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 발표. 휴직할 때 까지만 해도 1년에 한 번이었는데 다녀오니 두 번으로 바뀌었더라. 가기 전에도 6개월에 한 번씩 심의해서 발표했더라면 진급하지 않았을까? 소속 파트에서는 1 순위였고, 소속 지사에는 나를 포함해서 경쟁자가 세 명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해에 나보다 후 순위에 있는 사람이 진급했으니까 아마 휴직이 아니었다면 진급했을 거라 생각한다.
현 계급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진급에 목 말라 있는 건 아니지만 나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들한테도 밀리기 시작하니까 조금 초조해지는 건 사실이다. 동기들, 개인적으로는 인성 뭣 같다고 판단하는 것들이 다 진급해버리는 꼴을 볼 때부터 좀 쪼임 당하는 기분이긴 했는데 이제는 나한테 교육 받았던 사람들마저 나 위로 올라간다.
게다가 지금 있는 지사는 경쟁자가 너무 많다.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아도 대략 열 명은 되는 듯. 나처럼 신경 안 쓰고 초연한 척(?) 하는 사람도 있지만 숨기지 않고 진급 욕심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기에 6개월마다 그 걸 보는 것도 은근히 짜증스럽다.
진급 발표가 난 후에는 사람들의 위로가 이어지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신경쓰지 않는 척 하는 것도 귀찮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하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 라는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기대했다가 실망하느니 기대하지 않았다가 기뻐하는 게 나으니까.
아무튼. 우리 회사의 진급이 일 잘하는 순서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정말 일 못하는 ×× 같은 ㅺ도 진급 턱턱 하고, 일 잘하고 성실한 사람은 줄줄이 미끄러지는 꼴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 때마다 무슨 시스템을 개선하네 마네 질알 염병을 하지만 결국 도로아미타불. 이게 몇 년 동안 반복되니까 아무런 기대를 안 하게 된다.
뭐, 말이 나불나불 길어졌는데 이번 진급에서도 물 먹었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따지면 휴직했다가 복직한 지 1년도 안 된 사람을 진급시키는 것도 꼴이 이상할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고 '1년만 채우면...' 이라는 희망 같은 게 있으면 다행이련만 그런 것도 아니고.
예전에는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라는 생각이었지만 최근에는 조금 바뀌었다. 나이 먹고 관리자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실무자에 머물러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한테 상당히 무시 당하더라고. 걔들은 늙어본 적이 없으니까, 나이 먹어본 적이 없으니까, 나이 든 사람이 버벅거리나 헤매는 걸 보면서 조롱하고 비웃더라. 물론 인성의 문제이긴 한데 어찌 되었든 그런 취급 당하지 않으려면 나이 먹고도 업무로 밀리지 말던가, 관리자 자리에 올라야 한다. 내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서 능력을 계속 키우는 사람이 절대 아닌지라, 결국 관리자 자리까지 가야 말년이 편하다는 결론.
또 아무튼. 그 와중에 찌질삼이 진급을 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지금까지 거쳐온 곳들의 경력을 인정받아 진급한 거다. 물론 그 레벨의 진급은 기간만 채우면 되는 거긴 한데, 월급 도둑놈마저 진급 시킨다는 게 참...
사람들이 저 ㅺ에 대해 얘기할 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한 군데 오래 못 있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사람 같다 하더라고. 그리고... 교육 가 있는 지금, 말 나오는 걸 보니 진짜인 모양이다.
일단 테스트에 백지 답안 냈다는 게 충격. 깡이 좋은 건지,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적어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는데, 애도 아니고, 나이 먹을만큼 먹은 ㅺ가, 저 따위 짓을 했단다. 그것도 교육 첫 주 차에.
