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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3월 13일 일요일 비옴 (도서관/이 동네에서 비오는 날은 처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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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반에 토트넘과 맨유의 경기가 있다기에 일찌감치 자고 중간에 일어나서 축구를 보려 했다. 그런데 빈둥거리다가 자정이 다 되서야 잠이 들었다. 뭐, 안 자고 게임한 덕분에 안다리엘 잡으러 갔다가 로 룬 줍긴 했지만. ㅋㅋㅋ

아무튼. 생각보다 늦게 잠이 들었는데 희한하게 두 시에 눈이 떠지더라.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밀어 올리며 잠을 쫓아낸 뒤 태블릿으로 축구를 봤다. 손흥민이 한 골 넣어주길 바랐는데 어찌나 미끄러지던지... 아니나다를까, 혹평을 들으며 형편없는 평점을 받았더라. 다친 게 아니라면 좋겠는데 말이지.

 

오늘은 옆 집에서 새벽에 떠들지 않는, 드물디 드문 날이었다. 이럴 때 잘 자야 하는데 축구 보고 나니 네 시가 넘었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설쳤다.

 

 

여덟 시에 다시 눈을 떴고, 블라인드를 말아 올린 뒤 비가 오는지 확인했다. 일기 예보에서는 아홉 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아직 어둡기만 할 뿐 곧 쏟아질 것 같지는 않더라.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기에 비가 쏟아지기 전에 나가기로 했다.

 

세수도 안 하고 눈꼽만 뗀 채 대충 걸쳐 입고 티맵을 켠 뒤 자전거에 올랐다. 다음 달이 보험 갱신인데 1, 2점이 부족해서 할인 혜택이 줄어들기에 '자전거를 타고 가면 점수 올리기가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거지. ㅋㅋㅋ

도서관은 5㎞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원래 이사를 가서 어느 정도 짐 정리를 끝내고 대충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도서관부터 알아봤다. 책 빌리는 일도 자주 있고 공부하러 다니기도 하니까. 여기 와서는 당연히 ○○ 도서관을 검색했는데 10㎞가 넘는데다 가는 길도 그닥 좋지 않더라. 막상 가보니 책도 그닥 많지 않았고. 그런데 자전거로 가고도 남을 거리에, 행정 구역상 다른 도시지만 도서관이 있다. 물론 옆 도시에 사는 사람도 회원 가입이 가능하고.

 

자전거를 세워두고 안으로 들어가 회원 가입하러 왔다고 하니 신분증을 달라고 한다. 건네주고 나서 기다리는 동안 이리저리 둘러봤다. 천장이 엄~ 청 높더라.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일부의 공간은 막혀 있지 않아서 1층에서 볼 때 천장이 굉장히 높아 보이는, 내가 바라는 건물의 형태였다. 게다가 내부도 깔끔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직원 분이 가족 연락처를 물어보기에 가족이 없다고 했더니 당황한다. 😑   세상에 나 혼자인데. 타 도시에 사는 분도 되냐니까 그럼 그냥 다른 연락처를 하나 달라고 한다. 그래서 골드 번호를 찍어줬다.

바로 대출증이 나왔다. 사진이 안 붙어 있어서 다행이다 싶더라. ○○ 도서관은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그대로 스캔해서 대출증에 박아 놓는 바람에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렸는데 말이지.

 

만든 대출증을 이용해서 바로 책을 빌렸다. 확실히 ○○ 도서관보다 책이 많다. 엄청 옛날 판이긴 하지만 『 대망 』도 온전히 갖춰져 있고 『 십이국기 』도 있더라. 일단 세 권만 빌렸다. 한 번에 열 권까지 빌릴 수 있는 건 참 좋지만 대여 기간 연장이 안 된다는 건 단점이다. 도서관은 확실히 ㅇㅇ이 짱인 듯.

 

 

돌아올 때에도 티맵을 켰다. 도서관에 갈 때 달린 게 점수에 반영되었는지 봤는데 거리가 짧아서 그런가 반영이 안 됐더라. 일단 집으로 가는 길도 티맵에 설정을 한 뒤 출발.

 

 

아파트 앞에 설치된 방음벽인데 바람이 부니까 촤라라락~ 하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얇은 금속 조각을 위쪽만 고정해놔서 바람 불면 아래가 흔들리게 만들어놨더라. 단순할 수 있는 방음벽을 저렇게 꾸며놓아 무척이나 예뻐 보였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참 대단하다.

 

 

도서관에 갈 때에는 못 봤는데 집으로 돌아가다가 봤다. 0.7% 때문에 땅을 칠 사람들이 숫하게 쏟아져 나올 거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다물어야지. ㅽ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아 의아했는데 이미 팔린 집이었던 모양이다. 철거하고 있더라. ○○ 고모 댁 생각도 나고, 나중에 나이 먹으면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아무 관계 없는 집인데도 아쉽고 그렇더라.

 

 

자기 전에 집더하기에서 십만 원 넘게 질렀다. 죄다 먹을 것들. 한동안 잠잠했는데 또 질러놓고 쌓아놓는 병이 도지려 한다. 인터넷으로 자꾸 뭔가를 사려 해서 큰 일이다. 딱 떨어지면, 필요하면 그 때 사도 길어야 이틀이면 충분한데 당장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자꾸 집 안 어딘가에 모셔 놓으려 한다. 이러면 안 된다, 안 된다, 중얼거리면서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논슬립 패드는 질렀다. 지금까지는 회사 앞에 차를 세운 뒤 뒤쪽은 A4 용지로 가리고, 앞쪽은 서리 방지 커버를 씌우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어제 사무용품 카탈로그를 보다가 마우스 패드를 보자마자 '이걸로 가리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가 잠시 후 논슬립 패드가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격도 싸거니와 접착력이 좋아서 바람 불어도 걱정이 없고 잘 안 붙으면 씻어 쓸 수 있으니까.
자동차 회사 로고 들어갔다는 이유로 비싸게 파는 게 있던데 그냥 아무 무늬도 없는 걸로 샀다. 다른 건 살 게 없나 보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논슬립 패드가 5,000원 정도 하기에 그것도 두 개 샀다. ㅋ

 

 

이 동네 이사온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오늘 내리는 비가 처음 보는 비다. 진짜 비 안 오는 동네다. 좀 좍좍 내릴 것이지 찔끔 내리다 마네. 저녁까지 온댔으니까 기대해봐야지. ㅋ

 

편의점에서 컵라면, 김밥 두 줄, 콜라 하나 샀더니 9,000원 가까이 나왔다. 물가가 진짜... 어이 없을 정도로 올랐다. 밥 먹고 나서 커피 마시며 빈둥거리다가, 사진에 적용할 액자 만들기 시작. 인내심을 갖고 제대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만사 귀찮아서 결국 또 대충 하고 끝냈다.

 

마저 빈둥거리다가 게임이나 해야지. 게임하다 보면 졸릴 거고, 그 때 찔끔 잔 뒤 마저 놀아야겠다. 아, 『 십이국기 』 애니메이션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던데 그거 보면서 시간을 까먹을까 싶다. 남들은 일주일 격리도 답답하다는데, 나는 한 달이 아니라 1년 격리하라고 해도 인터넷만 되고 먹을 것만 충분하면 신나게 살 것 같다. 예전에는 밖으로 참 잘 싸돌아다녔는데. 나이 먹고 히키코모리化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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