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능력으로 거머쥔 것이 아닌 걸로 거드름 피우는 것만큼 꼴 같잖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 국적, 나이, 성별,... 그 어떤 것도 내 의사로 결정되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태어나게 됐고 적응해서 사는 거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유세를 떨면 그저 ㅄ이라 생각한다.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는 있을 수 있겠지만 공개 장소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건 정말 한심한 짓거리라 생각하고, 우리나라보다 GDP가 낮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이유로 깔보는 건 더욱 더 한심한 짓이라 생각한다. 나이 많다고 벼슬 하려드는 것들은 그저 쪼다일 뿐이고,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보다 우월하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은 물벼룩보다 못한 것들이라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내가 익숙한 공간이 어색한 이들 앞에서 어깨에 힘주는 쪼다 짓을 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나는 1년 전부터 근무하던 공간이라 익숙한데 거기 처음 온 사람 앞에서 거들먹거리거나 건들거리지 않으려 하는 거다. 설마 저런 ㅄ이 있냐고? 있다. ㅄ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
오늘 새 근무지 출근 첫 날이었다. 위치도 모르니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불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했다. 도착하니 같이 이 곳으로 옮긴 사람들이 있었고, 간단히 인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누군가는 마중을 나올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어서 연락해줄 것을 요청해야 했고, 그렇게 우리끼리 한참을 기다렸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대기해야 했는데 기다리는 동안 그 누구도 차 한 잔 하겠냐는 사람이 없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첫인상이 엄청 나쁘다. 한참 후에야 어리디 어린 직원이 차 한 잔 하시겠냐고 물어왔다. 고맙더라. 적당히 익숙해지면 군것질거리라도 사서 가져다 주리라 다짐했다.
방치된 채 시간을 보내다가 사무실로 갔고, 간단히 인사를 한 뒤 빈둥거리다가 밥 먹으러 갔다. 밥 먹고 나서 바로 사무실로 가서 공부하는 척 시간을 보냈고, 조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땡! 하자마자 퇴근했다.
집으로 오니 지난 주 수요일에 회사에서 주문한 책상이 와 있었다. 가로 2m 짜리 책상이다. 지금 집에 도저히 둘 공간이 없어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에라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냅다 질러버린 거다. 상판이 묵~ 직~ 한 게, 아차! 싶더라. 조립이야 순서대로 천천히 하면 되겠지만 이걸 옮기는 건 엄청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거실에는 어떻게 해도 공간이 안 나온다. 결국 방에 둬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방에 두려면 지금 있는 것들을 치워야 한다. 그리고, 책상을 둔 뒤 거기에 컴퓨터를 올릴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모니터가 텔레비전을 가려 버리게 된다. ○○ 살 때에는 텔레비전을 아예 안 봤으니 텔레비전 따위, 없다 생각하고 가려도 되겠지만 지금은 눈치 볼 룸 메이트도 없으니 적어도 축구 중계 정도는 텔레비전으로 보고 싶다. 모니터로 텔레비전을 가리고 싶지 않다.
게다가, 책상 둘 자리를 치우고 조립을 한 뒤 옮기고 다시 배치할 엄두가 안 난다. 결국 책상 다리는 행거에 비스듬히 기대놨고, 상판은 그냥 바닥에 던져놨다. 이번 주 금요일에 퇴근하고 나서 조립하고 정리해야 할 것 같다. 귀찮으면 토요일로 미룰 수도 있고.
월요일은 어영부영 지나갔다. 이제 4일만 더 가면 5일 연휴다. 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뭔 마가 낀 건가. 어제 한~ 참을 충전해서 충전 끝났다고 불 켜진 거 분명 확인한 전동 칫솔이, 오늘 아침에 먹통이다. 뭔 일인가 싶어 퇴근해서 다시 충전기에 꽂았더니 미친 듯 전기를 먹으며 충전을 한다. 에? 설마 고장인가? 어제 충전이 제대로 안 된 건가? 일단 퇴근하자마자 충전기에 다시 꽂아뒀다.
불멍 가습기도 맛이 갔다. 산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리모컨이 먹통인 거다. 설마 배터리가 방전된 건가 싶어 리모컨을 보니 CR2032가 들어간다. 바로 옷 주워 입고 나가서 집 근처 편의점에서 건전지를 사들고 왔다. 가습기 케이스를 벗겨내려는데 안 벗겨진다. 스윽~ 들면 가볍게 들려야 하는데. 이상하다 싶어 쌩 쇼를 한 끝에 벗겨냈다. 그리고 동작시켜 보니 된다. 다시 덮개를 씌웠는데... 그러고나니 또 먹통. 하아...
고장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리모컨을 본체에 딱! 끼우게 되어 있는데 리모컨 뒷 커버가 본체에 붙은 채 떨어진 거다. 그래서 덮개가 안 벗겨졌던 거고. 난 그것도 모르고 건전지 사들고 온 거다. CR2032 배터리는 어제 짐 정리하면서 분명히 봤는데 찾기 귀찮다는 이유로 또 사들고 온 거지. -ㅅ-
하아... 뭔 마가 낀 건가.
아무튼, 91 렙까지 얼마 안 남았기에 꾸역꾸역 플스를 켜고 게임을 했다. 영 게임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레벨 오르자마자 껐다. 그래도 21시가 넘어버린다. 흐으...
유튜브 영상이나 보다가 22시 되면 누워야겠다. 이제 점심 시간에 잠도 못 자고, 피곤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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