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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5월 27일 금요일 맑음 (은행/동전 빨래방)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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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계획은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갔다가 동전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은행에 다녀오는 거였다. 하지만 늦게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데 실패했다.

 

무거운 몸은 좀처럼 침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라면 먹겠답시고 물을 끓인 게 열 시. 라면 두 개에 어묵까지 넣어서 먹고 나니 배가 빵빵~ 하다. 동전 빨래방에 가서 토퍼와 러그를 빨아야겠다 싶은데 가지고 있는 현금은 달랑 만 원. 일단 은행에 가서 돈 좀 찾아와야겠다. 그 전에 지방 선거 사전 투표부터 해야지.

근처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한다기에 대충 주워입고 밖으로 나갔다. 바람이 말도 못하게 분다. 투표소에 들어가니 투표 용지가 한 뭉텅이. 국민의 암덩어리 AH 77I 들은 결코 찍고 싶지 않은데 달리 찍을 사람이 없다. 파란 것들도 고만고만한 것들이라 딱히 지지하고 싶지 않고. 적당히 투표를 하고 나오니 자전거가 쓰러져 있었다. 무시무시한 바람이다.

이 동네에 온 지 4개월이 됐는데 초등학교 쪽은 처음 가봤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자전거로 불과 1분 정도 갔을 뿐인데 완전히 시골이더라. 풍경이 달라져버린다. 이 쪽으로 산책 와도 되겠다고, 여기를 뛰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를 타고 바로 은행으로 향했다. 5㎞ 가까이 떨어진 지점이 가장 가까운 줄 알았는데 2㎞가 채 안 되는 곳에 지점이 있더라. 은행 앞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세우고 자동화 기기를 통해 돈을 찾고 통장 정리를 했다. 새 통장을 발급 받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써서 다시 통장을 만들어야 했다. 도장을 준비했으니까 문제 없지. 번호표를 뽑자마자 내 차례. 평일 낮이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게 좋다. 새 통장을 만든 뒤 바로 나와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빨래방에 가봤는데 아무도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집에 들러 자전거를 세워두고 토퍼와 러그를 챙겨 빨래방으로 이동. 만 원을 고스란히 500원으로 바꿔 세탁기 하나에 토퍼를 넣고, 다른 하나에 러그를 넣은 뒤 빨래를 시작했다. 4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기에 가지고 간 노트북으로 웹툰을 봤다. 데스크 탑을 산 뒤 노트북에 있던 프로그램 중 안 쓰게 된 것들은 죄다 지웠는데 그 덕분인지 굉장히 빨라졌다. 몇 년은 더 쓸 수 있겠다.

러그는 무사히(?) 빨래를 마쳤는데 토퍼는 6분을 남기고 무게가 쏠려 탈수할 수 없다는 에러가 떴다. 문을 열고 이리저리 뒤집어서 다시 돌리니까 다행히 돌아가긴 하는데 남은 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 게다가 드럼이 쌩쌩 돌지 않고 도는 둥 마는 둥 한다. 러그는 이미 건조기에 옮겨서 말리고 있는 상태. 몇 번 더 탈수를 시도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그대로 꺼내 건조기에 넣었다. 러그는 40분 만에 건조가 잘 끝났지만 토퍼는 40분으로 어림도 없어서 20분을 더 돌렸다. 그 20분 사이에 집에 들러 러그 갖다 두고, 스타 벅스에 가서 이모티콘으로 커피를 사 마셨다. 몇 년 동안 생일 선물로 받은 스타 벅스 이모티콘을 여기 와서 차례차례 쓰게 된다.

빨래방으로 돌아가 대충 만져보니 얼추 다 마른 것 같아 집으로 가지고 왔다. 침대 위에 펼쳐 놨는데 손이 닿는 부분마다 색이 진해진다. 겉만 말랐지 내부의 솜은 전혀 마르지 않은 것이다. 결국 거실에 펼쳐놨다. 거실에 펼쳐놨던 러그는 그냥 접어서 한쪽 구석에 던져뒀다. 날이 더우니 맨 바닥이 나을 것 같아서.

 

오늘 간 빨래방은 앞으로 다시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일단 세탁기가 작아서 토퍼는 제대로 세탁이 안 된다. 탈수도 안 되고. 건조기 성능도 별로다. 거기에다 에어컨 사용하는 것도 돈을 내야 한다. 30분에 500원. ㅇㅇ 있을 때 차로 15분 정도를 가면 ㅇㅊ의 ㅊㄱ문화산업대학교 앞 빨래방에 갈 수 있었다. 거기는 세탁기나 건조기를 이용하면 에어컨이 자동으로 돌아갔고, 텔레비전도 있어서 무료한 시간도 그럭저럭 보낼 수 있었다. 세탁기와 건조기 사이즈가 커서 토퍼를 세탁하기에도 좋았고. 하지만 오늘 간 빨래방은 전반적으로 죄다 불만. 좀 더 나은 곳이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빨래를 마치고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켰다. 사진도 정리를 해야 하고, 엠피삼 파일들도 정리를 해야 한다. 할 일은 많은데 나중으로 미루고 싶은 일들 뿐이라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간다. 게다가, 엄~ 청 덥긴 하지만 날씨가 굉장히 좋다. 가까운 어디로라도 나가고 싶은 날씨다. 이 좋은 날씨에,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으니...

 

일단은 컴퓨터 리뷰 간단하게 써야 한다. 지금 16시 반이니까 리뷰 다 쓰면 18시가 되지 않을까? 해 지고 나서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운동하러 가야겠다. 왼쪽 오금이 아파서 운동을 며칠 쉬었는데 다시 시작해야겠다. 꾸준히 하면 분명히 빠진다. 방치해둔 AB 슬라이드도 좀 써먹어야겠다. 복근까지는 못 만들더라도 ㅂ 정도는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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