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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뷰 』

앱코 K515 기계식 키보드 (화이트/청축)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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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의 성능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CPU, 그래픽 카드, RAM, SSD 등이겠지만 직접 조립을 하지 않는다면 쟤네들을 볼 일이 없습니다. 평범한 사용자라면 가장 많이 만지는 건 역시 키보드와 마우스가 되겠지요.
  • 키보드와 마우스는 컴퓨터를 사면 공짜로 주는, 안 주면 눈탱이 맞은 느낌이 드는 부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만큼, 좋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면 만족도가 크게 올라갑니다.
  • 저는 스카이디지탈의 NKEY 시리즈 중 초기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15만원 남짓 준 걸로 기억하네요. 아마도 체리社의 갈축을 쓰는 녀석일 겁니다. 충분히 만족하면서 썼기 때문에 딱히 키보드를 바꿀 이유가 없었더랬습니다.
  • 하지만 키보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가끔 생각날 때마다 가격을 검색했더랬지요. 며칠 전에도 요즘은 키보드 가격이 어떻게 되나~ 하고 봤는데... 응? 기계식 키보드가 얼마? 29,900원?
  • 그렇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아무리 싸다고 해도 10만원 아래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거든요. 그런데 29,900원에 판다는 겁니다. 틀림없이 옵션 선택하게 해놓고 선택하는 순간 + 얼마 하는 식으로 양아치 짓을 해놓은 것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정말 저 가격에 팔고 있었네요.
  • 글 쓰고 있는 지금(2021년 03월 20일)도 같은 가격입니다. 대체 왜 저렇게 싼 걸까요?
  • 우리가 흔히 써왔던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입니다. 컴퓨터 살 때 알아서 껴주는, 따로 돈 주고 사더라도 SAMSUNG이라고 박혀 있는 녀석이 10,000원도 안 하는 그 녀석입니다. 멤브레인 방식은 센서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키보드 전체를 하나의 센서가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왼쪽 맨 위에 압력이 느껴지는고나 → 거긴 ESC가 위치하고 있지 → ESC가 동작, 이런 식입니다. 내가 쓰고 있는 키보드가 멤브레인 방식인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아무 키나 하나 뽑아보면 됩니다. 뽑는다고 고장 나지 않으니까 도구를 사용해서 조심스럽게 들어올려 봅시다. 뽑히고 난 부분에 키보드 덮개 같은 반투명 재질의 실리콘 같은 게 보인다면 멤브레인 방식입니다.
  • 기계식은 조금 다릅니다. 키 하나, 하나마다 센서가 있습니다. 키보드 판때기(?) 전체를 하나의 센서로 커버하는 멤브레인 방식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입력 정확도 같은 건 확실하게 좋아지겠지요.
  • 이 기계식 키보드도 여러 종류로 갈립니다. 키에 사용되는 축, 그러니까 키를 눌렀을 때 내부에서 센서를 건드리는 스위치를 만드는 회사가 여럿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CHERRY社의 축을 최고로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해당 회사에서 키마다 다른 특징을 부여해서 색깔로 구분을 했는데 그게 표준이 되어버렸을 정도니까요. 흔히 적축, 갈축, 청축, 흑축 하는 게 다 스위치의 색깔을 말하는 겁니다.
  • 기계식 키보드를 접해본 분들은 대부분 짤깍거리는 특유의 키감을 얘기할 겁니다. 누르는대로 살포시 들어갔다가 살포시 올라오는 게 아니라 짤깍거리며 적절한 반동이 느껴지는 피드백을 주는 거지요. 이게 청축입니다. 때리는 맛이 있지만 시끄러워서 여러 명이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부적절합니다. 도서관 같은 곳에서 청축 키보드를 사용한다고 치면 애국가 첫 번째 소절을 채 치기 전에 저기요~ 소리를 들어야 할 겁니다.
  • 저는 집돌이를 넘어 방돌이로 진화가 완료된 사람인지라 청축을 써도 되는데 왜 갈축을 샀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렇게 갈축을 잘 쓰고 있었지만 갑자기 청축의 요란한 타건음이 그리워서 싼 맛에 하나 질러봤습니다.

 

투명한 재질의 봉인 씰이 붙어 있습니다.

 

달랑 키보드만 넣을 수도 있었을텐데 나름 공을 들인 것 같습니다.

 

 

키캡 제거용 리무버와 스위치 교환할 때 쓰는 리무버가 들어 있습니다. 청소용 솔도 들어있고요. PC방 스티커는 뜬금 없네요. ㅋ

 

  • 도착한 제품은 하얀색 몸뚱이를 가진 녀석입니다. 볼 때 참 예쁘지만 때를 잘 탄다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만날 손으로 만지작거려야 하는 녀석이다보니 때를 안 타는 게 더 어렵습니다. 꼬질꼬질하기 짝이 없는 하얀색 로지텍 마우스를 보며 입력 도구는 무조건 검은 색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 게 얼마 전인데, 또 흰 색을 질러버렸네요.
  • 무게는 기존에 사용하던 스카이디지탈의 제품에 비하면 훨씬 가볍습니다. 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일단 USB 포트에 연결해봤습니다. 따로 드라이버 같은 걸 요구하지도 않고 바로 인식이 되네요. 다만 무슨 문제인지 Ctrl이 눌러진 상태로 인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신 차리라고 Ctrl 키를 몇 번 때려줘야 했습니다.

