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더니 실제로 꽤 쌀쌀했다. 밖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 춥다고 느낄 정도의 날씨. 하지만 나는 이 정도 날씨가 딱 좋다. 이런 날씨가 계속되면 좋겠지만... 1년에 이런 행복한 날씨는 며칠 안 되지.
예전에는 퇴근 시간 이후에도 회사에 남아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몇 푼이나 번다고 저러는 걸까?' 라 생각했더랬다. 정해진 근무 시간만으로도 스트레스가 가득 차버리니 남아있고 싶은 마음이 1g도 안 드는 거지. 하지만 요즘은 내가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답시고 꾸역꾸역 남아 있는다. 빚이 잔뜩인지라 한 푼이 아쉽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힘든 정도나 양 같은 걸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서, 실시간으로 쫓기듯 근무하던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당연히 말 많은 것들 때문에 짜증나는 것 말고는 달리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그렇다보니 퇴근 시간 이후에도 남아있는 게 어렵지 않은 듯.
휴가 통제가 풀렸다. 마음 같아서는 내일부터 당장 휴가를 가고 싶었지만, 미리 신청한 저녁 밥을 못 먹는 게 그렇게 아깝더라. 3일 해봐야 7,500원인데. 돈 못 모으는 사람들이 푼 돈 아끼고 큰 돈 막 쓴다더니, 내가 딱 그 꼴이다. 아무튼... 휴가는 다음 주에 가기로 했다. 포항과 광주에 다녀와야 하는데 어디부터 가야 할지도 고민이고, 광주에서 차박을 할지, 방을 잡을지도 고민이다. 만약 광주에서 따로 숙소를 잡지 않고 차에서 잔다면 포항부터 다녀와야 한다. 포항에서 들고 올 짐들이 꽤 많은데, 다 조수석으로 옮겨놓고 뒷좌석 눕혀서 잘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모텔 잡아봐야 5만원이 안 들텐데, 편하게 자는 게 나을까 싶기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포항에서 들고 올 게 행거, 옷 뿐만이 아니네. 컨벡션 히터도 들고 와야 한다. 그렇다는 건, 차박은 무리. 아버지한테 먼저 들러 주변 정리부터 하고, 조화로 장식 마친 뒤 모텔로 가야겠다. 그리고 나서 소주 사들고 다시 가서 일 잔 하고, 버스로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다. 뭐, 급한 게 아니니 천천히 결정하자.
포항이랑 광주 다녀와서는 영월에 갔다올까 싶은데. 이 시국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도 되려나?
빨래가 잔뜩 밀렸다. 내일은 조금 일찍 퇴근해서 세탁기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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