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 업무가 있었다. 사전에 제초 작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지난 번 작업에서는 빠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같이 하려고 '□□□ 업무는 다른 사람이 하고 나는 제초하러 나가겠다.' 고 했더니 안 된단다. □□□ 업무가 더 급하니까 하고 가란다.
지금 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네 명이다. 한 명이 그 일을 전담하는 사람이고, 내가 백업 1, 그리고 백업 2의 역할을 하는 분이 계신다. 얼마 전에 새로 들어오신 분이 백업 3을 맞고 있는데 이 분은 백업이 아니라 전담 2가 되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익힐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당분간은 백업의 포지션에 두고 있다.전에 전담하시던 분이 100 만큼 알고 계셨다면, 지금 전담하시는 분은 50이 채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원래 전담하던 분에게 배우긴 했지만 일주일 남짓이었으니까 30 정도나 될까? 백업 2의 역할을 하시는 분은 나보다도 연습한 시간이 짧으니까 30이 채 안 되는 것 같고, 새로 오신 분은, 뭐.
나와 다른 한 분은 백업이니까, 전담이 정해졌으면 당연히 그 사람한테 몰빵해야 할텐데, 정해진대로 팀 별 교육을 마치고 나서 가르칠 예정인 건지 전혀 업무를 가르치는 것 같지가 않다. 그리고 전담하는 분이 있는데도 자꾸 나한테 □□□ 업무에 대해 얘기를 한다. 아니, 나도 개뿔 아는 게 없는데.
아무튼. 오전에 □□□ 업무 때문에 한 시간 넘게 까먹고 열 시 반이 넘어서야 운동장으로 나갔다. 땡볕 아래에서 다들 고생하고 있더라. 바로 갈퀴를 집어들고 나섰는데, 10분이 지나자 어지럽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30분 일 하고 30분 쉬고. 그렇게 안 하면 죽을 것 같더라, 진짜.
점심 시간에는 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사무실에서 책을 보다가 오후에 다시 나갔다. 오후에는 더 힘들더라. 진짜, 10분을 못 서 있겠다. 너무 힘들었다.
평소에도 오다가다 이런 날씨에 전봇대 같은 곳에 매달려 일하시는 분들을 보면, '저렇게 고생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난 정말 배 부른 거다.' 라고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그저 생각만으로 끝났었지. 오늘은 몸이 힘드니까 확실히 그동안 배 부른 줄 모르고 지냈다며 반성하게 되더라.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이런 날씨에, 춥다가 겉 옷 입어야 할 정도로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진짜,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하필 카레. 식당 밥은 전부 맛있는데 굳이 최악을 선택하라면 카레다. 그 다음이 짜장. 쫄면이랑 같이 나온다기에 쫄면에 기대를 걸었는데, 쫄면이 아니라 비빔 국수 같은 거였다. 별로 맛도 없고. 더위를 먹어서 입맛이 떨어진 걸까?
밥만 먹고 바로 퇴근했다. 집에 와서 세탁기 돌리고 맥주 한 캔 따서 마시는 중. 오늘은 일찌감치 누워야겠다. 간만에 몸을 썼더니 너무 피곤하다. 그동안 얼마나 편하게 지냈는지 뼈 저리게 느끼고 있다.
내일도 오늘처럼 엄청 찔 것 같다. 내일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볼까 생각 중이다.
'『 포장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년 08월 22일 토요일 비옴 (또 비 / × 같은 차팔이 ㅺ) (2) | 2020.08.22 |
---|---|
2020년 08월 20일 목요일 맑음 (익숙함 뒤에 붙어오는 건방짐을 조심하자!) (2) | 2020.08.20 |
2020년 08월 18일 화요일 맑음 (정신없이 흘러가버린 하루) (0) | 2020.08.18 |
2020년 08월 17일 월요일 맑음 (술 처먹고 주절주절) (1) | 2020.08.17 |
2020년 08월 16일 일요일 흐림 (김치찌개 / 청소) (0) | 2020.08.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