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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많은 양의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더랬다. 오사카에서 보낸 2018, 2019년의 겨울은 단 한 번도 눈을 보지 않아도 됐는데 이 동네는 뭔 염병할 눈이 이렇게...
아무튼, 자다가 드드득~ 드드득~ 플라스틱이 땅을 긁는 소리에 깨어 밖을 보니 ○○님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나가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있어지만 목 아래로 움직이지 않더라고. 평소보다 30분 넘게 일찍 씻고 밖으로 나가긴 했지만 쌓인 눈을 보니 치워봐야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안 온 줄 알았는데 상당히 많이 왔더라고. 어차피 우르르~ 몰려나와 눈 치울 게 뻔하니 굳이 혼자 용쓰지 말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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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사무실에 도착. 일 좀 한답시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눈 치우러 가라는 말이 없다. 물어보니 안 가도 될 것 같단다. 어라? 그냥 두기에는 너무 많이 내렸는데? 괜찮으려나? 뭐, 안 가도 된다니까 그런가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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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드는 시각이 많이 늦어져서 점심 시간에 혼절한 듯 자게 된다. 오늘도 마찬가지. 딥 슬립했다. 순식간에 잠이 들어 푹 자는 것도 신기한데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 알아서 눈이 떠지는 것도 신기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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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갑자기 회의에 불려가서 한 시간 넘게 앉아 있다가 나왔다. 저녁 먹고 나서 잠시 자리에 앉아 있다가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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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오니 방 앞에 택배 상자가 있다.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지른 컵라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마사미 님이 일본에서 보낸 택배더라. 일단 어제 밤에 도착한 스팀 다리미부터 상자를 뜯어서 확인하고, 그 다음에 마사미 님의 택배를 확인. 내가 마사미 님에게 뭔가를 보낼 때에는 배송비를 포함해도 10~15만원 정도면 충분한데 받을 때에는 그 두 배 이상을 받는 듯. 일단 일본의 우편 비용이 한국의 두 배인데다 이것저것 잔뜩 보내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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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계란 국 블럭도 있고 사케도 한 병 넣어주셨다. 안 깨지게 버버리 수건으로 감아주셨더라. 감사하다가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달랑 메시지만 보내도 되나 싶어 망설이는 중. 어찌 되었든 자기 전에 감사 메시지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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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 한자와 나오키 』 시리즈를 열심히 읽고 있다. 4권까지 나왔는데 각 권이 400 페이지 가까이 되는, 적지 않은 분량. 그런데 술술 읽힌다. 너무나도 뻔한 권선징악 스토리인데 그게 재미있다. 괜한 반전이랍시고 나쁜 놈들을 용서한다던가, 막판에 관용을 베푼다던가 하지 않아서 좋다. 나는 나쁜 놈들은 처절하게 짓밟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자와 나오키처럼 살고 싶은데,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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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 시마○○ 』 시리즈도 그렇고, 현실 세계에서 있을 수 없는 직장 생활을 그린 작품이 꽤 많은 것 같다. 말 나온 김에 찾아봤더니 시마는 과장에서 부장을 거쳐 전무를 찍고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가 최근에 회장 자리에 오르며 일선에서 물러난 걸로 나온다. 단행본 중에는 상무 타이틀 단 것도 있네. 이혼한 돌싱 샐러리맨인데 가는 데마다 여자와 행운이 따르는, 말 그대로 판타지에 불과한 작품. 만화나 소설에서는 정직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실제 회사에서는 약삭 빠르고 월급 도둑질 잘 하는 것들이 승승장구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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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무척이나 한가한지라, 오늘은 일부러 일을 만들어서 시작했다. 하다보니 일이 너무 커져서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했지만 일단 시작했으니까 당분간은 진득하게 해보자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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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도 다 지나갔고, 내일은 금요일. 맥주 한 잔 했음 싶지만 내일 먹자는 생각으로 참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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