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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12월 01일 화요일 맑음 (표창 / JLPT 취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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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창을 받았다. 2016년에 받은 게 마지막이었던가? 아무튼, 엄~ 청 오랜만인 것 같다.

  •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은 특히나 개미들의 사회와 닮아 있다. 열심히 일하는 애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하는 일 없이 묻어 가는 ㅺ들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성과만 놓고 따지면 만날 받는 사람들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걸 피하고자(?) 어느 정도 돌려 먹는 게 용인되는 것도 사실이고.

  • 회사로 돌아온 지 1년도 안 됐지만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나 역시 돌려 먹기의 수혜자라는 얘기다. 한 달 동안의 교육 기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7개월 동안 일했다. 그 기간 동안 내세울만한 업적이 있냐? 라고 한다면... 없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다.

  • 소장님이 상을 주시면서, 자기가 주는 마지막 상이기 때문에 고심 끝에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하셨다. 정말 조직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만 수여하는 거니까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하셨다. 정말 기분 좋은 말씀이고,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이유가 될 법 하지만... 오늘의 수상자 중에는 찌질이도 끼어 있다. 때문에 일 잘 해서 상 받았다는 생각은 병아리 눈꼽 만큼도 들지 않는다. 내 기준에서의 찌질이는 열심히 일하지도 않고, 잘 하지도 않는다. 그런 ㅺ가 일 잘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상 받는 자리에 같이 있었으니 나도 별 다를 게 없다는 얘기지.

  • 팀장님은 권위를 내세우는 게 전혀 없는데다 남들이 싫어할 일을 강제로 하게끔 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시는 분이다. 반면에 L氏는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둘이 사사건건 부딪친다. 보통은 팀장님이 큰 소리를 내지 않고 한 수 접는데 오늘은 팽팽하게 맞서더라. 중간에 낀 입장이라 조금 난처했다. 어느 한 쪽을 편 드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나름 중재한답시고 나서긴 했는데 역시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다. 하고 싶지도 않고.

  • 이번 달 10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듣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내일까지 서류를 제출하라고 한다. 이게, 참... 어이가 없다.

  • 우리 회사는 실무 파트가 쓰는 인트라넷과 지원 파트가 쓰는 인트라넷이 별개의 망으로 나뉘어져 있다. 실무 파트에 있는 사람은 지원 파트 인트라넷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필요하지 않으면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지원 파트에 있는 사람들은  실무자들에게 자기들 인트라넷 계정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마감일까지 소식이 없으면 그제서야 전화를 한다. 그런 일이 지금까지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번은 있었을 건데도 마찬가지다. 망을 통합하면 가장 좋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건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일찌감치 전화로 알려주면 좋을텐데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 지원 파트 근무자 입장에서는 연락해야 할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닌데 일일이 전화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그렇게 지원 파트 인트라넷으로 연락해도 꼬박꼬박 응답하는 사람도 분명 있으니까. 결국 입장 차이인 거다.

  • 아무튼, 내 입장에서는 10일까지 교육 받게끔 되어 있는데 2일까지 80% 이상의 교육을 수료했다는 걸 증명하라는 것 자체가 부당하게 느껴진다. 어차피 수료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80% 정도는 당연히 수료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그건 사람마다 다른 거지. 벼락치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도 있는 거다. 게다가 몰랐다고 하니까 지원 파트 인트라넷으로 메시지 남겼는데 못 봤냐고 반문한다. 지원 파트 인트라넷에만 공지되서 친하게 지낸 사람의 애경사도 모르고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인데. ㅽ

  • 아무튼, 지원 파트 인트라넷을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이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필요한 서류는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제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저녁에 남아서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다른 사람이 받았는데 내가 없는 줄 알고 응대했더라. 뒤늦게 내가 있는 걸 알고 전화해보라고 해서 전화했더니 이미 마음 상한 것 같았다. 통화하면서 기분이 나빠졌다.

  • 누가 잘했니 잘못 했니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감정이 섞여버렸으니까.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그러고 나서 내가 이렇게까지 저 자세로 나갈 필요가 있나 싶더라.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 자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지도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지원 파트 담당자에게 좋은 감정은 갖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잖아도 일본에 있을 때 고생시킨 걸 생각하면 지금도 어금니가 저릿할 정도로 이를 꽉 물게 되는데. ㅽ

  • 일부러 적을 만들 필요도 없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에게 틱틱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고분고분하는데, 그게 오히려 얕잡혀 보이는 이유가 되나 싶기도 하다. 자격지심일 수도 있는데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자 하는 욕심 따위는 버려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한다 한들 모두가 날 좋아할 리도 없고. 띠거운 것들에게는 나도 띠껍게 굴어야겠다. 그게 나한테 손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 나는 조직에서 나간 적이 두 번이나 되는지라, 조직의 후광에서 벗어나면 아무 것도 아님을 잘 안다. 그런데 조직을 등에 업고 나대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신 차리라고 뒤통수 한 대 후려줬으면 좋겠다. ㅽ

  • 설마~ 설마~ 했는데, JLPT 시험이 취소되어버렸다. 준비가 미흡했던지라 다행이라는 마음도 조금은 있다. 하지만 시험이 취소되어 서울에 못 가게 되면서 코코이찌방야의 카레를 모처럼 먹을 기회가 사라졌다는 게, 버스 타고 몇 시간 이동하는 여행이 물 건너 갔다는 게 더 아쉬웠다.

  •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서, 제대로 각 잡고 공부 좀 해야겠다. 명색이 일본어 담당인데 일본어는 점점 퇴화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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