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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2월 09일 수요일 맑음 (아직 적응 중/세차)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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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22시 30분이 된다. 옷만 갈아입고 바로 드러눕는다. 그러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태블릿으로 손을 뻗게 되고 유튜브 영상 보다 보면 금방 23시가 된다. 자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태블릿을 던져놓고 잠이 들면 새벽에 두, 세 번 깨고 다섯 시 반에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뜬다.

 

대충 씻고 출근해서 사무실에 도착하면 여섯 시 반. 퇴근이 17시 30분이니까 무려 열한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거다. 딱히 하는 일이 없다 해도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들다. 게다가 나는 점심 식사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처럼 일하는 도중에 손전화 보러 나가지도 않기 때문에 화장실 다녀오는 2분 × 두, 세 번 = 길어야 6분? 열한 시간 동안 10분 이상 자리를 비우지 않는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밥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의자를 눕혀 퍼져 있으면 어느덧 19시. 게임 좀 하겠답시고 PS5 컨트롤러를 쥐어 보지만 한 시간이 한계다. 21시가 되기 전에 완전히 방전되고 만다.

어제도 그랬다. 몸이 질질 늘어져서 시계를 봤더니 21시더라. 게임기 끄고 침대에 누웠다. 태블릿으로 유튜브 영상을 켜놓고 눈을 감았는데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눈이 떠져 시계를 보니 자정. 눈이 뻑뻑하기에 손전화 붙잡고 시간을 보내지 않고 바로 다시 잤다. 그 다음에 깬 게 네 시가 채 안 된 시각. 옆 집에서 세탁기 돌리는 소리가 들린다.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 무슨 일을 하는 것들인지 항상 새벽에 떠든다. 저런 ㅵ도 인터넷 뉴스 같은 거 보면서 나쁜 소식에 분노하고 그러겠지? 새벽에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건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서 말이지.

 

 

저녁에 출근하는 날이니까 더 자도 되는데 여섯 시에 눈이 떠졌다. 빈둥거리다가 햇반 두 개를 돌려 김이랑 김치를 반찬으로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식사를 해결. 원래는 도서관에 가서 회원 가입을 할 계획이었는데 막상 가려니까 너무 귀찮다. 그 와중에 차가 더러웠던 게 생각났다.

 

ㅍㅌ에 있을 때에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손세차를 맡겼다. ㅇㅇ에서는 비싸기도 비싸거니와, 깡 시골이라 맡길 데가 없더라. 근처에 손세차 하는 곳이 있긴 한데 어찌나 인기인지 예약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못할 정도. 그래서 찾아낸 대안이 직접 세차하는 것이었다. 근처 셀프 세차장이 깔끔하기에 5만 원 충전해서 이용했고 그 후에 또 5만 원 충전했더랬다.

근무지를 옮길 생각이 없었으니까 잔액은 신경쓰지 않았는데 갑자기 여기로 옮기게 됐고, 결국 2만 원 남은 세차 카드는 직장 동료에게 그냥 주고 왔다.

 

퇴근 길에 엄청 규모가 큰 셀프 세차장이 있기에 저 곳을 이용해야겠다 마음 먹었더랬는데 이 참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수도 안 하고 옷만 대충 주워 입은 채 출발. 세차하면서 옷에 물이 튈 게 뻔하니까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갔다. 실외 온도는 영하 2도. ㅋㅋㅋ

 

 

세차장에 도착해서 카드 충전기 앞에 멈춰선 채 얼 타고 있으니까 키가 큰 미모의 처자가 나타나 경상도 사투리로 설명을 해줬다. 카드 발급 받을 거라고 하니까 손에 든 5만 원 짜리를 보면서 다 충전할 거냐고 물어보더라.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돈 넣고 버튼 누르면 된단다. 그렇게 해서 카드를 받아들고 세차를 시작했다.

ㅇㅇ에서 이용하던 세차장과 비교하자면 수압도 약하고 폼 건도 비리비리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거품 양은 많았다. 배터리로 사용하는 광택기가 있는데 '폼 건으로 거품을 뿌린 뒤 그걸로 문지르면 편하지 않을까?' 싶어 가지고 갔거든? 쪼다 같은 짓이었다. 방수가 안 되는 제품인데 거품이 잔뜩 튀어 젖고 말았다. 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문제없이 동작하는 것 같긴 한데 언제 고장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ㅅ-

 

아무튼. 물 뿌리고, 폼 건으로 거품 쏘고, 광택기로 거품 닦아내고. 아, 거품 실컷 쏜 뒤에 광택기 꺼낸다고 조수석 손잡이에 손을 댔는데 안 열리는 거다. 이거 또 왜 이래? 다시 한 번 손잡이를 잡아당겼더니 갑자기 창문 네 개가 위이잉~ 하고 다 내려간다. 급 당황했다. 차 문을 닫아도 창문은 여전히 열려있는 상태. 잽싸게 리모컨 키를 꺼내 닫힘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었더니 창문이 닫혔다. 대체 뭔 기능이지? 그러고보니 어제는 퇴근 길에 오디오가 안 나왔더랬다. 신호에 걸렸을 때 시동을 껐다가 다시 걸었는데도 그 모양이더라. 오늘은 문제 없던데. 2년도 채 안 됐는데 이러기냐?

 

 

물을 다 뿌리고 나서 차를 옮기고 에어건으로 틈새의 물을 좀 불어냈다. 그리고 나서 대형 수건으로 물기 제거. 원래의 목적은 유막 제거였고, 인터넷 가격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세차장에서 그냥 질렀는데... 생각해보니 유막 제거제를 바른 뒤 물로 씻어내야 했다. 실컷 닦아냈는데 또 세차 부스에 차를 밀어넣고 물 뿌리는 바보 짓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다음에 하기로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인터넷으로 사는 건데. 광택기 사용에 이은 두 번째 바보 짓.

 

출발할 때에는 한 시간이 걸리든, 두 시간이 걸리든, 진득하게 세차하자는 마음이었지만 막상 가니까 추워서 만사 귀찮다. 대충 하자. ㅋㅋㅋ

 

 

 

적당히 하고 나서 타이어에 공기를 채운 뒤 집으로 돌아왔다. 세차에 쓴 수건은 바로 세탁기 돌리고, 입고 간 옷도 빨려고 던져놨다. 아디다스에서 나온, 제법 비싼 옷인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흰 옷인데 때가 껴서 누래졌기 때문이다. 방수되는 특수 재질 옷이라 세탁소에 맡겨야 하는데 그런 거 없다. 그냥 막 빤다. ㅋㅋㅋ   똑~ 같은 디자인의 옷을 다른 색깔로 한 벌 더 샀기 때문에 막 입는다.

 

 

적당히 빈둥거리다가 14시에 씻고 출근해야 한다. 저녁 근무는 시간이 짧아서 좋긴 한데 다음 날 낮 근무라서 퇴근하자마자 자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부담스럽다. 아무튼, 두 어 시간 여유가 있으니 적당히 빈둥거리다가 돈 벌러 가야지. 도서관은 쉬는 날에 가야겠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전화가 올만한 상황이 예상되면 차를 아예 안 가지고 가는 사람이라서 굳이 주차 번호판 같은 게 필요하지 않지만, 예뻐서 질렀다. 생긴 거랑 전혀 어울리지 않게 은근히 소녀 감성이시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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