 

 

  • 기계식 키보드의 가격이 싸진 건 중국의 역할이 큽니다. 저희들 것임이 분명한 황사와 코로나는 곧 죽어도 아니라고 질알 염병을 떨면서, 남들 좋은 건 다 원래 중국 거라는 녀석들이잖아요? 거기에 더해 라이센스가 나발이고 돈 된다 싶으면 죄다 베껴 만드는 녀석들이기도 합니다. 저것들이 정당한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온갖 짭퉁을 찍어낸 거지요. 몇 년 전부터 기계식 키보드가 보통 사람들도 쉽게 지를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 된 건 아마도 그 영향이 있을 겁니다.
  • 검색을 해봤더니 앱코의 K515 키보드는 GTMX 스위치를 쓰는 것으로 나옵니다. 들어본 적이 없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오테뮤 스위치에 사이드 서포터를 추가한 호환 스위치라는 글(blog.naver.com/kjm9478/221351249907)이 있네요. 키압은 카일 스위치와 큰 차이가 없지만 소리는 조금 더 크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키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테뮤 스위치만 따로 구매해도 됩니다. 즉, 처음에 GTMX 청축 키보드를 샀다면 나중에 오테뮤 적축 스위치 세트만 사서 하나, 하나 갈아끼우면 오테뮤 적축으로 변신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높이 조절은 한 번 밖에 안 되네요. 요즘은 싸게 나온 키보드도 낮게, 높게, 두 번 정도는 되던데 말이지요.

 

은은하게 조명이 들어옵니다.

 

왼쪽부터 사선으로 무지개 색이 들어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듯 불이 켜지고요.

키를 누르는 순간에는 해당 키만 불이 켜지지만 입력을 중단하면 곧바로 조명이 스르륵~ 켜지고 꺼지는 걸 반복합니다. 나름 멋있네요. ㅋ

 

전에 쓰던 스카이디지탈 키보드와 비교해봤습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습니다.

 

  • 기존에 쓰던 키보드는 여러 가지 설정이 가능했습니다. 매크로를 만들어서 작동 시킬 수도 있고, 조명 같은 경우도 여러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키를 누르면 좌우로 퍼지면서 조명이 켜지거나 소리가 나는 걸 인식해서 이퀄라이저처럼 조명이 켜지는 기능도 있습니다. 뭐, 매크로나 조명은 부가적인 거니까 없어도 됩니다. 가장 큰 불편함은 한자 키의 위치입니다. 한/영 변환 키는 오른쪽 Alt 키로, 한자 변환 키는 오른쪽 Ctrl 키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키보드의 한자 키가 왼쪽 Alt 옆에 있었기 때문에 한자 키 누르는 게 굉장히 불편합니다. 한자 키를 쓰면 얼마나 쓰냐고 하겠지만 저는 문장과 문장의 사이를 전각 특수 문자로 채우기 때문에 한자 키 사용 빈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익숙해지면 된다지만 당최 익숙해지지 않을 위치에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 한자 키만 아니면 100점 만점을 줄 수도 있었을 녀석인데 말이지요.
  • 혹시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키 배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휑~ 하더라고요. 관리가 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가격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납득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래도 좀 아쉬웠네요. 싼 맛에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키보드가 키보드지, 뭐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설명서를 안 봤는데, 이 제품... LED 커스텀이 가능한 녀석이었네요. 키보드 조명을 바꿀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조금 신기했습니다. 뭐, 그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아무래도 오른쪽 Ctrl 키에 배정되어 있는 한자 키가 불편하더란 말이지요. 어지간하면 참고 쓰겠는데 며칠 써봐도 적응이 당최 안 되기에 결국 레지스트리를 변경해서 왼쪽 Alt 키에 한자 키를 배정했습니다. 전에 쓰던 키보드는 스페이스 바가 좀 더 짧은 대신 왼쪽 Alt가 오른쪽으로 많이 치고 들어온 상태였는데 그 때문에 지금도 조금 불편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오른쪽 Ctrl 키로 한자 변환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네요.
    따로 키를 변경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써야 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검색해보니 레지스트리 변경해서 어렵지 않게 바꾸는 게 가능하더라고요. 바꾸자마자 적용되는 줄 알았는데 리부팅해야 되네요. 아무튼, 저는 한자 → 왼쪽 Alt 로 바꿔서 잘 쓰고 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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