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  행 』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 ⑤ 돈의문 박물관 마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6. 16.
728x90
반응형

 

 

 

원래의 목적지는 경교장이었다. 그런데 경교장 쪽으로 가다보니 왼쪽에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보이더라고. 눈에 보이는 곳부터 다녀오자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렸다.

 

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 고색창연한 맛은 없지만 깔끔하긴 하다.

 

일제에 의해 철저하게 망가져서 흔적조차 사라져버린 비운의 돈의문.

 

뭔가 거창하다 싶었는데 화장실로 사용되던 공간에 묻어둔, 소위 똥독이었다. ㅋㅋㅋ

 

 

깔끔한 펜션 같은 내부. 신발을 벗고 들어가 쉴 수도 있게 해놨다. 많이 걸었다면 들어가서 낮잠을 한숨 자도 좋을 것 같더라.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학생에게 신문을 돌리게 하고 그 댓가로 먹여주고 재워주면서 학교 보내줬단다. 그런 시절이 있었더랬지.

 

스코필드 박사의 서재를 재현해놓은 모습.

 

요즘은 1970년대, 1980년대를 재현해놓은 곳이 워낙 많으니까. 딱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극장으로 꾸민 공간의 소파는 진짜 옛날 극장에서 쓰였던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어떻게 구했을까?

 

지금은 멀티플렉스가 당연한 세상이 되었지만 내가 학생이던 시절에는 상영관 하나짜리 극장이 여기에 하나, 저기에 하나, 각자 존재하고 상영하는 영화도 제각각이었다. 입구에서 표를 사서 들어가면 빈 자리에 알아서 앉는 방식이었고, 영화가 끝나더라도 나가지 않고 버티면 다시 보는 것도 가능했다. 당연히 정확한 관객을 집계하는 게 어려웠더랬지. 실제로 중학생 때 성룡이 나온 영화를 보러 가면 두 번 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 쇼킹 아시아 』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엄청 늙어보이는 녀석도 입구에서 쫓겨났지만 나는 모두의 예상을 뚫고 당당히 들여보내져서 좋다고 봤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있었다. 내가 갔을 때에는 『 이상한 나라의 폴 』이 나오고 있었다. 보고 있는 분도 한 명 있었고.

 

크으~ 이거 기억하면, 타본 적이 있다면 레알 아저씨, 아줌마지. ㅋㅋㅋ

 

1층에 오락실, 2층에 만화방이라니. 저 당시 어른들에게 악의 온상 대접을 받았을 게 분명하다. ㅋ

 

입구에는 쪼그려 앉아 즐길 수 있는 게임기가 있고,

 

내부에는 제대로 된 게임기들이 있다.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안에서 시간을 좀 보낼까 했다. 혼자 계시던 아주머니가 가방을 보며 '참이슬'에서 나온 가방이냐고 관심을 보이시더라. 그렇다고 대답한 뒤 할만한 게임이 있나 봤는데 붙어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게임은 없더라고. 결국 게임은 하지 않고 만화방으로 올라갔다.

 

 

 

아마도 일본의 내쇼날社 제품을 수입해서 팔았거나 분해해서 따라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110V 전원을 쓰는, 진짜 골동품.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안 팔릴 제목이로세.

 

당시 만화책이 아니라 옛날 분위기 나게 다시 만든 것 같아 보였다.

 

버블 경제 시절, 돈과 시간이 남아돌자 오컬트가 대유행했던 일본. 우리나라에 고스란히 유입되었다.

 

도쿄의 코딱지만한 땅을 팔면 평생 빈둥거리고 살 수 있는 돈을 만질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거품이 잔뜩 낀 시기였더랬지. 돈과 시간이 넘쳐나니 사람들은 애먼 짓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오컬트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초능력이나 외계인 어쩌고 하는 이야기들이 이 때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고 그게 우리나라에 찔끔찔끔 들어와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꽤 인기였다.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의 명작 『 터치 』가 세월의 흔적과 함께 꽂혀 있었다.

 

중학생 때였나? 엄청나게 인기였다. 고등학생이 쌈박질하는 만화였는데 아이큐 점프 최고의 인기를 한참 동안 유지했더랬다.

 

『 아웃 복서 』도 꽤 오랜 기간 인기를 끌었다.

 

'넌 이미 죽어있다(お前はもう死んでいる。).'라는 명대사를 남긴, 폭력성 운운할 때마다 뉴스에 등장했던 작품.

 

이발소를 재현해놓은 곳. 딸린 살림 집도 제대로 꾸며놨다. 의자는 낡아서 망가진다고, 앉지 말라고 써 붙여놨더라.

 

오죽 알을 까댔으면... ㅋㅋㅋ

 

개다리 소반이며, 선풍기며, 전화기에 카세트며, 옛날에 쓰던 것들 생각이 절로 났다.

 

다방으로 가니 실제 수족관이 있더라. 잘 만들어놨네. ㅋ

 

다방의 DJ 부스에는 뜬금없이 『 드래곤 볼 』이...

 

카세트 테이프와 CD 등이 진열되어 있는 곳.

 

테이프로 고정해놓은 것들도 있었지만 나쁜 마음 먹으면 몇 개 집어갈 수도 있겠다 싶더라. 물론 CCTV가 있을테지만.

 

 

크으~ 쿨~

 

김동후의 '널 사랑하는 이유'는 드라마 O.S.T.로 사용되어 꽤 유명하다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저 노래 아는 사람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JYP?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가독성 하나는 최악이다. ㅋㅋㅋ

 

성진우의 '너의 얘기를'은 진짜 명곡이지.

 

지금의 어느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였던 영턱스 클럽.

 

 

구경을 하면서 맞은 편을 보니 식당이 보인다. 그러고보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았다. 배가 고팠다. 반대 쪽을 보니 1층에는 강남 면옥인가 하는 가게가 있었고 2층에는 육개장 파는 가게가 보이더라. 비가 제법 오고 있었기에 육개장을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밖으로 나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