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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1월 03일 일요일 맑음 (대통령 꿈이고 나발이고... ㅋ)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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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으로 복권을 살 수 있게 되면서 일본에 있을 때부터 가끔 질렀더랬다. 매주 산 건 아니고 한 주에 5,000원 이상을 질러본 적이 없다. 가난한 소시민이니까. 일본에 있는 동안 5,000원 짜리 한 번인가 두 번 됐던 것 같다.
  •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근처에 판매점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복권을 사고 있다. 일본에 있을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거의 매주 산다는 것 정도? 물론 깜빡해서 사지 않을 때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일주일에 5,000원씩은 지르고 있다. 연금 복권의 1등 당첨 혜택이 커졌다고 해서 한동안 로또 3,000원에 연금 복권 2,000원으로 나눠서 지르다가 최근에는 다시 로또만 5,000원 어치 사고 있는 중.
  • 열심히 질러대고 있지만 5,000원 짜리 두 번인가 세 번 맞은 게 전부다. 몇 년 전에 번호 다섯 개 맞추면서 3등 당첨된 게 내 인생의 로또 복 최대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뭐... 더 큰 걸 맞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지르는 거지.
  • 그리고. 이번 주는 그 희망이 극대화된 한 주였다. 당첨자들 후기를 보면 좋은 꿈을 꾸고 로또를 샀다는 얘기가 많던데 똥 꿈이나 돼지 꿈 같은 고전적인 것도 있지만 대통령 꿈이 의외로 많더라고. 나는 예전에 대통령 두 분을 꿈에서 뵙고 로또를 질렀던 적이 있는데, 결과는 꽝이었다. (╯°Д°)╯ ┻━┻
  •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무려 천조국의 대통령 두 분이 꿈에 등장한 것이다. 부시와 클린턴으로 기억한다. 부시가 한국말로 건배사를 했고, 뒤이어 클린턴도 건배사를 했는데 '같이 갑시다'를 외친 기억이 생생하다(한미동맹의 상징적인 멘트입니다, 저건.). 저걸로 끝이 아니다. 클린터의 건배사를 듣고 잔을 치켜 올린 뒤 실제로 잔을 부딪치기 위해 뒤로 돌았더니 故 이건희 회장이 앉아 있는 게 아닌가!
  • 이것이야말로 로또 1등 꿈이다! 그렇게 설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천조국의 전직 대통령과 대한민국 재계 1위 기업의 총수였던 사람을 동시에 꿈에서 본 거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로또 판매 사이트에 접속을 했다.
  • 꿈에서 딱히 번호를 점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동으로 선택하고 구입을 하려 했는데, 그 주차에 해당하는 복권을 이미 구입을 해버려서 한계 금액인 5,000원에 도달했다며 추가 구입이 안 되더라. 한 주에 5,000원 밖에 못 지른다고? 내가 그렇게 설정해놓은 건가? 마음 같아서는 환경 설정 들어가서 이것저것 뒤져보며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싶지만 출근 시간이 다가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연금 복권을 5,000원 어치 자동으로 지른 뒤 씻고 돈 벌러 갔다.
  • 혹시나 부정탈까 싶어 누구에게도 꿈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혼자 꽁꽁 싸매고 있었다. 자기 전에 1등 되어 72억을 받으면(왜인지 모르겠지만 내 망상 속의 1등 당첨금은 72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ㅅ-) 근처에 땅을 사고 2층 짜리 전원 주택을 지은 뒤... 하면서 혼자 킥킥거리다 잠이 들곤 했더랬지.
  • 드디어 토요일이 되었다. 당첨 방송을 실시간으로 볼 수는 없었다. 심장 마비로 숨져 버리면 남 좋은 일 하는 것 밖에 안 되니까 말이지. 자고 일어나 결과를 확인했다. 과연 결과는?










