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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을 뒤로 한 채 천천히 걸어 딜쿠샤로 향했다. 딱히 여행이랄 것도 없이, 그저 서울에서 하루 자고 와야겠다 생각한 뒤에 시간 보낼 궁리를 하다보니 여기저기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여행 가이드 북을 보면서 가보고 싶은 곳을 골랐는데 그 중 한 곳이 딜쿠샤였다.
입구에는 안내소가 있었고 거기에서 음성 안내기를 대여해주고 있었다. 원래는 사람이 직접 해설을 했던 것 같은데 코로나 때문에 음성 안내기로 바꾼 게 아닐까 싶다. 딜쿠샤 본관 안에도 사람이 한 명 있어서 신발을 벗고 가방도 내려놓고 오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외국인들이 살았던 집이니 신던 신발을 그대로 신고 가도 될 법 하지만 실내화로 갈아신으라고 하더라. 가방도 내려놓고 오라 했는데 아무래도 휙~ 휙~ 몸을 돌리다가 내부의 전시물이 망가질 우려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테일러 부부가 추방된 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을 이리저리 고쳐가며 쓴 모양이다. 그러다가 존재가 알려지게 되어 복원을 하게 되었는데 원형을 알 수 없는 부분은 억지로 복원하지 않고 최대한 흔적만 남겨놓는 식으로 처리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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