴짜 애니메이터가 2년 동안 혼자 북 치고 장구 쳐서 30분 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는 기사를 본 게 컸다. '대체 어떤 괴물이기에 30분 짜리 애니메이션을 혼자 만들어?'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상영을 금지했기에 국내에서는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더라. 그래서 봤는데... 와...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뭐, 이런 게... 어떻게, 이런 게...

  • 그 뒤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다 찾아서 봤다. 꼬박꼬박 챙겨서 봤다. 『 초속 5㎝ 』나 『 언어의 정원 』 같은 작품은 당최 이해가 안 갔지만, '나는 온다 리쿠의 팬이니까 뭔 소리인지 몰라도 그냥 본다!' 라는 마음으로 온다 리쿠의 모든 작품을 읽어댔던 것처럼(지금은 그만뒀다) 기를 쓰고 봤다.

  • 슬슬 흥미가 떨어질 무렵, 의리로, 정말 의리로 선택한 게 『 너의 이름은 』 이었는데 여기서 팡! 터졌다. 『 별의 목소리 』 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극장에서만 세 번 보고, VOD로 다섯 번 봤나? 그랬을 거다.

  • 『 너의 이름은 』 은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지라 『 날씨의 아이 』 에 대한 기대도 컸을텐데... 이 영화는 100만을 못 넘겼다. 한~ 참 모자란다.

  • 일단, 뻔하다. 이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판타지인지 모르겠는데, 서로 사랑하는 어린 영혼들이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 별의 목소리 』 를 볼까? 여자 주인공이 로봇의 파일럿으로 선발되어 우주로 떠난다. 남자 주인공은 지구에 남고. 여자 주인공은 워프를 거듭하며 지구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시간의 왜곡이 생기고, 남자 주인공은 늙어가는데(라고 해봐야 20대) 여자 주인공은 여전히 청소년. 게다가 유일한 통신 수단인 문자 메시지도 무용지물이다. 지구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 수 만, 수십 만 광년 떨어진 곳까지 도착하기까지는 너무나도 오래 걸리니까.

  • 『 너의 이름은 』 은 어떤가? 몸이 바뀌는 두 사람도 좀처럼 서로 만날 수 없다. 물론 감독이 둘은 2024년에 결혼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가 있긴 하지만, 지독하게 못 만난다. 어긋나고, 또 어긋나고.

  • 『 날씨의 아이 』 도 마찬가지다. 경찰에 총을 겨누면서까지, 3년 내내 비 내리는 도쿄를 만들면서까지 여자 주인공을 구해내지만 정작 3년 가까이 한 번도 만나지 못한다. 아니, 않는다.

  • 현실성이 있냐? 군대 간다고 3개월만 헤어져도 남자가 찼네, 여자가 찼네, 난리도 아닌 게 현실인데.

  • 게다가 몰입이 안 된다. 나는 재벌 2세가 꿈이지만 아버지, 어머니가 재벌이 되지 못한 탓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패륜!!!). 하지만 『 아이언 맨 』 을 보면서 나 자신을 페퍼 포츠와 설왕설래하는 토니 스타크라 생각하는 거다. 무너지는 빌딩에 깔려 숨지는, 이름 없는 ×에 자신을 대입할 맘은 1g도 없는 거지. 그런데 『 날씨의 아이 』 를 보면서는 당최 모리시마 코다카에 나 자신을 쑤셔 넣을 수 없는 거다. 그러니 중2병 걸린 건방진 애AH77I가 설쳐대는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 아무튼, 나는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에서 자막도 없이 보면서 대충 예상한 스토리가 실제와 그닥 다를 게 없다 싶어서 살짝 기쁘기도 했다. 구글 무비에서는 영화를 대여할 수 있고 구입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구입만 가능하더라고. 그래서 구입을 했으니 앞으로 몇 번이고 볼 수 있다. 휴대용 빔 프로젝트 사서 천장에 쏴가며 볼 생각을 하는 중이고, 차 나오면 차박 가서 혼자 야외에서 볼 생각도 하고 있다.

  • 일본의 극장에서도 O.S.T 기똥차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정말... O.S.T. 가 다 했다. 문제는... 아마존 뮤직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 검색해보니 REDWIMPS 음반은 팔고 있네. 일단 예스24 홈페이지는 열어놨다. 살지 말지는 잠시 후 결정.

  • 모르겠다. 그냥... 일본에서의 모든 시간이 그립다. 회사 안 다니면서 벌어둔 돈 까먹고 살았기 때문일까? 한국에서도 똑같이 일 안 하고 쓰기만 하면서 살면 행복할까? 2018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가 내 인생의 황금기가 아니기를 바란다. 더 좋은 시기가 앞으로 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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