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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려서 여차하면 다음 주에 심심해질지도 모르겠다 싶더라. 겸사겸사 도서관에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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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 일어나서 빈둥거리다가 씻지도 않고 출발. 먼저 마트에 가서 4단 선반을 샀다. 방은 좁은데 짐이 자꾸 늘어나고 있어서 쌓아올리는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지진 때문에 무턱대고 쌓아올리는 게 걱정스러웠지만 한국이니까, 뭐.
맥주도 사고 싶었는데 가방을 안 가지고 갔다. 마트에 가면 보통 카트를 끌잖아? 카드에 물건을 넣고, 계산을 마친 뒤 다시 카트에 물건을 넣는다. 달달달~ 밀고 가다가 상자를 조립한 뒤 거기에 담으면 끝. 하지만 장바구니를 들게 되면 계산을 마친 뒤 물건을 담을 무언가가 필요해진다. 20ℓ 짜리 쓰레기 봉투를 사고 싶지 않으니까 가방이 필요한데 아무 것도 안 들고 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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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버드와이저를 사면 500㎖도 안 되는 걸 네 개에 만 원 줘야 하는데 마트에서 사면 750㎖ 짜리 네 개가 만 원이라서 여덟 캔 정도 사들고 왔음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포기했다. 그냥 편의점에서 사먹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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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도서관. 책을 반납한 뒤 나중에 한 번 빌려서 봐야겠다고 찍어둔 만화책 세 권과 네트워크 입문 서적 하나를 빌렸다. 지난 번에 열네 권까지 대출이 된다고 해서 네 권 반납했으니 열 권 더 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네 권만 빌릴 수 있다고 나온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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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건물에서 나오니 입구에 쪼로록~ 주차된 차들. 주차장이 꽉 찬 것도 아니고, 빈 자리가 많은데 저 질알 염병이다. 찔끔 걷기가 싫어서일까? 숨은 귀찮아서 어떻게 쉬는지 모르겠다, 저런 것들은. 잠깐이랍시고 저 따위로 차를 세우는 것일테지. 쓰레기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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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책을 가져다두고, 종종종 걸어 맞은 편에 있는 카페에 갔다. 1ℓ 짜리 밀크 티를 판다고 해서. 가다가 안경점이 보여서 야간 운전용 안경에 대해 물어봤는데 대답하는 게 영 어설프다. 아무래도 기능성 안경이니까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에 가서 맞추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명절 지나고 다시 들리겠다 하고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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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못 찾아서 한참 헤맸다. 분명 지하 1층이라는데 그냥 1층에 위치하고 있었으니까. 이 쪽으로 들어가서 계단 오르내리지 않고 반대 쪽으로 나갔는데 들어갈 때에는 1층, 나올 때는 2층, 뭐 그런 형태의 건물인 모양이다. 아무튼, 주차장 입구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쓰레기 분리 수거 중이셨는데 카페를 찾고 있다 했더니 직접 안내해주셨다. 반말로 이리 오라면서 안내를 해주시는데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다. 희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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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본 영상에서는 우유 통 같은 것에 넣어주던데, 그냥 플라스틱 컵에 담아 줬다. 덕분에 돌아오면서 쏟을까봐 전전긍긍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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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해서 선반을 조립하기 시작. 부품 꺼내자마자 '그냥 만 원 더 주고 5단 짜리 큰 거 살 걸...' 하는 후회를 했다. 하지만 되돌이기에는 늦은 일. 조립을 한 뒤 대충 정리를 마쳤다. 깔끔하게 한답시고 했는데 방으로 드나드는 입구 쪽이 너무 좁아져버렸다. 룸 메이트가 다른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려 하기에 그렇게 되면 큰 방으로 이사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최소한 6개월은 더 작은 방에 살아야 한다. 뭐, 짐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마냥 나쁜 일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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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선반 조립해서 정리하고 쓰레기 버리러 갔다. 내가 볼 때에는 ○○○ 놈들이 분리 수거를 더 엉망으로 하는데, 저 ××들은 만날 우리한테 덮어 씌운다. 정작 저들은 분리 수거장 청소도 안 하면서 말이지. 저들 시설이랍시고 상전 노릇하는 꼴 보면 가관이다. 양아치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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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된 밀크 티였다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조금씩 따라 마시려고 했는데 얼음까지 잔뜩 넣은 거니까 바로 마셔야 한다. 그렇게 2ℓ를 꾸역꾸역 다 마셨더니 30분마다 화장실에 가게 됐다. 원래는 마사미 님께 전화를 드리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내일이나 전화드려야겠다. 