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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10월 28일 목요일 맑음 (이사 끝/오랜만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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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포기

결국 『 대망 』은 포기를 했다. 6권에서 STOP.

예전에 청북 도서관인가에서 빌려볼 때에도 끝까지 제대로 못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맘 먹고 읽으려 했는데 결국 다 못 읽고 반납. 그 전에도 다 못 읽고 대여 기간이 끝난 적이 있었지만 재대출이 가능해서 바로 빌려왔었거든. 하지만 따라오는(?) 사람이 부지런히 예약을 하고 있어서 재대출을 할 수 없었다. 예약 걸어서 다시 빌려야겠다 생각하긴 하는데 어찌 될런지 모르겠네. 오다 노부나가가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권력을 잡은 부분인데 자꾸 히데요시를 미화하고 있으니 읽기가 싫어지고 그러다보니 진도가 안 나가더라.

확실히 읽기 싫은 책을 읽는 것 하고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는 책 하고는 속도가 다르다. 『 대망 』을 반납하고 일본 소설을 몇 권 빌려왔는데 그 중에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이 있거든. 『 죄의 궤적 』이라고,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치고는 조금 무겁다 싶은 제목인데 이건 술~ 술~ 읽힌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정말 사소한 실수 내지는 생계형 범죄가 이리저리 얽히고 섥혀 말도 안 되게 큰 일이 되어버린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 작품은 뭔가 다르다. 제목도 그렇지만 내용도 조금 더 무겁고 진지하다. 그렇다고 갑자기 분위기가 확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기존 작품과 뭔가 다른 느낌인 건 확실하다.

 


이사

월요일 오후부터 휴가였다. 하고 있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모두 출근했는데 월요일 오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피곤하지도 않더라. 점심 시간이 지나고 퇴근해서, 대충 짐을 챙겨 포항으로 내려갔다. 몸이 무겁긴 했지만 운전하는 걸 좋아하니까, 뭐.

고모 모시고 죽도 시장에 가서 게를 먹었다. 12만원에 이것저것 잔뜩 나오긴 했는데 나도 모르게 얼마 전에 먹었던 30만원 짜리 킹크랩이랑 비교하게 되더라. 거기에 비하면 영 별로였다. 좀 더 주더라도 제대로 먹을 걸...

혼자 소주 두 병을 마시고 왔는데 살짝 모자라다 싶어서 맥주를 더 사들고 왔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고모의 어깨와 목을 한 시간 넘게 주무른 것 같다. 나도 힘들긴 하지만 내 마사지를 받고 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하시니까.

아침에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이삿짐 차가 와서 짐 싣는 걸 봤다. 진짜 이사 가는고나.

고모는 그 집에서 30년 넘게 살았다고 했다. 열 살 먹고 그 집에서 뒹굴거렸던 기억이 생생하니 30년이 넘었을 거다. 포항에서만 50년을 사셨단다. 그런 곳을 떠나는 셈이니 마음이 싱숭생숭하시겠지. 지인들에게 계속 전화가 오는 걸로 부족해서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더라. 고모가 얼마나 잘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살아야 하는데... 만날 적이나 만들고 있으니.

 

이삿짐이 다 실린 걸 보고 나서 고모와 함께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으니 네 시간 반이 걸리는 걸로 나온다. 더럽게 멀다. ○○ 근처까지는 그나마 밝을 때 도착할 수 있었지만 서울에 들어서니 차가 엄청나게 막히기 시작한다. 어두워졌는데 차까지 막히니 스트레스가 확~ 올라간다.

한참을 더 가서 도착했다. 친척 형이 나와 있어서 주차를 하고 짐을 내렸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러 들어갔다. 고모는 이사 간 집이 영 맘에 들지 않는 눈치. 하긴... 2층 짜리 큰 집에 살다가 자그마한 아파트로 가게 됐으니 맘에 들면 이상한 일이다. 그나마 보수를 한 집인데도 저러니, 그 전에 낡은 집이었다면...

 

하루를 더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이삿짐이 도착했다. 짐을 받아놓고, 내 짐만 방 하나에 풀었다. 책장에 책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뒀다. 괜히 상자 풀면 나중에 또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폴딩 옷장 정도만 사서 포항 유니폼이나 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입 신고까지 마쳤다. 이제는 나도 ○○시민이다. -ㅅ-   포항과의 연은 완전히 끊어졌네. 축구 보러 스틸야드에 한 번씩 가지 않는 이상 포항에 갈 일이 없게 됐다.

