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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6월 04일 토요일 맑음 (이런저런 이야기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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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최고의 해결 방법은 일이 터진 지 한~ 참 지나서야 떠오를까?

 

호날(강)두와 비교되는 네이마르의 팬 서비스가 이슈지만 나는 정작 브라질 대표팀과의 평가전 때문에 엄청 화가 났다. 하필 경기가 있는 시간에 근무인지라 축구 보는 건 포기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는 계약직 직원들 일부가 일하다 말고 텔레비전 앞에 모여 축구를 보더라고.

저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불러서 뭐라 하고 싶었는데 같이 축구 보는 정직원들이 있어 차마 그러지 못했다. 무슨 낯짝으로 잔소리를 한단 말인가? '너희들도 보잖아?'라고 할 게 분명한데.

 

 

네일베 금요 웹툰 중에 『 거래 』라는 작품이 있다. 주요 등장 인물 중 한 사람인 재효의 아버지는 좋게 말하면 올곧은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답답한 사람이다. 옳다고 믿는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주저함이 없어서 회사 내부의 비리를 고발했다가 쫓겨나고, 음식 장사를 할 때에는 남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여 맘충에게 악플을 받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유도리'가 없는 사람인 거다. 누가 봐도 정의로운 사람이지만 이런 사람이 가족을 책임지게 되면 그 가족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도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걸로 그려지고.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새벽 두 시에, 다니는 차가 한 대도 없는 도로 위에서도 빨간 불이 켜지면 멈춘다. 그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도로 위에 나 말고 아무도 없다 해도 지키는 게 옳다고 믿는다. 그런 나를 답답해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이 답답하다. 왜 지켜야 할 것을 어기면서 저렇게 당당할까 싶은 거다.

 

 

근무 시간에 축구를 본다는 건 내 기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몰래 하는 도둑질이 아니라 대놓고 하는 도둑질인 거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걸 보고도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스러웠다. 하필 그 때 내 옆 자리에는 입사 6개월 밖에 안 된 계약직 직원이 자고 있었다. 의자 머리 받침에 머리를 대고.

다른 쪽으로 터져나갔어야 할 화가 그 계약직 직원에게 향했다. 자냐?! 자빠져 자?! 근무 시간에 자?! 근무 이 따위로 할 거야!!!

내가 이렇게 소리 지르고 열 올리는 걸 본 적이 없으니 당황했겠지. 죄송하다 사과하면서도 놀란 눈치였다. 내가 질알하는 걸 보고 쫄아서 슬그머니 자리로 돌아갈 줄 알았던 TV 시청 쓰레기들은 여전히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냐는 듯 계속 중계를 보고 있더라.

 

오늘 뜀박질하던 중 '그 때 가만히 텔레비전 앞으로 가서 전원 케이블을 뽑고 땅바닥에 집어 던져버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아니면 밖에서 커다란 돌을 들고 와서 미친 듯 내리 찍어 박살을 내버리거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들에게 상식적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저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왜 저렇게 하지 않았을까? 제기랄.

20대였다면 저렇게 하고도 남았을 거다. 나이 먹으면서 겁이 많아져서 자꾸 몸을 사리게 되어 이렇게 되어버린 게 아닐까?

 

근무 중에 중계 본답시고 텔레비전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꼬라지를 본 건 그제가 두 번째다. 동계 올림픽 때와 어제의 평가전. 이런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거라 본다. 그 때, 제대로 미쳐 날뛰어주마. '저 미친 놈...'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날뛰어주마.

 

 

회사에 막무가내로 고소를 해대는 여직원이 있다. 최고 직위자가 기운내라고 어깨를 툭툭 쳤다는 이유로 고소를 해서 모가지를 날려버렸고(무죄 판결 받았다.), 이삿짐을 날라주는 남자 직원이 여직원 숙소에 들어왔다며 고소를 해버리기도 했다. 한, 두 건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죄다 쉬쉬 하면서 피해 다닌다. 나는 같이 근무한 적이 없는데 ㅇㅇ에 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저 ×이 통화하다가 분에 못 이겨 전화기를 마구 내리치고는 나가버린 일이 있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더라. 그 때 깨달았다. 아... 이 조직은 크게 미쳐 날뛰면 아무 것도 못하는고나. 🤬

 

 

근무 중에 잔 건 분명 잘못이지만 소리 지르며 나무란 건 내 잘못이다. 오늘 근무 들어가서 만나면 사과할 생각이다.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텔레비전 보는 것들 때문에 몹시 화가 났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해야겠다.

 


 

어제는 개꿈을 꿨다. 오랜만에 ㄱㅇ이 녀석을 볼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내릴 때가 되니 문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연통 같은 곳으로 가더라. 그리고는 휙~ 빨려 들어갔다.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왜 이게 꿈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그러고보면 자각몽이라는 건 참 대단하다.

