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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4월 10일 토요일 맑음 (시골의 삶 & 드디어 승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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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 저녁. 21시가 조금 넘어 중고로 산 『 고스트 리콘: 와일드 랜드 』를 PS5에 넣었다. 잘못된 디스크란다. 반대 쪽으로 넣은 모양이다. 빼서 다시 넣으니까 제대로 읽어들인다. 문제는, 타이틀 로고가 뜬 시점에서 배가 엄청나게 아파왔다는 거다.

 

  •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에서 × 싸는 게 굉장히 창피한 일이었다. 국민학교 때 부반장을 도맡아 했고 나름 촉망(?)받는 학생이었던 나는 학교의 퍼세식에서 ×을 쌀 수 없었다. 창피했다. 참고 참다가 바지에 지리고 어기적거리며 돌아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ㅅ-
    그 시절에 배가 아프다고 하면 주위에서 "× 싸!" 라고 놀려대곤 했다. 그러면 발끈! 해서 "그 배 아니야!" 라 했고.

 

  • 어제는 그 배가 아팠다. 화장실에 가서 자리 잡고 앉았는데, 당최 배출이 안 된다. 배를 누르고 쥐어짜는데도 안 나온다. 식음 땀이 줄줄 나고 너무 아파서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무슨 탈이라도 난 줄 알았다. 한 20분 앉아 있었던 것 같은데 체감으로는 한 시간이 넘은 기분.

 

  • 그렇게 간신히 급한 불만 끈 채 여전히 아픈 배를 쥐고 방으로 돌아왔다. 게임이고 나발이고, 내 정신이 아니었다. 게임기를 그대로 켜놓고 침대에 누워 끙끙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 정신을 차리니 자정이 넘었더라. 게임기는 자동으로 꺼져 있었고, 컴퓨터만 켜져 있는 상태. 컴퓨터를 끄고 다시 잠을 청했다.

 

  • 개 꿈을 반복해서 꾸느라 새벽에 두 번이나 깼다. 일곱 시에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씻고 출근. 토요일인데도 평소와 같은 시각에 출근해야 한다는 게 참...

 

  • 사무실에 앉아서 책도 보고 공부 좀 하다가 정오가 조금 지나 퇴근했다. 방에 들러 겨울 동안 입었던 두꺼운 옷과 바지를 챙겨 ○○으로 출발. 도서관에 차를 세우고 1㎞ 넘게 걸어 세탁소에 들릴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세탁소 앞으로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지금 사는 곳 근처에도 세탁소가 있긴 한데, 뭔가 못 믿겠다. 패딩이나 싸구려 양복 바지는 그냥 맡겨도 되는데 아디다스에서 15만원 가까이 주고 산 옷은 맡기면 안 될 것 같더라. 그래서 차로 30분 걸리는 세탁소까지 간 거다. 어차피 도서관에 갈 때 들리면 되니까 불편한 건 아니다. 시골에서 사는 게 조금씩 불편해지는 요즘이다.
    옷을 맡긴 뒤 도서관으로 다시 출발. 차를 세운 뒤 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다른 책을 빌렸다.

 

  • 이마트에 들러 장을 좀 볼까 했지만 꼭 사야 하는 것도 없었고 괜히 돈 쓰고 싶지 않아서 그냥 바로 돌아왔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차가 굉장히 막혀서 빌빌거리며 돌아와야 했다.

 

  • 방에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봤다. 전반전이 끝났을 때 며칠 전에 주문한 행거가 도착했다는 걸 알게 됐다. 밖으로 나가니 커다란 상자가 두 개. 낑낑거리며 들고 와서 포장을 뜯고 조립하기 시작했다. 간단해서 어렵지는 않았다.

 

  • 방에 있던 싸구려 헹거를 거실에 내놓고, 겨울 옷을 거기에 걸어놓은 뒤 먼지를 막기 위한 가림막을 덮었다. 그리고 새로 온 행거를 방에 뒀다. 두 개를 샀는데 전부 다 놓으면 방문이 안 열릴 것 같아 하나만 배치했다.

 

  • 낑낑거리며 옷을 정리하고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청소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축구를 보기 시작. 정말 오랜만에 이겼다. 필드에 드러누운 선수들을 보니 안스럽더라. 방구석에서 맥주 마시며 욕 하는 건 쉽지만 정작 선수들은 한 번의 승리를 위해 정말 고생하는 거다. 욕 하지 말자고 다... 짐 해봐야 얼마 못 가는 거 아니까, 그냥 트위터에 수고했다고 지저귀는 걸로 끝.

 

  • 여름 옷은 지난 주에 대충 다려놨고, 이번 주에 할 일이... 음...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일찌감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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