정오가 되기 전에 출발했는데 길이 또 막힌다. 차 막히는 것 때문에 서울에는 차를 가지고 가려하지 않는데 이제는 고모한테 다녀올 때마다 서울을 통과해야 한다. 하아~

숙소에 와서 우동을 끓여 먹고, 빈둥거리다 시간이 갔다. 세차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귀찮아서 미뤘다. 

 


몇 년만에 가본 극장

차에 깔아도 푹신푹신하다는, 네일베에 광고 엄청나게 하는 누잠의 토퍼 두 개를 매트리스 위에 깔아놨는데 가운데가 푹! 꺼졌다.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벽 쪽에 바~ 짝 붙어서 잤는데 영 불편해서인지 새벽에 자꾸 깼다. 어쩌면 오늘도 쉰다는 생각 때문에 제대로 자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빈둥거리다가 열 시가 되어 밖으로 나갔다. 어제 시도했다가 실패한 와이퍼 교환에 도전해서 무사히 성공. 쓰던 건 버리려고 했는데 끄트머리에 보일 듯 말 듯 박혀 있는 벤츠 로고 때문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할 때 쓰려고 뒷좌석에 던져 놨다. 앞 쪽 와이퍼 두 개 가격보다 뒤 쪽 와이퍼 한 개 가격이 더 비싼 건 당최 이해가 안 되는 점. 아무튼.

세차장에 가서 실내 청소부터 대충 하고, 그냥 갈까 하다가 새 똥은 치워야겠다 싶어 물을 뿌리고 적당히 닦았다. 그리고 이마트에 가서 세탁소에 들러 맡긴 옷을 찾았다. 도서관에 갔는데 희한하게 빈 자리가 없다. 응? 오늘 무슨 날인가? 보통은 한, 두 자리 정도는 있기 마련인데. 한 바퀴 돌고 나니 빈 자리가 생겼는데 화장실이 급해서 경차 세우는 곳에 그냥 세워두고 화장실부터 다녀왔다. 나와서 보니 빈 자리에 다른 사람이 차를 세웠다. 고민하다가 그냥 경차 주차 공간에 세우고 자리를 떴다. 만날 개념이 있네 없네 욕 하면서 내가 개념없는 짓이다.

일본에서 『 너의 이름은 』을 본 게 마지막으로 극장에 간 거니까 2년이 넘었다. 3년 됐나?

SKT에서 VIP 고객에게 한 달에 한 번씩 무료 영화 티켓을 줬었더랬다. 1년 내내였는지 6개월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세 번으로 줄었다. 대신 1+1 혜택을 아홉 번 줘서 1년에 열두 번 혜택은 같은 셈이라 우기는데 나처럼 혼자 보러 다니는 사람에게는 확 줄어든 거지. 하여튼 잘 먹고 잘 살게 되면 옛날 생각 못하고 양아치 짓 하는 건 대기업이나 사람이나. 에휴.
25분까지 가야 하는데 도착하니 25분이더라. 광고할 거 뻔히 알면서도 마음이 급해졌다. 입구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더라. 직원 부르는 벨을 눌렀더니 잠시 후 유니폼을 입은 어려보이는 처자가 호다닥 뛰어오더니 표를 확인해줬다.

극장 안에는 달랑 두 명. 내가 자리 잡고 앉은 후 한 명이 더 왔으니까 네 명이 본 거다. 극장 해서 먹고 살기 어렵겠고나 싶더라.

영화는, 뭐. 그저 그랬다. 『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 』는 개인적으로 별로. 별점을 주자면... ★☆☆☆☆, 5점 만점에 한 개 정도. 『 듄 』 볼 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나왔다.

 


오늘도 술, 내일도 술

오늘은 저녁에 술 약속이 있다. 조금만 마셔야겠다. 내일도 술 약속이 있으니까. 내일은 술 마시고 밖에서 잔다. 모레 일어나서 고모한테 다녀올까 싶다. 서울 거쳐서 가야 하는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답답해온다. 이번 달은 속초에 두 번 다녀왔고 포항도 갔다 와서 고속도로 통행료만 10만원 가까이 썼다. 기름 값도 제법 썼고, 고모 신발이랑 이것저것 해서 못해도 50만원은 까먹은 것 같다. 카드 값 결제일이 두려워진다. 그래봐야 예전에 미쳐 나뛸면서 돈 쓸 때에 비하면 고만고만한 금액이지만.

일요일은 숙소에서 푹 쉬고, 월요일에는 또 당직. 벌써부터 피곤하고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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