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1968년에 태어나 2014년에 세상을 떠난, 천재. 마왕이라 불리던 신해철은 나와 띠동갑에 가까운 나이 차가 있는 형님이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 뜰에 묻혔다' 고 한 게 1974년. 내가 태어나기 5년 전의 일이지만 197×년에 태어난 나도 초등학교 때 같은 일을 겪었다. 지금의 중국처럼 알록달록 염색한 병아리는 아니었지만 그저 노란 병아리가 마냥 귀여웠던 초, 아니, 국민학생 시절이었다. 떡볶이와 오뎅을 먹을 수 있는 엄청난 거금, 100원을 주고 사들고 온 노란 병아리는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귀엽다고 미친 듯 만져대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코흘리개에게는 당연한 결과였다.
10년이 넘는 나이 차가 있지만 같은 경험을 했다. 그러나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날아라 병아리' 같은 명곡은 쓸 수 없을 게다. 정말로 아~ 무 이유없이, 그냥 뜬금없이 '날아라 병아리' 가 떠올라 혼자 흥얼거리다가 든 생각을 글로 옮겨 봤다. 마왕이 세상을 떠난 게 벌써 6년 전. 더 이상의 그의 뼈 때리는 멘트를 들을 수 없음이 안타깝고, 새로운 노래를 들을 수 없음이 너무 슬프다. 내가 그의 음악에 빠진 건 1집이 아니라 2집 덕분이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진정한 천재가 아니었나 싶다.
그냥 하루하루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기억하고자 쓰기 시작한 일기인데, 언제부터인가 맘에 안 드는 것들을 까는, 온라인 뒷담화 같은 공간이 되고 말았다. 대부분의 일기가 싫은 사람 까는 내용. 좋은 얘기도 한, 두 번이지, 자꾸 이 ㅺ는 이래서 싫고요, 저 ㅺ는 저래서 싫어요 따위의 글만 써대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러니 앞으로는 참... 기는 질알 염병이 참아. 내 일기인데 뭐! 실명 거론하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도 계속 깔 거다. ㅽ
찌질이 삼형제의 수장 같은 ㅺ가 하나 있다. 내 기준에 저 ㅺ도 찌질이인데 그나마 쟤는 월급 도둑질은 안 하는지라 나머지 셋에 비해 점수를 후하게 준다. 저 ㅺ가 오늘도 한 마디 하더라. ○○○는 청소하는 아줌마가 다 해주는데 우리는 직접 해야 한다고, 직접 하는 지사는 우리 밖에 없다고.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짜증이 확~ 났다. 아니, 저는 똥, 오줌 안 싸나? 본인이 이용하는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는 게 그렇게 억울해 할 일인가? 다른 곳이 편한 거지, 우리가 불편한 게 아닌데, 그걸 뒤집어 말하고 있다. 저 따위로 떠드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속으로 똥물이나 뒤집어써라, 7H AH 77I OF 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코로나 때문에 통제되었던 것들이 풀렸다. 뭔가, 큰 해방이라도 맞이한 듯 난리인 분위기다. 이러면 얼마 못 가 도로 2단계, 2.5 단계로 격상되는 것 아닌가? '만약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2~3일 안에 죽는다고 했다면, 여전히 클럽에 가고 마스크 쓰라는 사람한테 개질알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꾸역꾸역 집회를 열겠다는 것들, 개인 신상 파악 확실하게 해서 허가해주고 코로나 감염되면 외딴 섬에 가둬서 살던가 죽던가 방치해버렸으면 좋겠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는 것들이 큰 소리 치고, 안 하는 사람들이 피해보는 세상 아닌가?
그냥저냥 괜찮다고 자위했지만 슬슬 지치는 걸 보면 나도 한계다. 코로나 블루.
그런 이유로 이번 휴가 때 포항, 광주 다녀온 뒤 영월로 여행을 갈까 싶다. 마스크 안 벗고, 최대한 방역 지침 지켜가면서 조용히 여행할까 싶은데 내가 그렇게 한다 해도 무증상 감염자 한 명이 설치고 다니면 말짱 꽝이잖아? 코로나 후유증이 심각하다는데 그게 제대로 전파되었으면 좋겠다.
베를린의 소녀상 철거 문제로 시끄럽더라. 독일인이라고 해서 나치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부끄럽지 않을 리가 있나. 히틀러를 지지했던 조상들이 부끄러울 거다. 직/간접적으로 전쟁 범죄에 가담한 과거가 창피할 거다. 그걸 감추려들지 않고 미안하다 사과하는 건 정말 큰 용기다.
