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취  미 』/『 영  화 』

컨뎀드 (The Condemned, 2007)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5. 3.
반응형

 

 

어렸을 때... 그러니까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초등학교 6학년 때... 난 WWF(지금은 World Wildlife Fund, 즉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에 밀려 WWE로 개명 당했(!)다)에 환장했었다. 헐크 호건과 얼티메이트 워리어로 대변되는 화려한 레슬링에 푹 빠져 있었다.


 

                        이랬던 단체 이름과 로고가...

 

얘네들 때문에 바뀌게 되었다. 오른 쪽은 패러디... -_ㅡ;;;

 

아, 지금 다시 봐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호~ 건~ ♡

 

 

중학교 들어가서도 애들이랑 나는 제이크 더 스네이크, 너는 달러맨, 이러고 놀았다. 장난 치다가 고××라는 친구 녀석을 대리석 바닥에 실제로 DDT 해버려서 커다란 혹을 만들기도 했고...

그러다가 WWF를 멀리 하게 된 건 이게 완벽하게 짜여진 쇼라는 걸 알게 되고 나서였다. 뭐, 그 전에도 '레슬링은 쇼다'라는 말을 전혀 듣지 못한 건 아니다. 다만, 이들의 연기가 워낙 뛰어났기에 '약간의 거짓이나 과장이 포함된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약간의 사실이 포함된 거짓이나 과장'이었다.

이후 비디오 가게에서 꼬박꼬박 빌려 보던 WWF 레슬링을 끊었(?)다. 그러다가... 군대 가서 WWE를 보게 되었다. 예전에 알던 애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 화려한 기술과 쇳가루 섞인 목소리는 여전했다. 이제는 짜고 치는 고스톱임을 알면서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에 큰 거부감 없이 봤다. 더구나 예전의 우상이었던 헐크 호건이나 숀 마이클이 여전히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근히 기뻐하기(까지...)도 했다. -ㅅ-

 

 

새로 등장한 녀석들 중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챔피언에 오른 녀석들이 꽤 되는데... 그 중 스톤 콜드라는 녀석이 있다. 본명은 스티브 오스틴인데... 이 녀석이 피니쉬 블로우인 스톤 콜드 스터너는 그야말로 최강이었다. 한 방이면 다들 널부러졌다. 꽤 인기를 끌더니 갑자기 사라졌는데... 영화 배우하고 있었다.

 

 

WWE 레슬러들의 영화 배우 전향이 그닥 새롭거나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얘네들을 스포츠 선수가 아니라 엔터테이너로 분류하고 있고, 실제로도 쇼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수도 없이 등장한다. 물론 프로 레슬러로 데뷔해서 영화 쪽으로 건너 간 뒤 대박 친 녀석이 없긴 하지만...  아무튼 얼마 전에 글 쓴 바 있는 『 윗치 마운틴 』에서 주인공 잭 브루노로 나온 드뤠인 존슨도 '러 롹'으로 불리우며 WWE에서 챔피언 먹었던 프로 레슬러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 영화는 WWE 챔피언 출신의 스톤 콜드, 아니 스티브 오스틴이 주연한 영화다. 엄청난 덩치와 우락부락한 근육에 어울리는 스토리로 전개되는 액션 영화다.

돈 많은 방송 제작자 이완 맥스타리가 리얼리티 쇼를 기획한다. 사형수 열 명을 무인도에 풀어 놓고, 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게 한 뒤 살아 남은 최후의 한 명에게 자유를 준다는 거다. 당연히 합법적으로는 진행될 수 없는 일이기에 이들은 외진 무인도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유료 결제한 회원에게만 공개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들의 싸움과 죽음을 중계한다.

엄청난 접속자가 몰리고... 돈 많이 번다고 신나하는 것도 잠시... 미국의 배신으로 외국 감옥에 갖혀 있다가 끌려와서 결국 최후의 1인이 된 주인공 잭 콘라드가 방송을 담당하는 시설로 난입한다. 혼자 살겠다고 동료 직원들 버리고 헬기 타고 도망 가던 이완 맥스타리는 헬기째로 폭발, 뒈진다. 그리고 잭 콘라드는 미국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았다. 끝. -ㅅ-


 

보다시피 별 거 없다. WWE 챔피언 출신의 스티브 오스틴을 띄워주기 위한 액션 영화다. 그렇다고 액션이 화려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철저한 미국식 액션이다. 우람한 팔로 목 감아 질식시켜 죽이고... 칼 휘두르고, 총으로 갈겨 대고...

뻔한 스토리에, 고만고만한 특수 효과 때문인지 미국 현지에서도 흥행에 실패하고, 평론도 엉망이었다고 한다.

 

 

어차피 시간 죽이라고 만들어진 영화인데, 보면서 시간 보내기에는 좋다. 큰 재미를 기대하지 않고 본다면 그냥저냥 볼만 하다.

 

팔, 다리 다 묶여 졸지에 무인도에 버려지게 생긴 사형수들. 왼 쪽 두 번째와 오른 쪽 끝은 부부 사이다.


 

얘가 방송 기획, 제작한 이완 맥스타리. 아웃 포커싱 된 얍삽하게 생긴 애는 그냥 똘마니... -ㅅ-

 

 

                 폭발과 화염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변태 성욕자. 농담!!! -_ㅡ;;;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 ㅋㅋㅋ 스톤 콜드 스터너 날리기 전에 상대를 쳐다보는 눈빛이 저랬다.

 

 

중국인으로 나왔는지 일본인으로 나왔는지 기억나지 않는 무술 잘하는 동양인. 결국 나쁜 놈 똘마니...

 

 

사람은 생긴 걸로 판단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 녀석. 누가 봐도 '나 악당이오~'라고 생각할 만 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역시 WWE 챔피언이었던 '더 롹'이 주인공을 맡은 디즈니 가족 영화 『 윗치 마운틴 』과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이 쪽이 낫다.

아, 그렇다고 이 영화가 좋다는 건 아니고... 그나마 이 쪽이 낫다는 거다. -ㅅ-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