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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9월 28일 화요일 비옴 (날씨 참 질알맞네/한심하다, 나/3년만에 배드민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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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기분이 더러웠다. 굉~ 장~ 히~ 더러웠다.

나를 무시할 레벨이 안 되는 ㅺ에게 무시 당했다는 생각이 들면 급격하게 기분이 더러워지고, 내가 납득하지 못하는 일을 강제로 해야 할 경우 마찬가지로 기분이 더러워진다. 내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맡은 일이 있는데 그 일을 하면 할수록 짜증이 나는 거다. 기존에 이미 그 일을 했던 ㅺ가 나에게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개월 전에 자기가 보고서도 만들고 브리핑도 했으면서 나한테는 그런 말을 한 마디도 안 했다. 덕분에 똑~ 같은 일을 하면서 시간 낭비를 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내가 왜 이 따위 일로 시간을 까먹어야 하나 싶고. 엄청 짜증이 나더라. 게다가 왜 해야 하는지 당최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하는데 거기에 자꾸 내 이름이 거론된다. 정작 나한테는 말이 없는데 말이다. 자꾸 에이스니 뭐니 부추기면서 거지 발싸개 같은 일을 떠넘기려 하는 것 같아 짜증이 머리 꼭대기까지 솟았다.

짜증나는 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그걸 사무실의 다른 사람들에게 투덜거리는 걸로 풀었다. 진짜... 스스로가 이렇게 한심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나이를 마흔셋이나 처먹어놓고, 이렇게 유치하다니. 짜증과 자괴감이 섞여 하루종일 기분이 더러웠다. 그나마 찌질이 ㅺ가 없어서 망정이지, 있었다면 오늘 뭔 난리가 나도 났을 게다. 내일은 찌질이 ㅺ가 그 뭣 같이 생긴 면상을 들이밀텐데, 제발 아무 일 없기를.

아무튼. 짜증난다고 친한 사람들한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한테 툴툴거리고 질알을 했으니. 못났다, 진짜. 더럽게 못났다. 아오, 창피해. 내일은 사무실에 가서 내 짜증을 받아내야 했던 사람들에게 사과해야겠다.

 


 

비가 온다고 했지만 출근할 때에는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다. 낮에도 비가 온다더니 역시나 빗방울은 볼 수 없었다. 기상청을 믿지 않기를 잘했다 생각했는데 퇴근할 무렵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라. 어쩐지, 그냥 일찌감치 집에 가버리고 싶더라니.

자전거를 타고 갔으니 비가 온다 해도 어쩔 수 없다. 자전거를 타고 퇴근했는데 1㎞ 남짓의 거리를 달려 퇴근하는 동안 바지는 다 젖었고, 점퍼에도 흙탕물이 튀었다. 아오~ 짜증나!!!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했다. 근처로 배드민턴을 치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실내 스포츠를 하는 게 꺼려지는 게 사실. 방역 수칙을 지켜가며 한다기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차로 20㎞ 남짓. 마트에 갈 때 갔던 길인데 마트보다 조금 더 가야 한다. 게다가 비 오는 밤길이니 운전이 조심스럽다.

잘 도착했는데 갑자기 똥삘이 온다. 화장실을 찾아 헤매다가 못 찾고 결국 실내로 들어갔다. 오늘 처음 왔다며 인사를 하고 화장실 좀 쓰겠다고 한 뒤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불을 켜지 말라고 한다. 합선 위험이 있다고 쓰여 있더라. 손전화의 라이트를 켜고 체중 감량에 힘썼다.

화장실 밖으로 나가 멍 때리고 앉아 있다가 난타를 쳤다. 일본에서 배드민턴을 치긴 했지만 어쩌다 한 번이었고, 한국에서 치는 건 3년 만인가? 오랜만에 꺼낸 배드민턴 신발은 바닥이 경화되어 딱딱한 상태였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쫀득함을 유지해야 하는데 딱딱해서 움직이는 게 엄청 조심스러웠다. 결국 신고 간 아식스 농구화로 갈아 신었다. 훨씬 낫더라.

라켓도 엉망이었다. 하도 오랜만에 잡았더니 라켓에 감았던 그립이 마구 부스러진다. 덕분에 손 안에서 라켓을 돌릴 수가 없다. 그래도 오랜만에 친 난타 치고 삑사리 거의 안 냈다. 재밌더라.

난타를 치고 잠시 앉아서 쉬었다. 자기들끼리 게임하느라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버렸다. 대충 수준을 보니 남자들은 다들 나보다 한참 잘 치고, 여자들은 나보다 못 치는 것 같다. 나보다 못 치는 쪽에 가면 긴장 안 하고 설렁설렁 쳐도 될 것 같더라. 처음 갔으니 건방 떨지 말자 생각하고 남들 게임하는 거 구경하면서 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한 게임을 간신히 쳤다. 여기는 25점 게임이더라.

코트 컨디션이나 면 수는 굉장히 좋았다. 코트가 다섯 면이었던가? 복식을 친다고 하면 동시에 스무 명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거다. 코트가 부족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리는 없을 것 같았다. 회비도 한 달에 만 원 수준이니 비싸지 않고. 샤워 시설이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지. 다 맘에 드는데 숙소에서 멀다는 게 문제다. 왕복 40㎞가 넘으니 하루 기름 값만 6~7,000원 정도. 한 달에 20일을 간다 하면 12~14만원이 든다는 얘기가 된다. 이게 단점이다.

 

오랜만에 배드민턴을 치니 재미있긴 한데 계속해서 가야할지에 대해서는 조금 망설여진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된다면 근처의 클럽도 운동을 할텐데. 근처로 다니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간 동호회에 계속 가는 건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내일도 비가 예보되어 있다. 비 오면 운동이고 뭐고 못하는 거지. 계단이나 오르내리다가 샤워를 할까 싶다. 모레는 또 24시간 근무. 그리고 4일 쉰다. 연휴 바라보며 버텨야겠다. 이번 연휴가 됐든, 다음 연휴가 됐든, 새우 좀 사다가 구워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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