근처 저수지 산책하면서 전화 드리면 딱인데 화장실 때문에 산책이고 나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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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메이트가 본가에 가지 않아서 주말 동안 둘이 지내야 한다. 점심 무렵에 씻고 나가던데 사무실에 간 게 아닐까 싶다. 슬슬 돌아올 때가 됐는데, 시간 맞춰서 나도 사무실에 다녀올까 싶다. 네트워크 책 빌려온 거 보면서 공부도 좀 하고 자료 만들면 시간 금방 갈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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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개념이 점점 없어지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2월이다. 2월 6일. 사카이 이즈미 누님이 태어난 날이다. 일본에서는 팬들이 꽃도 보내고 손 편지도 써서 보내는 모양이다. 다녀온 적이 있는 도쿄의 묘지 뿐만 아니라 시부사와 역의 노래 팻말 아래에 꽃을 두고 오기도 하는 것 같다. 띠동갑 누님인데 오래 전에 세상을 떠서 이제는 나보다 어린 사람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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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할 게 없으니 오늘은 맥주나 마시면서 빈둥거릴까 싶은데 이미 2ℓ나 밀크 티를 마셔버려서 30분마다 화장실에 가야 한다. 여기에 맥주를 끼얹으면... 뭐, 별 차이 있겠어? 그냥 마셔야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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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종이기도 하고 말도 더럽게 많은 편. 하지만 회사의 사람들은 내가 있는 듯 없는 듯 보이지 않게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굉장한 오해지. 하지만 내가 그렇게 오해하도록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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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SNS는 인생의 낭비라 하는데, 나는 일찌감치 현실 세계에서 SNS를 경험했던 거다. 나와 친분이 있거나 호감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저 누구라도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볼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호불호를 드러내고 내 생각을 가림막 없이 떠들고 다녔던 거지. 그게 적들에게는 좋은 빌미가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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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나는 "빨강이 좋아!" 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걸 들은 ㅺ가 "야, 들었어? 쟤는 파랑이 싫대!" 라고 말을 옮긴다. 문제는, 그 말을 듣는 사람은 파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 말을 옮긴 ㅺ는 당연히 그걸 알고 있고. 결국 몰라서 실수한 게 아니라 의도를 갖고 왜곡해서 퍼뜨리고 다닌 거다. 내 입장에서 '빨강이 좋다 = 파랑이 싫다' 가 되는 걸 이해할 수 없지만, 말 만들기 좋아하는 ㅺ들은 그걸 기정 사실처럼 떠벌리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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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렇게까지...' 라 싶을 수 있지만 죄다 겪은 일이다. 내가 면전에 있는데도 나를 잘 안다면서 내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더랬다. 굉장한 충격이었지. 사람의 탈을 쓰고 저럴 수가 있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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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의 경험을 비롯해서 회사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난 결과, 회사에서는 그저 숨만 쉬는 게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대로 행동하려는 것이고. 다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도 모르게 쓰잘데기 없는 말로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그 때에는 나름 심각한 자기 혐오에 빠지는 거지. '그렇게 당해놓고 정신을 못 차렸네.'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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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이 삼형제를 싫어하는 이유 역시 그 것 때문이다. 십 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딱 보면 대충 견적이 나온다. 조금 같이 생활해보면 그게 확신으로 변하는 거고. 가령 찌질이를 보면, 이 ㅺ는 생각이 없이 떠드는 것 같지만 은연 중에 자기한테 득이 되는 말, 실이 되는 말 정도는 가려서 한다. 결국, 계산을 하고 골 빈 소리를 한다는 거다.
최근에 새로 오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영어 특기를 가진 사람이 나가는데 그 자리는 영어 특기가 아닌 사람이 오게 되었다. 새로 오는 사람에 대해 걱정하더라. 그런데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디서 들었다면서 온갖 안 좋은 얘기를 다 한다. 중요한 건, 듣는 사람이 험담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까지는 않는다. 다만, 결코 좋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돌려 까는 방식으로 지껄인다. 예전 같으면 몰랐겠지만 여러 번 겪어서 알게 되니 그게 보인다. '아... 저 ㅺ는 진짜 나쁜 ㅺ고나.' 하고 확신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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