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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윈도 업데이트 후 프리징이 해결된 것 같다는 글을 썼었더랬다. 자고로 사람은, 뭔가를 느긋하게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 블레이드 앤 소울 』 의 프레임이 돌아온 것도, 키보드를 두드릴 때 멈칫! 했다가 우르르~ 몰려서 입력되는 것도, 고작 하루 짜리였다. 오늘 켜니까 원래대로 돌아왔다. ㅽ
- 갤럭시북 PRO 360(이하 갤럭시북)을 질렀지만 날마다 결제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 24만원이라도 고민하고 고민했을텐데 240만원이니까 나 같은 도시 빈민은 벌벌 떨 수밖에 없다. '저걸 지르지 않는다면 바이크를 살 수 있다!' 고 생각하니 더욱 더 바보 짓을 한 기분이다.
갤럭시북을 숙소에서 데스크 탑 대용으로 쓰고 gram을 카페 같은 데 들고 다니면서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휴대성이 강조된 갤럭시북을 숙소에 모셔두는 게 바보 짓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화면이 휘꺼덕! 뒤집어지는 게 가장 큰 매력인데 그걸 숙소의 노트북 거치대 위에만 모셔둬야 한다는 건 낭비 of 낭비. 그렇다고 gram을 그대로 쓰고 갤럭시북을 들고 다니자니, 내가 지독한 집돌이, 즉, 숙소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 되시겠다. 결국 노트북이 두 대나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 굳이 한 대를 더 사는 바람에 이런 쓰잘데기 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거다.
- 노트북을 사는 데 쓴 240만원이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니까, 맨~ 처음에 생각한대로 한 달만 쓰고 반납하면 되긴 하는데... 글쎄.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반납을 안 할 것 같은 게 문제다. 사카린의 단 맛을 본 사람이 설탕의 단 맛으로 돌아가는 게 쉽겠냐고.
게다가 돌려준다는 생각이라면 '사은품인 이어폰도 뜯으면 안 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삼성 쪽에서는 초기 물량으로 구매 수를 부풀리고, 반품은 쏙~ 빼서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겠지만 거기 한 몫 하는 게 영 찝찝하다. 아무튼, 일단 받아서 노트북만 써보고 나머지는 모셔놨다가 그대로 돌려주면 되지 않을까?
- 날마다 생각이 바뀌고 또 바뀌고 있긴 한데, 일단 지금 시점에서는 한 달 쓰고 반품하는 걸로 마음을 거의 굳혔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올 해 초에 400만원 정도 주고 데스크 탑을 조립했을텐데 그래픽 카드 값이 미쳐 날뛰는 바람에 버티고 있는 거였거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래픽 카드 값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프리징으로 사람 속 뒤집는 염병할 gram으로 버티는 수밖에.
- 튤립을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백남준 아트홀 근처까지 가서 사들고 온 3,000원 짜리 튤립 화분 두 개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이거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꽃대는 아예 안 올라온다. 물을 자주 주면 안 되고, 흙이 마르면 그 때 듬뿍 주면 된다는데 그렇게 하고 있어도 점점 죽어가는 것 같은 기분. 아무래도 올 해에는 튤립을 못 볼 것 같다.
- 아침에 일찍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일곱 시가 넘어서야 씻으러 들어갔다. 대충 씻고 나와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더니 땅에 고인 물은 안 보이는 상태. 자전거를 타도 되겠다 싶어 자물쇠를 푸른 뒤 밖으로 끌고 나갔다.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긴 하는데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더라. 그대로 출근. 5월의 첫 날인데 입에서 김이 나온다. 그런 동네에 살고 있다. 백령도를 겪어보지 않았더라면 말도 안 되는 안개에 깜딱! 놀랐겠지만... 훗! 이 몸은 백령도의 말도 안 되는 안개를 겪었더랬지.
- 사무실에 앉아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정오가 되어 퇴근했다. 숙소에 들러 책을 챙긴 뒤 빈 가방을 메고 도서관으로 출발. 책을 반납한 뒤 읽을 책을 골랐다. 이번 달은 24시간 일하는 날이 두 번이나 되니 책이 넉넉하게 필요한데 공부하는 게 더 중요하니 가볍게 읽을 책이 필요하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렵사리 선택 완료. 책 고르고 있는데 영감 하나가 지나가면서 발 뒤꿈치를 툭! 차고 가기에 급히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는데 아무렇잖게 그냥 지나간다. 저게 내 잘못만은 아닌데, 같이 사과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는데, 역시나 나이가 벼슬인 줄 알았던 걸까?
- 도서관에서 나와 마트로 가니 한동안 안 보이던 최애 안주가 보인다. 모 전문가가 맛없는 생선으로 상위권에 올려놓은 매퉁이로 만든 어포인데 태국에서 수입한 거다. 이틀에 한 봉다리씩 조졌는데 안 보여서 못 샀더랬다. 이게 보여서 여섯 개를 들고 왔다. 맥주도 사고.
- 숙소에 돌아와 세탁기를 돌리고, 찬 물에 밥 말아서 김치랑 같이 먹은 뒤 잠시 앉아 빈둥거리다 보니 이 시각. 한 시간 뒤면 축구 봐야 한다. 경기장에서 술도 못 먹는 거, 차 끌고 가서 보고 올 생각이었는데 원정석은 아예 개방을 안 하는데다 그나마 원정석 근처는 매진이더라. 결국 집에서 맥주 마시며 텔레비전으로 보기로. 축구장에 가서 맥주 마시며 축구 보는 게 이렇게 대단한 일이 될 줄 몰랐다. 코로나라니... 흑사병이나 스페인 독감 같은 걸 직접 경험하는 세대가 되다니... 먼 미래에 역사 책에 어떻게 기록될지, 참...
- 오늘은 축구 보고 게임 하다가 자면 되고, 내일은 하루종일 빈둥거릴 예정이다. 다음 주는 내 개인적인 일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예정된 일 때문에 바쁠 것 같다. 24시간 근무에 휴가 쓰고 어쩌고 하면 5월은 순삭이지 않을까?
- 그러고보니 일본에서 돌아온 지 벌써 13개월이 되었다. 13년 전의 일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선생님과 친구에게 택배 한 상자씩 보낼 생각인데 주소부터 확인해야겠다. 이따 축구 보고 하프 타임에 메시지 보내야지.
- 빌어처먹을 프리징 때문에 컴퓨터 쓰는 게 정말 짜증스럽긴 한데, 접속 보상 때문에 블레이드 앤 소울 꾸역꾸역 돌리는 거 말고는 그냥저냥 참고 쓸만 하다. 날마다 써서 없어지는 거 아니면 지르지 말자고 다짐하는데, 저주파 마사지 기계와 소형 건조기에 꽂혀서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참아야지. 안 쓰고 모아야 더 나이 들어서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다. 참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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