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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8월 10일 화요일 비옴 (미친 날씨/올 것이 왔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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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는 예보를 확인했지만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여름에 비가 온다는 예보에 속은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래도 비가 오겠다 싶어서 자전거 커버를 가방에 넣고 출발했다.

당최 비가 올 것 같지 않은 날씨였는데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천둥과 함께 비가 오기 시작한다. 엄청나게 쏟아진다. 커버를 씌운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비는 오후에도 한 차례 더 왔고, 다행히 산책하기 전에 그쳐서 30분 남짓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닐 수 있었다.

남아서 일을 하다가 모니터 사겠다는 사람에게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았다. 숙소로 오라고 하기가 좀 그래서 ○○면사무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직 30분 정도 남았으니 일기 대충 마무리하고 다녀오면 될 것 같다.

 

분당 → 오포 → 평택을 거치면서 어지간한 살림 집 못지 않게 늘어버린 물건들을 고모 댁에 맡겨놨더랬다. 빈 방이 있어서 거기 꾸역꾸역 쑤셔 넣었다. 연세가 많으신 고모께서 지방에 혼자 사시는 게 아무래도 쉽지 않을테니 언젠가는 집을 팔았으니 짐을 빼야 한다는 연락이 올 거라 예상했더랬다. 그게 오늘이다.

냉장고나 세탁기, 텔레비전 같은 가전 제품은 고모 쓰시라고 드렸다. 설치까지 해드려서 잘 쓰고 계시는 중. 하지만 책장이나 책을 비롯해 옷 같은 것들은 처치 곤란이라 빈 방에 처박아뒀었다. 이제 그 집을 판다 하시니 빨리 빼야 한다. 두 달 정도 시간이 있다. 갑자기 셀프 스토리지에 대해 알아보려니 마음이 급하다. 대충 가격을 보니 10만원 안팎. 매 달 저 돈을 버려야 한다. 너무 아깝다. 그런 생각을 하니 어디 깡 시골에 월세 엄청 싼 데 없나? 싶더라. 생활 정보지라도 들고 와야 할까? 마당 있는 무너져 가는 폐가 같은 걸 싸게 빌리면 짐 던져두고 가끔 가서 고기나 구워 먹고 딱 좋... 을 것 같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이래저래 피곤하겠지.

아무튼, 당근에 올려서 팔 수 있는 건 팔아버렸으면 좋겠다. 그러자면 사진도 찍어야 하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은데 염병할 코로나 때문에 고모 댁에 갈 수가 없다. 일단 추석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고, 그 이후에 휴가를 길게 써서 한 번 다녀와야겠다. 책장 같은 건 당근에 팔아버리면 될 것 같고, 정 안 팔리면 쪼개서 버려야지. 옷은 적당히 버리고, 못 버리겠다 싶은 것들은 책이랑 같이 잘 싸서, 스토리지 서비스 이용하던가... 아니면, 회사 숙소에... 다용도실이 그나마 좀 비어있긴 한데, 거기에 때려 넣을까 싶지만 다 들어갈지 걱정이다. 은근히 짐이 많다.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고모 댁은 내가 아~ 주 어렸을 때부터 들락거렸던 곳이다. 대충 따져도 30년 넘는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 항상 팔고 편하게 사시라 잔소리했지만 정말 팔았다 하니 마음이 좀 복잡하다.

흐음... 미루다가 닥쳐서 손해볼 짓 할 게 뻔하니 미리 여기저기 알아봐야겠다. 어디 방치한 창고 같은 거 싸게 임대 안 되려나?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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