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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11월 29일 일요일 맑음 (주말 같은 주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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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덕분에 여러가지로 평범하지 않다. 평범하고 싶지만 평범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잠 같은 경우가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죽이네 살리네 하던 부모님, 살기 위해 도망갔던 엄마님, 그런 엄마님이 도망갈까봐 늘 두려웠던 나. 젖 만지면서 엄마가 곁에 있음을 확인했었기에 그게 귀찮아 도망가면서 자던 엄마를 쫓아다니느라 새벽에 깨기 일수였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서 자다가 눈 뜨면 어김없이 새벽 세 시. 술 처먹고 자도, 늦게 자도, 대개 비슷한 시각에 일어난다. 무서울 정도.

  • 일요일에 늦잠 자는 것 역시 나는 경험한 적이 없는 일이었다. 『 디즈니 만화동산 』 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일어났었으니까. 나이 먹고 나서도 일요일이라고 정오 즈음에 일어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 어제는 모처럼, 남들처럼 빈둥거릴 수 있었다. 늦잠을 잔 건 아니지만 침대를 떠나지 않는 하루를 보냈다. 미드 보다가 잠이 드는 짓을 두 번이나 반복한 하루였다. 뭔가, 뿌듯했다.

  • 오늘도 새벽에 잠을 설쳤지만 낮에 하도 자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신 차리니 배가 고파 뭐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도미노 피자가 생각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을 검색하니 15㎞ 떨어져 있다. 사실은 갑오징어 볶음을 먹고 싶었지만 그건 부천에 있는지라 숙소에 처박혀 있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지금은 무리. 미리 주문을 하고 도미노 피자 ○○점으로 향했다. 주차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었지만 가게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건 로또 2등 맞기 수준의 고 난이도. 다행스럽게도 공원 쪽에 차 세울 수 있는 자리가 비어 있어 거기에 냉큼 세웠다. 피자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농구하는 걸 봤다. '농구 공 하나 사서 다음 주부터 농구하러 다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보통은 생각만 하고 땡인데 진짜 할까 싶을 정도로 훅~ 했다. 운동 부족이니까. 회사에는 농구할 곳이 없으니까.

  • 피자를 받아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새우가 올라가 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파인애플이 함께 올라가 있었다. 대체 왜 그러는 건지 궁금했다. 왜 피자에 파인애플을 올리는 거야?

  • 낮에 잠시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저수지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K2 경기가 있어서 그거 보고, 마사미 님과 통화할 겸 밖으로 나갔다. 편의점 문이 닫혀 있어서 달달 떨면서 통화하다가 결국 차 끌고 근처의 다른 편의점에 갔다. 드라이브 삼아 빙~ 돌아 숙소로 돌아왔다.

  • 술이 받는 날인지 맥주 여섯 캔 마시고도 멀쩡. 원래는 JLPT N2 청해를 할 계획이었지만 이미 21시가 넘었으니 다음으로 미루자. N2는 18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합격. 어영부영 합격은 하겠지만 점수는 개차반일 게 분명하다. 그 와중에도 오랜만에 코코이찌방야 가서 카레 먹겠답시고 근처 가게를 검색하고 있...

  • 아무튼, 모처럼 쉬는 것처럼 쉬는, 헛되이 시간 까먹은 주말이었다. 요 근래 사무실에 붙어 살았으니까 이런 날도 있어야지, 뭐. 그리고 일본어 공부는... 항상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N2 시험은 봐야 한다. 앞으로 계속 공부할 거니까... 날마다 단어 외우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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