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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9월 15일 수요일 맑음 (건강 검진/車 정기 점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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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다섯 시 언저리에 깬다. 세 시 반에 깨는 건 요즘도 다를 게 없지만 뒤척거리다 잠이 들고 그러다 다시 눈을 뜨는 게 다섯 시 무렵.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여섯 시가 채 안 되어 씻으러 들어간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 옷을 입고 출근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대충 여섯 시 40분 쯤이 된다.

오늘은 여섯 시에 눈이 떠졌는데 룸메이트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소리가 나더라. 항상 나보다 늦게 들어갔었는데 오늘은 일찍 갈 모양이다. 다른 사람과 방을 같이 쓰는 건 이럴 때 불편하다.

룸메이트가 씻고 나간 뒤 바로 씻으러 들어갔다. 대충 씻고 나와 숙소를 나선 게 일곱 시가 채 안 됐을 무렵. 혹시라도 차가 막히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보통 사람들의 출근 시간보다는 많이 이르니까 괜찮을테지.

걱정과 달리 도로는 막히지 않았고, 일곱 시 반에 병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빈 자리에 차를 넣었는데 공간이 좁아서 옆 차가 틀림없이 문콕하겠다 싶어 다른 자리에 다시 세웠다.

검진은 여덟 시부터란다. 1번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검사를 받았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거니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이번에도 고혈압이 나왔고, 치과에서는 스캘링을 하라고 했지만 기다리는 게 싫어서 다음에 하겠다 하고 그냥 나왔다. 그렇게 했더니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다.

예약한 점검 시간은 열 시인데 아홉 시도 안 되었기에 도서관 옆 순대국밥 가게에 갔다. 뭔가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서 식사 되냐니까 앉으라고 하면서 아홉 시부터란다. 응? 테이블 위에 빈 그릇 치우고 있으면서? 그럼 그 그릇들은 어제 먹은 손님들이 남기고 간 건가?

밥 먹는 동안 자기들끼리 떠들고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분당 살 때 종종 갔던 곳이라 간 건데 이제는 슬슬 발을 끊어야 하나 싶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정도 빨리 도착했지만 바로 접수가 됐고, 대기실에서 태블릿 붙잡고 빈둥거리며 한 시간 정도를 보내는 동안 점검이 끝났다. 바로 숙소로 돌아오려고 손전화에 목적지를 찍은 뒤 출발했는데 차가 말도 못하게 막힌다. 뭔 공사를 한다면서 톨게이트 들어가기 전부터 꾸물꾸물 난리도 아니다. 경부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영동선으로 갈아탔는데도 막힌다. 차선 바꾸고 어쩌고 하는 게 더 귀찮아서 그대로 달린 끝에 숙소 도착.

얼마 안 되는 빨래를 하고, 이불도 빨고, 비빔면 세 개 끓여서 배를 채우고, 한숨 자야겠다 싶어 안대 뒤집어쓰고 누웠더니 한 시간 반 정도 지나 있네. 좀 더 잤음 좋겠고만은.

18시부터는 ACL 16강전이다. 포항과 세레소가 붙는다. 유학할 때 왔으면 얼마나 좋아. 나는 홈 경기보다 원정 경기가 더 좋다. 소수의 입장에서, 수많은 홈 팬들이 적대시하며 바라보는 눈길을 즐긴다. 그래, 내가 악당이다! 하면서. ㅋㅋㅋ   일본에서 그럴 수 있었음 정말 좋았을텐데. 일본에 있는 동안은 ACL 근처도 못 가더니 이제와서. 그것도 상대가 세레소일 건 또 뭐람. 집에서 경기장까지 걸어서 30분 밖에 안 걸렸는데.

응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포항의 승리를 바라게 되겠지. 하지만 세레소가 이긴다 해도 딱히 기분 나쁘거나 하지 않을테니 18시부터는 맥주 홀짝거리면서 축구나 볼까 싶다.

 

자꾸 고혈압이라 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가족력이 가장 크단다. 그렇지. 아버지가 고혈압이었지. 게다가 비만과 운동 부족도 원인이란다. 그렇지. 나 정상 체중보다 한참 더 나가고 최근에는 운동을 아예 안 했지. 스트레스와 고령화, 짜게 먹는 식습관도 원인이라네? 그렇지. 나 스트레스 많이 받는 타입이고, 나이도 많이 먹었고, 맵고 짠 음식에 환장하는 사람이지. 이렇게 보니 고혈압이 아닐 수 없는 몸뚱이였네. 제기랄.

담배는 안 피운 지 꽤 지났지만 술은... 아직 술을 끊을 생각은 없으니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는데 막상 하려면 귀찮단 말이지. 하지만 고독사하긴 싫으니 내일부터 조금이라도 뛰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해야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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