  • 궁금해하고 자시고 할 게 있나. 1등 됐으면 여기에 일기 쓰고 있겠냐고. 비밀로 하고 어떻게 하면 농협 본점에 가서 몰래 돈 받아올지 연구 중이었겠지. 5,000원 짜리 본전도 못 쳤다. 꽝. 그저 꽝. 
  • 미국 대통령이 나왔으니 로또가 아니라 슈퍼볼인가 파워볼인가 하는 미국 복권을 샀어야 했나? 꿈 속에서 뭔가 번호 여섯 개를 알려줬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한 게 아닌가? 일생일대의 찬스가 이렇게 날아간 건가?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 꿈이 아깝긴 한데, 어쩌겠어. 나란 인간은 포기도 빠른 인간인지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다. 내 팔자에 로또 당첨 복이 있으면 언젠가는 되겠지. 그나저나, 이번 주 1등 당첨자는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고만. 덕분에 2등 당첨 금액이 5,000만원을 살짝 넘는다. 음... 나는 2등에 당첨되어도 대출을 다 갚지 못하는고만.
  • 4년 동안 회사 다녔다는 동료 직원이 1억 가까이 모았다더라. 차도 없이 다니고 돈 안 쓰는 걸로 알아주는 사람이긴 한데, 그렇다고 쳐도 대단하다. 나는 10년 넘게 직장 생활 하면서 얼마 모았...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모은 게 없어. (╥_╥)
  •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저금은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다 까먹었고, 생활비가 없는데 알바하기 싫다는 이유로 대출까지 받은 터라 빚까지 생겼다. 하루 빨리 빚 갚아야 할텐데 말라죽을 때까지 회사에 붙어있을 거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차까지 외상으로 질러 버렸다. 그런고로, 10원 한 푼 안 쓰고 2년을 꼬박 모아야 갚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빚으로 깔려 있다.
  • 뭐, 이 나이 먹고 좀 한심한가? 싶기도 한데... 남들처럼 부양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를 쓰고 집을 살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살 날보다 죽을 날에 더 가까운 상황이니까, 놀 수 있을 때 놀자는 마음이다. 빚이야, 뭐. 월급 받아서 부지런히 갚다보면 언젠가는 다 갚을 수 있겠지. 남들한테 피해 끼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오히려 빚 덕분에 신용 등급이 1로 되어버렸으니(2021년부터는 신용 등급은 없어지고 점수만 조회가 된답니다.) 뭐.
  • 크리스마스 3일 연휴가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신년 연휴 3일도 순식간에 지나간다. 아니, 나 같은 경우는 비번을 포함해 4일이었는데 대체 뭐하다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기억에 없다. wavve 놈들이 크리스마스 지나니까 이제서야 해리포터 시리즈를 무료로 푼 덕분에 볼만한 영화가 생겼으니 오늘은 영화나 보면서 빈둥거려야겠다. 오랜만에 근처 저수지로 산책이나 다녀올까 싶기도 하고.
  • 다음 주 목요일부터 역대급 추위란다. 화요일까지는 눈 온다고 되어 있던데. 아무래도 다음 주는 걸어다녀야 할 것 같다. 음악이라도 들으면서 걸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여기는 인도가 없는데다 신호 위반과 차선 침범을 우습게 하는 동네인지라 그렇게 했다가는 바로 요단강 횡단하게 될 터. 패딩 입고 비니 뒤집어쓰고 장갑 끼면 추위는 그냥저냥 버틸만 한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차 세우고 태워주겠다고 하는 걸 사양하는 게 번거롭다. 룸 메이트와 같은 시간에 나가서 차 좀 얻어탈까 싶기도 한데 출근 시간이 비슷해야 가능할 일이지. 다음 주부터는 일찍 나갈건데.
  • 아무튼... 원더키디의 해가 지나 2021년이 되었다. 2000년이 된 지 21년이나 지났다는 것도, 내 나이가 ○○살이라는 것도,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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