일본을 보자. 사과하는 큰 용기, 잘못을 시인하는 작은 용기는 찾아볼 수 없다. 불리한 건 감추고, 부정하고, 왜곡한다.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증거는 외면하고 어떻게든 날조한다. 그걸 자국 내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국제적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그런 일본을 게거품 물어가며 비난하지만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우리라고 다를까? 베트남 입장에서 보면 우리도 똑같은 것들일지 모른다. 물론 나는 월남전에 참전한 아버지를 둔 이유로 양민 학살에 대해서는 사죄해야 하지만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두둔하는 쪽이다. 방금 전까지 생글생글 웃던 아이가 죽창 들고 덤벼들던 시대였지 않은가?
아무튼, 역사 교육이라는 건 남 얘기 안 듣고 내 얘기만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 그렇기에 국사와 세계사의 교육이 중요한데, 우리는 그저 국어, 영어, 수학.
일본에 나가기 전에 엄마와 의절했다. 귀국한 이후에도 연락한 적이 없다. 남이다. 돌아가시면 장례식장에나 가는 걸로 끝나겠지. 그런데 엄마 의료보험이 내 앞으로 되어 있어서 돈이 꼬박꼬박 나간다. 그렇게 자존심 센 사람이, 자식보다 돈이 중요한 사람이, 어찌 자기 이익에는 그렇게 눈 밝을꼬? 내가 내던 인터넷 사용료도 엄마 앞으로 옮기라고 분명히 얘기했건만, 결국 연체되게 만들어 해지할 수밖에 없게끔 만든 사람이니 그러려니 한다. 맘 같아서는 의료보험도 알아서 내라 하고 아예 관계를 정리하고 싶은데, 고모가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라더라. 생각해보니 남으로 살더라도 낳아준 정은 있으니 그래야 한다 생각했다.
해외 체류 중에는 보험료를 안 내도 되는데, 매 달 30만원 가까이 뜯어가고 있어서 문의했더니 휴직 기간 동안 내지 않은 걸 10개월 동안 나눠서 가져가는 거란다. 이게, 엄마가 내 앞으로 의료보험이 안 되어 있으면 안 내도 될 돈이다. 150만원 가까운 돈인데, 정작 내가 엄마한테 150만원 받아 쓰고 입 닦으면 어떤 반응일까? 당연히 내 돈 내놓으라 했을테지. 국민학교 5학년 때 버리고 가서 성인이 된 후에 만났지만 보통의 평범한 가정의 엄마 대접을 바라는 사람이니까.
아무튼, 엄마는 그렇다 쳐도 나는 해외 체류 중이었으니까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물어보니까 안 내도 된다더라. 그런데 회사에서 유학 휴직이 아니라 일반 휴직으로 처리해서 내고 있는 거란다. 그걸 담당자한테 전화로 문의했더니 알아보고 연락준다고 했다. 그게 이틀 전이다. 여전히 소식이 없다.
기대도 안 한다. 본사 인사 담당자들은 죄다 쓰레기다. ㅈㅈㅅ 이 염병할 ㄴ만 봐도 그렇다. 수 개월 동안 메시지도 읽지 않고 전화하면 저 할 말만 해대더니, 상급 기관에 민원 넣으니까 목소리부터 바꿔 전화했던 ㄴ이다. 저런 쓰레기 같은 것들이 수두룩한 곳이다. 정말, 아~ 무 기대도 안 한다.
빨래가 잔뜩 밀려서 모처럼 일찍 퇴근했다. 세탁기를 돌려놓고 면내로 나가 맥주를 사고, 드라이 클리닝을 맡기고, 치킨을 사고, 안약을 사서 돌아왔다. 스파크 탈 때에는 세상 두려울 게 없이 막 몰고 다녔는데 지금은 경보음만 울리면 움찔! 한다. 경계석과의 거리가 한참 남았는데 요란하게 경보음 울리고 그래서 피곤하다. 기술의 발전이 마냥 좋은 게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미루고 미뤘던 꼰대 바지 드라이 클리닝도 맡겼고, 마음이 편하다. 휴가 기간 중에 통장 정리 마치고 새 통장 발급 받는 정도가 유일하게 남은 미션이랄까?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데, 4일 조금 넘는 휴가 기간 동안 포항 갔다가 광주 찍고 영월 여행까지 다녀와야 한다. 아무리 안 써도 30만원 넘게 까먹을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찌질이들 때문에 마음 고생한 것만 따져도 3,000만원은 될테니까 저 정도는 써도 된다.
내일이 목요일. 모레가 금요일. 이틀 남았다. 쉬는 동안 즐겁게 놀고, 다시 충전해서 또 부지런히 벌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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