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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3월 05일 토요일 흐림 (같이 일하는 개자식을 죽여버리고 싶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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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이 흔하지 않은 편인데, 같이 일하는 7H AH 77I 가 하필 나와 같은 성이다. 물론 그 AH 77I 는 쉽게 보기 힘든 성 중 그나마 보기 쉬운 편에 속하는 파(?)이고, 나는 레어 오브 레어. 아무튼, 굳이 본이니 파니 따지지 않고, 한자 따지지 않는다면 그저 같은 성이다.

 

40년 넘게 살았더니 대충 생긴 거 보고 사람 파악하는 스킬이 생겼는데 첫 인상부터가 맘에 안 들더라고. '인상은 과학'이라는 말을 떠올린 건 3일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교육 받는 중에 코 골면서 자더라. 하도 쥐어짜서 Ojic Jukdorok Teojinda 줄임 말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힘든 게 우리 업무 기본 교육인데,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교육 중에 코까지 골면서 자는 게 말이 되냐고.

게다가 저 AH 77I 는 계약직에서 정규직이 된 케이스인데 내가 옆에서 빤~ 히 듣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약직 동료들에게 정규직은 다 ㅄ입네, 말 안 들어도 되네, 자기는 이 조직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입네, 온갖 개소리를 다 지껄인다. 하는 짓도 같잖은데 나랑 다른 동료가 이야기하면 끼어들기는 또 오질라게 잘 끼어든다. 맘 같아서는 주둥이 좀 닥치라고, 끼어들지 말라고 질알하고 싶은데 나이 먹으니 될 수 있으면 좋게 좋게 지내자는 생각이 커진터라 참을 인자를 수도 없이 써가며 꾹꾹 참았다.

 

같이 근무할 때마다 어찌나 똥을 싸질러대는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보통 그렇게 하면 미안해서라도 닥치고 있으면서 일을 배우는 시늉이라도 할텐데, 이 AH 77I 는 자기가 ㅄ이라 그런 실수를 했나 보다라며 자학하다가 이내 담배 피우러 사라진다. 하...

정말 싫어하는 게 월급 도둑놈이고, 그 다음 싫어하는 게 개뿔도 모르면서 주둥이 터는 놈인데, 저 AH 77I 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춘 하이퍼 퀑!

 

목구멍까지 욱! 하고 치솟아 오른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때마다 참고, 또 참고. 집에 와서 참기를 잘했다며 스스로를 다독거리고. 하지만 오늘 결국 폭발했다. 아침부터 말 같잖은 소리만 골라해서 사람 속을 뒤집어 놓더라니, 자리 비우고 싸돌아다니더라니, 오후에 코를 골며 잔다. 오전에 계약직 직원이 목을 꺾어가며 자기에 자지 말라고 깨우는 걸 봐놓고 저런다.

정규직이라는 AH 77I 가 저러고 있으니 계약직 애들한테 일 똑바로 하라고 잔소리 할 수가 있겠냐고! ㅽ

화장실에 다녀와서 앞에 떠억~ 하니 섰는데 인기척도 못 느낄 정도로 자고 있더라. 내가 만만하냐고,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니까 같잖냐고 했더니 화들짝 놀라 급하게 일하는 척 하는데 잠이 덜 깨서 어리버리한 게 한 눈에 보인다. 어지간히 해야 못본 척 하고 넘어가지, 코까지 골며 자빠져 자면 내가 애들한테 뭐라 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더라. 여차 하면 복도로 끌고 나가서 큰 소리 낼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죄송하다고 하니 어쩌겠어. 그냥 넘어가야지. 하지만 화가 풀리지 않았다.

 

퇴근할 때 오늘 죄송했다고 한 마디 하는데, 그동안 일 저지르고 해도 아무 말 안 해서 만만하게 봤다가 아차! 싶었을 거다. 하지만 사람이 바뀔 거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다. 그럴만한 인간도 아니고, 아예 싹이 안 보인다. 내가 볼 때에는 조만간 한 번 더 질알할 것 같다. 그리고 근무조 조정에 들어가겠지. 저 따위 인간이 월급 받아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아깝다. 진짜... 당장 내쳐야 할 AH 77I 인데, 우리 조직은 인사가 거지 발싸개 같으니 그러지도 못하지. 쯧.

 

 

퇴근하고 와서 사전 투표하려고 했는데 18시까지더라. 그냥 투표일이 하기로 했다. 냉장고에 있던 순두부, 버섯, 만두 넣고 적당히 익은 김치를 넣어 끓였다. 아무래도 맛이 안 날 것 같아 지난 번에 남겨둔 어묵탕 스프를 넣었더니 제법 먹을만 하더라. 의도하지 않았지만 김치 전골이 되었다.

배가 불러서 한 번에 다 먹지 못하고 ⅔만 먹은 뒤 남겨놨다가 배가 좀 꺼진 뒤 나머지를 먹었다. 19시부터는 축구를 봤고.

 

검색해보니 집 근처 다이소가 22시까지 영업한다기에 점퍼만 챙겨 입고 쫄랑쫄랑 나가서 가짜 꽃 화분을 몇 개 사들고 왔다. 내일 아버지 묘에 장식할 것들이다. 그동안은 조화를 사들고 가서 꽂았는데 보통 3~4만 원 정도 들더라고. 그런 걸 사는 것보다 다이소에서 1,000원/2,000원 하는 작은 화분 놓는 게 낫더라.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역시나 아버지 묘에 둘 콜라와 과자 몇 개 사들고 왔다. 여기서 두 시간 반 걸린다고 나오는데 정속 주행할 거니까 딱 그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점심 무렵에 도착해서 대충 정리하고, 절이나 올리고, 바로 고모한테 갈까 한다. 사실 오늘 퇴근할 때까지도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녀오면 PCR 검사도 해야 하고 그래야 해서. 하지만 선풍기도 가져 와야 하고, 아무래도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다. 고모도 많이 기다리실 게 분명하고.

 

고모가 해주시는 밥은 별로 먹고 싶지 않지만 자꾸 먹이려 하시니 한 끼 정도만 먹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서 돌아와야지. 오는 길에 바로 병원으로 가서 PCR 검사 받아야 한다. 보건소는 미어 터진다.

모레 돌아와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게임하면서 빈둥거리고. 그 다음 날은 여권 찾아오고, 세차하고. 그러면 3일 휴가가 끝날 것 같다. 4월에는 20일 넘어서나 휴가를 쓸 수 있을 듯 하니 당분간은 부지런히 회사만 왔다갔다 해야 할 듯. 여기 오니까 길게 못 쉬어서 아쉽다.

 

아무튼. 오늘은 일찍 자... 야지라고 쓰려 했는데 벌써 22시. 내일 여섯 시간 넘게 운전해야 하는데...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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