나중에 말 나오는 걸 들어보니 병원 간다고 이미 병가도 몇 번 쓴 모양. 문제는 그 때 병원에 간 게 아니라 다른 회사에 면접 본 것 같다는 소문이 돌더라는 것. 진급 발표가 난 후 다른 곳에 합격했다는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냈다고 하더라. 대체 뭐하는 ㅺ인가 싶다.
나이를 떠나서 남들은 한 번 합격하기도 어려운 곳에 여기 척, 저기 척 붙는 건 능력이지.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정말 부러워해야 할 능력. 문제는, 쟤는 불리한 조건을 가진 소수를 위한 혜택을 등에 업고 저런다는 거다. 저 ㅺ가 들어온다고 해서 어떤 임무를 맡길지 계획하고, 전산 팀에서는 컴퓨터와 워크 스테이션 불출하고, 자리 세팅하고, 전화기 놓고, 인사 팀에서 이런저런 자료 관리하고, 전용 계정 파고,... 그런 수많은 일들을 수포로 만들고 휘리릭 나가버린 뒤 다른 곳에서 또 여러 사람을 고생시키는 거다.
일단은 그만두고 나갈 걸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받고 있는 교육이나 제대로 마칠지, 교육 중간에 그만두고 나갈지, 교육은 마치고 돌아온 뒤 그만둘지, 계속 다닐지, 지금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하는 짓 보니 내 사람 보는 눈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K氏가 메인이고 P氏가 서브였던 업무가 있는데 K氏가 떠나면서 P氏가 메인이 되고 새로운 서브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더랬다. 마땅히 일을 가르치고 써먹을 사람이 없어서 이 쪽으로 온 지 얼마 안 되어 얼타고 있던 내가 추천됐고 결국 P氏가 메인, 내가 서브가 되었다. 문제는, P氏가 성실함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거다. 예수를 믿는지 마리아를 믿는지, 아무튼 내가 하찮게 보는 종교에 심취해있고 자녀 교육에 굉장한 열을 올리는데다 누군가가 차를 산다고 하면 '뭐 살려고요?' 하고 껴든 뒤 '아~ 그 차 별론데...' 라는 ×소리 내뱉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냥반. 게다가 자신이 전담해야 하는 업무인데 좀 어렵다 싶으면 꼬박꼬박 나를 끼고 든다. 책임질 일 터지면 혼자 뒤집어쓰지는 않겠다는 거지. 몇 번 욱! 해서 몇 마디 했더니 좀 덜하긴 하지만 지금도 자기 업무에 구멍이 많은 사람이라 동료들한테 그닥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찌질삼이 들어왔고 찌질삼이 저 쪽 파트에 배속되었기 때문에 빨리 일을 배워 나를 서브 자리에서 해방시켜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나는 달랑 일주일 배워서 했던 일을, 몇 달이 지나도 안 가르치더라고. 투덜거렸더니 교육 가니까 그러네 어쩌네 하고 자빠졌더라. 그 와중에 찌질삼 역시 업무 배우려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만날 자기 휴가 날짜나 인사 행정 따위나 떠들어 대고.
그러던 와중에 교육 가더니 다른 데 붙었다는 이야기가 도는 거다. 저 염병할 ㅺ가 사라지면 한동안 서브 자리는 공석이니까 또 내가 시달려야 한다. 새로 누가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고.
하여튼, 이 동네 인사는 정말... 개차반이다. ㅈㅈㅅ 같은 천하의 개 ××× 같은 ×이 아직도 있다는 것부터가 이미. ㅽ
스물네 시간 근무하면서 일본어 공부 좀 할까 했는데 결국 실패. 퇴근하고 숙소에 와서도 두 시간 이상 자는 데 실패. 항상 이 모양이다. 피곤하고만.
이번 주는 사무실에 안 나갈 계획이다. 어디 가지도 말라 하니 좀이 쑤신다. 부천에 갑오징어 유명한 가게가 있다 하니 포장해서 올까 싶기도 한데 돌아다니지 말라는 지침이 있으니 그러기도 눈치 보이고.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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