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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작은 연못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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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과 스텝의 희생에 가까운 노력으로 탄생한 영화.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런 영화는 꼭 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대사의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쉬쉬하고, 내 일 아니라고 나 몰라라하는 일이었기에... 이렇게 영화로 알려지는 거,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별 볼 일 없다.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이어지다가... 미군 지프에 탄 일본 놈이 일본어로 피난 가라고 떠들어댄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 뒤의 산으로 피난을 가지만, 이내 미군이 다시 찾아와 여기는 빨갱이 소굴이니 냉큼 다른 곳으로 피난 가라고 등을 떠민다.

결국 마을을 버리고 남으로 내려가던 주민들은 마을 부근 쌍굴에서 미군의 일방적인 폭격과 사격으로 수 백 명이 죽고 만다.

살아 남은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온다. 이게 끝이다.

꽤 알려진 이야기이기에 특별할 것도 없고, 뭔가 반전을 줄만한 것도 없으며, 스토리는 사실 그대로... 역사 그대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담담하게... 그냥 아무런 감정 개입없이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에 충실하려 한다.

문제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태도이겠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아직도 천안함은 북한이 가라앉힌 것이니 당장이라도 보복해야 한다고 짖어대는 개새끼들이 이 나라에 수두룩하다. 쯧쯧쯧...

국사 안 가르치 학교가 널렸다. 그래서 노근리 사건에 대해 모를지도 모른다. 혹시나 싶어 링크 건다.

네이버 사전 → http://100.naver.com/100.nhn?docid=734570
위키 피디아 → http://ko.wikipedia.org/wiki/노근리

 

 

 

영화는 일산 CGV에서 봤다. 예전에 『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 』 보러 혼자 간 그 극장이다. 이번에도 조조로 볼까 하다가 못 일어날 거 같아서 10시 55분 걸로 예매했다.

09시 30분에 출발했는데... 예전에 갈 때에는 분명히 외곽 순환 도로 타고 쭈욱~ 가서 바로 고양 들어간 것 같은데... 중간에 빠지라고 안내한다. 차도 막히겠다, 가라는대로 가보자! 하고 김포공항 쪽으로 빠졌는데... 그게 실수였다.

신촌 거쳐서 고양으로 가는데, 중간에 차도 많이 막히고... 신호도 많고... 평일 낮에 왜 그리 막히는 건지... ㅠ_ㅠ

결국 가는 도중에 전화로 예매 취소했다. 그리고 극장 도착해서 차 세우고는 다시 컴퓨터로 예매하고, 자동화 기기로 표 발권 받았다.

12시 50분 영화였는데, 한 시간도 넘게 남았기에 어슬렁거리다가 오락실 발견하고 그리로 갔다. 사람이 없어서 좋다. ㅋㅋㅋ

총 쏘고... 게임도 하고... 사람이 참 간사한 게... 200원에 한 판이라고 하면 예전에 100원에 한 판이던 거 생각나서 아깝다 싶은데... 500원에 두 판이라니까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든다. 상술이겠지? -ㅅ-

아무튼... 오락실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혼자 이것저것 하다가 나왔다. CGV 포인트가 6,000 몇 점 있는데 이번 달 말에 2,000 몇 점이 날아간다고 해서... 4,000점 주고 팝콘(中) 샀다. 

극장에 들어간 게 12시 40분 넘어서였는데, 극장 안에 나 밖에 없다. 전세 낸 기분!!! ㅋㅋㅋ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 들어오는데... 커플 한 팀, 여자끼리 한 팀, 여자 혼자 한 명,... 인터넷으로 예매할 때 나까지 다섯 명이었는데... 실제 극장에는 여섯 명 들어왔다. 후아~ -ㅁ-

이거... 이러면 안 되는데... 평일 낮이라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좀 들어와야 될텐데... 안타깝더라.

아무튼... 맨 뒷 열 정중앙에 앉아서 느긋하게 기대어 영화 봤다. 영화 끝나기 1~2분 전에 여자끼리 온 팀이 먼저 나갔고... 엔딩 크래딧 올라갈 때 여자 한 명, 커플 한 팀이 빠져 나갔다.

난 조용히 올라가는 크래딧 보며 여운을 좀 느끼다가... 마지막으로 나왔다.

밖에 나오니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가 비를 끌고 다니는 모양이다. 아무튼... 올 때에는 저번에 왔던 길 그대로 왔다. 중간에 고속도로 타서 금방 왔다.

송강호는 초반에 나와서 금방 알아 봤고... 강신일을 비롯해 얼굴은 아는데 이름 모르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니까 반갑더라. 쌍굴에서 백강호(향숙이~) 나와서 그것도 반가웠고...

박광정을 스크린 통해서 보니 짠~ 하더라. 얼마 나오지도 않던데... 마지막에 자막으로 한 마디 하더라. 박광정이 나오는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꽤 많은 배우들이 나왔다는데... 난 거의 못 찾았다. 나중에... DVD 나오면... 솔직히 사서 보기는 조금 아깝고... 빌려서라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민간인에게 무턱대고 폭탄 던지고, 총 쏴대는 미군으로 태어났을 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안전한 곳에서 이래라~ 저래라~ 지시만 내리는 높으신 나리가 되었을 리도 없고...

틀림없이 쌍굴 다리에서 총 맞고 처절하게 죽어갔을 평범한 사람이었을텐데... 어쩌면 전생의 내 이야기였을런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 뿐이다.

오래 기억해서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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