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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9월 25일 금요일 맑음 (분당 왕복으로 너덜너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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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일하기 힘든 날이었다. 나한테 문제가 있어서 힘든 게 아니라, 환경이 그랬다. 일단 열 시부터 텔레비전을 시청했고, 열한 시가 넘어서는 팀 전체 회의가 있었다. 점심 시간이 끝난 후부터 퇴근할 때까지는 운동. 그렇다보니 새로 일을 시작하기가 애매해서 하던 일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했다.

  • 차 가지고 들어간 게 이슈가 되어 몇 몇 사람들이 차 구경하겠다고 쫓아나왔다. 찌질이와 찌질삼이 같이 몰려 나왔더라. 다른 팀에 계신 분이 승차감이 궁금하다고 해서 몰아보라고 키를 내밀었더니 부담스럽다며 극구 사양하더라. 그러고는 만물 박사가 운전석에 앉았다. 회사 안을 한 바퀴 도는 정도야, 뭐. 하지만 찌질이 형제들을 태운 건 몹시 짜증스럽다.

  • 간만에 공 찼는데 사고가 있었다. W氏가 찬 공이 사람 좋은 K氏의 왼쪽 눈을 때려버린 것.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걷어낸 공이 하필 그 쪽으로 향한 거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다. 문제는 이후 W氏가 했던 말들. '미안하다' 는 말은 한 번을 안 하더라. "내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지, 뭐." 라 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저걸 변명이라고 하는 건가? 설사 저렇게 생각한다 해도 속으로 삼키고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저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축구화 안 신은 게 다행이지." 라고도 했다. 워딩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분명 '내가 축구화 신고 찾더라면 넌 죽었을 거야.' 라는 의미로 들렸다.
    나이가 한~ 참 많은 대선배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후배한테 사과할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라 생각했다. 일부러 한 게 아니지만 통증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 앞에서 저런 말을 하는 게 제 정신인가? 어중간하게 진급하다 말아서 망정이지, 관리자 급으로 진급했더라면 정말 사람 여럿 잡았겠고나 싶더라. 나이가 벼슬이 아닌데, 아직도 벼슬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자리에 남아있다. 그렇다고 나이 먹은 사람들만 문제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당장 찌질이 삼형제만 봐도, 뭐.

  • 퇴근하자마자 숙소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분당으로 향했다. 원래 차량을 출고 받으면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하이패스도 활성화해야 하는데 난 그걸 건너뛴 거지. 오늘 오후에 그걸 하기로 했었더랬다.

  • 분당에서 출퇴근하는 동료에게 길이 막히는지 물어보니 고속도로 타면 조금 막히긴 하는데 괜찮단다. 지방 국도는 안 되냐니까 무조건 막힌다더라. 경험자의 의견은 중요하니까,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상당히 막히더라. 오른쪽 도로로 빠져야 하는데 엉뚱한 차선 타고 달리다가 앞에서 끼어드는 양아치 짓도 하면서(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오래 기다리던 사람들이 보면 분명 짜증났을 거다.).

  • 스파크를 탈 때와 확실히 다른 건, 끼어들기를 시도하면 뒤에서 오던 차가 거리를 쉽게 벌려준다는 거다. 스파크 때에는 이렇게 수월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흔하디 흔한 벤츠지만 이게 앰블럼의 힘인가 싶다.

  • 전시장에 도착해서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휴대 전화로 시동 거는 것도 활성화하고, 그러는 동안 딜러 동생이 와서 인사 나누고. 설명 듣고 할 거 다 하고 나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포 쪽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찔끔 탔다.

  • 숙소에 와서는 밀린 빨래 한답시고 세탁기를 돌렸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좀 미안한 맘이 있긴 했는데... 내일은 내일대로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 명절에 고향 가지 말라는 게 정부 지침이고, 회사에서도 가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포항에 1박 2일로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다음으로 미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괜히 눈총 받으면서 다녀올 필요가 있을까 싶네. 대신 내일은 새벽에 마산 다녀올 예정이다. 네일베 지도에서 경로를 검색해보니 세 시간 반 걸리는 걸로 나온다. 통행료 13,500원에 주유비가 39,360원. 왕복이니까 ×2 하면 27,000원 + 78,720 = 105,720원. 약 값이랑 병원비는 대략 30만원 정도면 되지 않을까? 다녀오면 40만원 가까이 깨지겠네. 하지만 내일 안 가면, 다음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른다. 약도 이미 다 떨어졌고.

  • 여덟 시 40분부터 진료 시작이라니까 다섯 시에 출발하면 진료 시작할 무렵 도착할 것 같다. 그렇게 가도 한, 두 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고. 대략 열 시에 진료 끝난다고 치면 집더하기에서 장 좀 보고 올라올 생각이니까 14시가 넘겠고만. 피곤한 토요일이 될 것 같다.

  • 룸 메이트의 차도 안 보이고, 사람도 없어서 당연히 집에 간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끼리 세차를 한 뒤 다른 방에서 같이 한 잔 한 모양이다. 거나하게 취해서 들어왔더라. 엄청난 크기의 보드카 병을 들고서.
    같이 한 잔 마시자고 하는데 내일 다섯 시에 나가야 하니까 안 된다. 마산 다녀올 거라서 안 되겠다고 사양을 했다. 혼자 먹기가 그런지 괜한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던데 뭔가 미안하네. 마음은 같이 마시고 싶지만... 보드카처럼 도수가 높은 술은 좋아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새벽에 움직여야 하니까. 분당까지 왕복 세 시간 정도 운전했는데, 고작 그걸로 힘들다. 아니, 고속도로나 완전 시골 길을 달렸으면 차라리 괜찮았을 거다. 엄청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하는 건 정말 피곤하다. 내일은 왕복 일곱 시간 넘게 운전해야 하니,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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