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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4월 11일 일요일 맑음 (튤립을 사들고 왔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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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년 전, 그러니까... 유학 가기 전이니까 2017년인가? 2018년인가? 아무튼, 에버랜드에 갔다가 튤립을 사들고 온 적이 있다.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서 한 달 남짓 보는 게 전부였지만 무척 맘에 들었다.

 

  • 에버랜드에서 튤립 축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튤립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최 어디에서 사야할지 모르겠더라. 근처에 화훼 농가가 많지만 튤립은 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당근 마켓에 글을 올렸더니, 백남준 아트 센터 맞은 편에서 살 수 있다더라.

 

  • 바로 차를 가지고 출발. 도서관 가는 길과 겹쳐서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주차 공간이 형편없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안 쪽에 빈 자리를 발견해서 나갈 때 고생할 것을 각오하고 전면 주차. 그리고 꽃을 사러 갔다. 안 보여서 헤맸는데 물어보니 아직 꽃봉오리조차 올라오지 않은, 잎파리만 살짝 올라온 걸 3,000원에 팔고 있었다.

 

  • 두 개만 사자 싶어 들고 갔다가 내부에서 괜찮아 보이는 화분이 싸기에 그것도 두 개 집어들었다. 뭔가 계산을 취소하고 다시 계산하는 사람이 앞에 있어서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계산하는 분은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내 뒤에서 기다리던 아줌마는 오래 걸린다면서 다음에 사자며 구입을 포기하고. 나는 괜찮다며 계속 기다렸다가 10,000원을 내고 차로 돌아갔다.

 

  • 내 뒤에 있던 경차가 타이밍 적절하게 빠지면서 차 빼는 게 어렵지 않게 됐다. 럭키! 차를 빼서 숙소로 돌아오다가 동치미 막국수랑 만두 사들고 가야겠다 싶어 가게로 향했는데 주차장이 바글바글하다. 안에 들어가보니... 줄을 잔~ 뜩 서 있더라. 거리두기? 2m는 고사하고 1m 간격도 두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이건 아니다 싶어 그냥 나왔다. 그러고보니 꽃 사러 갔던 곳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나처럼 꽃 사러 잠깐 들린 게 아니라 카페랑 꽃 구경 하겠답시고 작정한 사람들이었다.

 

  • 날마다 확진자가 700명이 가까이 나오면서 3차 유행 얘기가 나오는데, 1년 넘게 이런저런 제약 속에 산 사람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모양이다. 걸려도 안 죽는 병이니까, 나라에서 어찌저찌 치료해주니까, 그거 믿고 저러는 건가 싶더라. 만약 걸리면 무조건 죽는 병이었다면? 다들 방독면 쓰고 밖으로 안 나갈텐데 말이지. 아무튼... 바글바글 몰려 있는 걸 보고 확진자가 마구 느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줄 서 있는데 거리두기 할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뒤에 서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더라. 에휴...

 

  • 방에 돌아와 튤립을 창틀에 두고, 막국수 대신 싸들고 온 짬뽕밥과 군만두로 배를 채웠다. 사이다까지 마시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아 일단 누웠다. -ㅅ-
    요즘 밤에 제대로 못 자니까, 한숨 자야겠다 싶어 유튜브 켜놓고 잠이 들었다. 두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자다 일어나서 빈둥거리다가 게임이나 한 판 할까 했는데 본가에 다녀온 룸 메이트가 간단하게 맥주나 일 잔 하자고 해서 기다리는 중.

 

  • 다음 주는 쉬는 날이 없어서 5일 꼬박 출근이다. 하지만 다다음 주 월요일이 휴일이니까, 5일 동안 요양 잘 해서 몸 좀 만든 다음 토요일에 당일치기로 천왕봉 찍고 올 생각이다. 코로나 때문에 가도 될지 모르겠다. 회사에 물어봐야지. 만약 안 된다고 하면... 뭐, 별 수 없지. 방에 처박혀서 게임이나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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