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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2월 13일 일요일 흐림 (주절주절)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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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면 22시 30분 무렵이 된다. 다음 날 여섯 시 반까지 출근하려면 바로 자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는 물론이고 태블릿도 안 만지려 하... 지만 사실 상 무리. 옷만 호다닥 갈아입고 딱 30분만, 진짜로 30분만, 하면서 태블릿을 손에 쥐고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23시가 되고 만다. 평소에는 적당한 영상을 켜놓고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지만 저녁 근무를 마친 날에는 제대로 자야 한다는 생각에 태블릿을 던져놓고 눈을 감는다.

 

새벽에 깨긴 했지만 제대로 푹 잤다. 한 번 깼을 때 뒤척거리다가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잠이 들었는데 실로 오랜만에 침 흘리고 잤다. 🤤   뇌가 깊이 잠 들어서 침 삼키라는 기본적인 명령조차 못 내리는, 말 그대로 시체 상태일 때 침 흘리는 거라고 들었는데,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

 

아무튼,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듣고 깼다. 깰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알람 없이 원할 때 일어나서 돈 벌러 갈 수 있음 소원이 없겠다. 아... 자가 격리 당할 때가 그립다. 😶

 


 

사무실에 도착해서 일할 준비를 마친 뒤 책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책을 넣고 근무 시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포기하기로 했다. 아니다, 아니다, 부정하면서도 꼰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했던 모양이다. 솔직히 말하면 월급 받아먹으면서 저 따위로 일한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 자리 비운 채 40분을 싸돌아다니다 아무렇지 않게 오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해서 다른 사람 손을 빌리고 있는 주제에 올림픽 중계 본답시고 한 시간 가까이 놀다 오는 ㅺ도 꼴 같잖다.

저런 7H AH 77I 들이랑 같이 일해야 한다는 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는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나도 모르게 입사 년도, 근무 경력 따위를 따지면서 나보다 후배니까 아랫 사람이라 생각했더랬다. 그러면 안 됐다. 그저, 다 같은 동료인 거다. 같은 동료끼리 일을 잘 하네, 못 하네 나무랄 수 없는 거지. 그냥 저 AH 77I 는 저 따위로 월급 도둑질하는가보다 하고 말면 될 일이다. 책임질 일이 생기면? 내가 대신 책임지지 않으면 된다. 저가 알아서 할 일이지.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조금 더 안다는 이유로 내가 덮어주고 수습해줄 필요가 없다.

저렇게 마음 먹으니까 그나마 조금 나아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출근할 때 내비게이션을 켜고 다녔더랬다. 혹시나 길에서 벗어날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이제는 안 켜고 다닌다. 염병할 50㎞/h 단속 카메라가 많아서 조금 불안하긴 하다. 나름 익숙해져 간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지만 머리는 여전히 ㅇㅇ에 살고 있나보다. 올 시즌 포항 일정을 보면서 이 경기는 갈 수 있겠고, 이 경기도 괜찮겠고, 이러다가 아차! 하는 거다. 이제 그 동네는 멀어서 가기가 어렵다. 아랫 동네에서 경기가 있을 때 갈 수 있나 없나를 봐야 하는데 계속 윗 동네 경기를 보러 갈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다. 에효...

 

대쉬 보드 커버를 밝은 회색으로 선택해서 깔아놨는데 낮에는 반사 때문에 영 거슬린다. 이래서 제품 선택할 때 반사가 있다고 써놨고나. 🤬   그냥 검은 걸로 살 걸. 제기랄.

아무튼, 벨벳 비스무리한 대쉬 보드 커버 때문에 양면 스티커로 붙여놓은 손전화 거치대를 떼어내야 했다. 집에 가지고 와서 다시 양면 테이프를 붙인 뒤 대쉬 보드 커버 위에 붙였는데 흔들거리는 게 영 불안하다. 쉬는 날 다이소에 가서 자석 사들고 와 개조할 생각이다. 대쉬 보드 위에 실리콘 재질 논슬립 패드에 자석 붙여서 올리고, 커버 덮은 뒤 그 위에 자석을 바닥에 붙인 거치대를 놓으면 되지 않을까? 보통의 자석은 약해서 안 될테니 강력한 자석이 있나 찾아봐야겠다. 시중에 파는 일반적인 거치대는 차에 설치할 수 없고, 전용이랍시고 나온 중국산 제품은 영 맘에 안 든다.

 


 

코로나 때문에 쉬는 날은 집 밖을 벗어나지 않고 있는데 슬슬 날씨도 풀리고 하니 산이라도 다녀야겠다. 다만, 그동안 운동을 전혀 안 해서 체력이 문제가 될 게 분명하다. 쉬는 날 뜀박질이라도 하고 와야겠다. 근처 대학교에 트랙도 있고, 인조 잔디 구장에, 농구장,... 운동하기 정말 좋은 환경이다. 문제는 거기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는 건데, 그 15분이 걷기 싫다는 거. ㅋ

 

 

저녁으로 뭘 먹을지 고민을 좀 했다. 카레를 해먹을까 했지만 넣을 재료가 전혀 없어서 사러 가야 한다는 게 문제였고, 컵라면으로 때우자니 은근히 지겹다. 그리하야, 먹어 없앨 겸 명절 선물로 받은 스팸을 잘라서 볶았다. 가스 레인지의 화력이 어찌나 약한지, 같이 까넣은 계란조차 안 익는다. 한~ 참 지나서야 계란이 익어가는 소리가 난다. 잽싸게 햇반을 넣고 고추장에 케첩까지 넣고 적당히 휘저었다. 즉석 미소시루로 국을 만들까 하다가 역시나 짬처리 한다는 생각으로 마사미 님이 보내준 봉지 라면 하나를 끓였다. 아니, 끓인 게 아니라 그릇에 넣은 뒤 뜨거운 물 부어서 컵라면처럼 대충 익혔다. ㅋㅋㅋ

 

맛은... 뭐, 기대보다 형편 없었지만 못 먹을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배 고프다고 밥 달라는 사람한테 해줄 정도는 아니었다. 나 먹기에 충분하다는 얘기지.

 

 

나는 밥 먹자마자 곧바로 설거지하는 지독한 인간인지라, 호다닥 마치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건조기에 넣었다. 어제 침 흘린 베개 커버 빨아야지. ㅋ

그리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잠시 빈둥거리고 있자니 벌써 20시가 다 되어 간다. 빨리 게임기를 켜지 않으면 오늘도 템 파밍은 물 건너 가는 거다. 21시가 되면 체력이 방전되어 만사 귀찮아질 게 분명하다. 지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다음 쉬는 날에는 방구석을 벗어나서 동네 마실을 좀 다녀야겠다. 출퇴근 하면서 대충 보긴 했지만 걸으면서 보는 것과는 다르니까. 대충 가게 위치도 좀 봐두고 그래야지. 만날 지나다니면서 집 근처에 KFC 있는 것도 오늘 처음 봤다. ㅋㅋㅋ   이번 달은 동네 마실 다니고, 다음 달에는 체력 키우면서 박물관이나 역사 유적지 위주로 슬쩍 다녀와야겠다. 날 더워지기 전에 지리산 한 번 갔다 와야지.

 

그나저나, 일정 보니까 휴가 안 쓰면 축구 보러 못 다니겠더라. 쉬는 날이 없어서 영 피곤하다. 남들 쉴 때 쉴 수 있었던 근무가 그립다. 다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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