아무튼. ㄱㅇ이 녀석이 빨려들어가며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 때 매고 있던 가방 안의 노트북이 박살났다. 마침 나도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기에 움찔! 해서 기사에게 내려달라 말하려고 걸어가는데 아까의 그 연통에서 ㄱㅇ이 녀석이 되감기하듯 슈욱~ 하고 나와 노트북이 부서졌다며 항의를 하더라. 진짜, 개꿈 of 개꿈.

 

이틀 전에 질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근무 내내 분위기가 싸~ 했다. 적당히 하다 풀어야겠다 생각했는데 냉장고를 열었다고 또 짜증이 팍! 났다. 빈 물통이 냉장고 안에 들어 있더라. 하... ㅽ

공용으로 쓰는 물통이 두 개 있다. 출근하면 커피부터 한 잔 마시는데 그 때 물통에 물이 없거나 거의 다 떨어져 가면 정수기로 가서 물을 받아 온다. 경력이나 나이로 따지면 팀에서 두 번째인데, 그런 나도 그렇게 한다. 그런데 대체 어떤 개념없는 ㅺ가 물 다 처먹고 냉장고에 빈 통을 넣어놓는냐는 말이다.

점심 먹고 나서 쉰답시고 한 시간을 꽉 채우고, 근무 중간에도 쉬러 간다며 10분, 20분 자리 비우는 건 예사다. 심한 ㅺ는 두 시간에 한 번 꼴로 나가서 30분 가까이 놀다 온다. 난 점심도 안 먹고, 화장실 다녀오는 1~2분 정도를 제외하면 자리를 비우지도 않는다. 개념없는 것들 앞에 당당하고자 그렇게 일한다. 돈 받으면서 일하는 것들이, 받는 만큼도 못 하면 어쩌란 말인가. 당최 기본적인 개념 자체가 없다. 성인인데 저러고 있다. 하아...

 


 

뭔 동영상 세 편을 보고 소감문을 제출하란다. 동영상 내용을 보니 가관이다. 단체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란다. 하! 까고 앉았네. 하여튼 하는 짓 보면 21세기에 쌍팔년도를 살고 자빠졌다. 만날 괴뢰 놈들 욕하면서 하는 짓은 어찌나 똑같은지. 쯧.

 


 

최근 방문자가 평소의 다섯 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제는 1,400명, 어제는 1,500명을 넘었다. 이게 다~ 크롬 덕분이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하면 한자 키가 먹통이 되는 문제 때문에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뭐, 한동안 이러다가 다시 300명대로 뚝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구글 애드 센스라도 제대로 연동이 되었으면 돈이라도 됐을텐데, 뭐가 문제인지 연동도 안 되서 돈도 안 된다. ㅋ

 


 

고모 손전화 바꿔드린다고 자급제 폰을 샀다. 30만 원 넘더라. 케이스 산 가격이 3만 원 정도 되고. 홍삼 음료도 꼬박꼬박 드리고 있는데 한 상자에 5만 원이었던가? 아버지 돌아가신 뒤부터 보내드리고 있는데 그게 2017년부터라 해도 얼추 330만 원 돈이다. 건강 식품이랑 이것저것 해드린 게 있으니 아무리 짜게 잡아도 500만 원 정도는 고모를 위해 쓰지 않았을까?

따지고 보면 내가 고모한테 받은 게 얼마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추접스러운 거다. 어렸을 때 100원, 500원씩 받은 거, 과자 한 봉지씩 집어 먹은 거, 그런 게 고작이지만 그게 엄청나게 컸다. 부모의 불화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를 고모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그런데 들어간 돈 따져가며 이러고 있으니... 나란 인간, 참 간사하다.

 


 

여행기를 읽다 보면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유학 시절에 썼던 일기와 여행기를 책 형태로 엮어 다시 정리해볼까 싶다. 유학 다녀오자마자 깔끔하게 정리해서 어디 출판사에라도 갖다 줬음 좋았으련만,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버려서...

 


 

오늘 방역한다고 해서 주인 아줌마가 같이 올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 바퀴벌레 약 치는 아저씨만 왔는데 친절하신 분이라 다행이다. 의자 있으면 달라 하시기에 부랴부랴 의자를 준비하는데... 없어졌던 도서관 회원 카드가 저기서 나왔다. 잃어버린 줄 알고 다시 만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들어간 거지?

'물 한 잔 드릴까요?' 라고 했더니 바로 달라고 하신다. 3층까지 오시면서 물 한 잔 주는 사람 못 만난 건가? 하긴, 나도 멀뚱멀뚱 지켜보다가 뒤늦게 생각이 났으니...

주인 아줌마랑 같이 왔다면 에어컨 청소비 물어볼까 했는데, 결국 내 돈 주고 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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