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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3월 08일 화요일 맑음 (새 여권/오늘도 방콕)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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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세 시 조금 넘어 깼다. 한 시간 정도 태블릿을 붙잡고 시간을 보냈다.

네일베 메인에 뜨는 상품에 일종의 유행 같은 게 있다. 얼마 전에는 접었다, 폈다 하는 저주파 목 마사지 기계가 인기였다. 한 브랜드에서 제품을 내놓고 인기를 얻으니까 이 회사, 저 회사에서 똑~ 같이 생긴 제품이 부지런히 나오더라. 평소 셀프 뒷목 마사지를 자주 하고 있기에 살까 말까 굉장히 고민했더랬다. 사고 나면 거의 안 쓸 것 같아 안 샀고 지금은 참 훌륭한 결정이었다 생각한다.
지난 해 여름에는 콘센트에 꽂기만 하면 모기가 싫어하는 주파수를 쏴서 모기를 물리쳐준다는 제품이 인기였다. 분명 A 회사에서 나온 걸로 봤는데 며칠이 지나니 B 회사 제품이 광고에 걸리더라. 이 제품, 아~ 무 효과 없는 걸로 밝혀졌지.

최근에는 다량의 옷이나 이불을 진공 청소기 없이 압축 보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지퍼 백이 인기다. 이게 좀 잘 나간다 싶었는지 역시나 베껴 만드는 회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저질 제품이 시장에 나돌기 시작하면 제품에 대한 악평이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오리지널은 다르다며 인기를 얻던가, 같이 안 팔려서 가격을 더 낮출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는 거다. 아무튼, 필요하긴 한데 당장 급한 게 아니니 조금 더 기다려볼까 싶다.

 

여행을 자주 다니긴 하는데 제품 광고에 나온 것처럼 많은 옷을 주렁주렁 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리고 저렇게 하려면 옷걸이도 같이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래야 숙소에 들어가면 옷을 빼서 걸어놓지. 하지만 혼자 쓰는 숙소보다는 게스트 하우스 이용 빈도가 높은 내 여행 스타일 상 크게 도움은 안 될 게다. 다만, 이사 다닐 때 좋겠다 싶긴 하니까 좀 더 싸지면 하나 정도는 장만해야겠다 싶기는 하다.

 

 

빈둥거리다보니 네 시가 넘었고, 다섯 시에 토트넘 경기가 있다고 해서 버티다가 보고 잤다. 손흥민... 진짜 대단한 선수다. 손흥민 선수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아버지인 손웅정 씨가 한 마디 했더니 스포츠×선이 득달같이 덤벼들어 깠던 적이 있는데 그 때 그 기사를 깐 적이 있다. 그게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잘 되고 잘 되서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으니, 정말 대단하다.

 

 

사두었던 우동을 끓여 요기를 하고 나니 열 시가 넘었다. 하는 일도 없는데 뭔 시간이 이렇게 금방 가냐. 😑   게임이나 할까 했는데 여권 찾아가라는 문자가 왔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새 여권 받는 날이다.

휴가 기간 내내 방구석에서 씻지도 않고 있었는데 오늘은 좀 씻어야겠다. 대충 샤워하고 여권 찾으러 나갔다 와야지. 자전거 타고 후딱 갔다 와야겠다. 다녀와서는 게임이나 하면서 빈둥거리고. 내일은 투표하고 돈 벌러 가면 되겠다.

 


 

자전거를 타고 시청에 가서 여권을 찾아왔다. 신형 여권은 좀 덜 촌스럽고 뭔가 신기하다. 1년에 한 번 이상은 입국 도장을 찍어야 할텐데 이 염병할 코로나는 언제쯤 끝이 날런지. 날마다 확진자가 20만 명이 넘는데, 감기처럼 일반 질환이 된다 해도 우리 조직은 당장 해외 여행을 풀어줄 리 만무하지. 내년 전반기에는 나갈 수 있을까?

 

요즘 들어 부쩍 일본에서의 생활이 그리워진다. 살았던 집의 컨디션은 지금이 낫다. 일본 집이 지금보다 좋았던 건 욕조가 있었다는 것 정도? 그 욕조는 키 170㎝이 안 되는 내가 쪼그려 앉아야 하는 수준이었지만 뜨거운 물을 받아 입욕제를 던져 넣은 뒤 거기서 반신욕하는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그거 빼고는 지금이 낫다. 보일러를 켜면 방바닥이 뜨~ 끈뜨끈해지는 것도 그렇고, 차가 있어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그렇고.

그런데도 일본에서 보냈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ㅇㅇ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료에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더라. 내가 여기로 옮겨 오면서 예상했던 일들이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팀장은 여전히 민폐 짓만 하는 중이고, 대장 놀이에 푹 빠진 고참은 오지랖 넓게 설쳐댄단다. 찌질이 ㅺ와 모지리 ㅺ는 내가 없어져서 살판 났다. 눈치 안 보고 미친 듯 설쳐댄단다. 그렇게 될 거라고 예상한 일들이다.

업무적으로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 같은 건 없었으니까, 내가 없다고 뭔가 아쉬울 거라는 생각은 안 했지만 그래도 빈 자리가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과연 그런 생각을 할까? 아무튼,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일 못 하는 머저리들이 힘들어야 하는데 일 잘 하는 사람들이 고생이다.

 

 

3일의 휴가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4월에는 20일이 지나서야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뭐, 일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멍청한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만 안 받으면 되는데 말이지.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투표하러 가야겠다 싶은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 출근하면 그 시각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아, 공휴일이지.' 하고 살짝 놀랐다. 평범한 근무와 멀어진 삶에 시나브로 익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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