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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6월 20일 월요일 비옴 (실로 오랜만에 혼술)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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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가 넘었는데도 실내 온도가 30℃를 넘어간다. 선풍기로 버틸 수 없어 에어컨을 켰다. 우웅~ 하는 작동음과 동시에 찌린내가 확~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찌린내가 난다. 초록색 고깔 모자를 쓴, 투명한 날개를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요정들이, 내가 없는 사이에 에어컨에 우르르~ 붙어 서서 오줌이라도 싼 것 같다. 진짜, 기분 더러운 찌린내.

집을 보러 왔을 때의 꼬라지를 보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혼자 살았던 것 같은데 정말 꾸질꾸질하더라고.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도 참고 그냥 살았을 게 분명하다. 세탁기도 꾸질꾸질해 보여서 세탁기 전용 세제를 써서 돌렸더니 엄청나게 때가 나오더라고. 에어컨은 오죽하겠나 싶더라.

 

집 주인이 신경을 좀 썼음 좋겠는데 아예 방치하고 있는지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모두 상태가 엉망. 침대도 다리가 부러진 걸 바꿔주지 않아서 한 쪽이 푹 꺼진 상태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으로 시골 변두리 횟집을 내놨던데 그 쪽으로 이사갈까 고민했다. 시골 변두리라 주차 걱정 없고, 건물의 1, 2층을 다 쓰는 거라 지금보다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10배는 넓어진다. 진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금 사는 집은 이런저런 장단점이 있는 가운데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편이지만 관리비를 포함해서 43만 원이나 내는 게 너무 아깝다. 그 와중에 오피스텔 분양 광고가 자꾸 눈에 들어와서, 나는 여기에 아예 자리 잡고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오피스텔을 살까 싶었는데... 주식 시장이 무너지고 난리 of 난리. 삼성전자에 몰빵했는데, 버티면 된다고 하던데, 버티다가 죽을 판이다. 제기랄.

아무튼. 에어컨을 한 시간 정도 켜놓고 있다가 잠들기 전에 끄고 선풍기 바람으로 버티며 잤다. 보통은 문을 열어놓고 자는데 에어컨을 켜면서 닫았었거든. 아침에 일어나서 문을 여니까 시끄러운 물 소리가 난다. 변기에서 나는 소리임이 분명하다. 옆 집에서 나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뭔가 싶어 변기의 물 내리는 버튼을 눌렀더니 뭔가 걸리는 듯 하더니 물이 차기 시작한다. 아... 알겠다. 변기에 넣어둔 세정제가 굴러 다니다가 막는 부분을 건드려 물이 계속 흘렀던 거다. 밤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흘렀던 모양이다.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쳤다.

 

 

코로나 때문에 격리되어 출근하지 않았던 비정규직 직원들이 오랜만에 출근하는 첫 날.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워서 이런저런  대화로 시간을 보냈다.

사무실에서는 밥 먹지 말고 운동하러 가자고 다짐, 또 다짐했는데 역시나 사무실에서 앉아 하는 생각일 뿐, 집에 오는 순간 즉석 밥 두 개 돌려 참치 캔 두 개 까서 비벼 먹었다.

 

배를 채운 뒤 재활용 쓰레기 버리고, 차에 가서 블랙 박스의 메모리 카드를 뽑아왔다. 아침에 출근할 때 갑자기 끼어든 녀석이 깜빡이를 안 켜고 두 번이나 차선을 바꾸고, 좌회전 하면서도 깜빡이를 아예 안 넣더라고. 상품권 배송 시켰다. 세금 더 내라, ×× ××야.

차에 다시 SD 카드를 갖다 둔 뒤 근처에서 드론을 날려볼까 하다가, 비행 허가 신청한 게 어떻게 됐나 싶어 확인해봤다. 결과를 전문 용어로 말하자면, 뺀찌 먹었다. 이 동네를 포함해서 근처 사방팔방이 전~ 부 관제권이다. 비행 안전을 위한 관제 권역이라는 거다. 검색해봤더니 관제권에서는 어지간해서는 드론 비행 허가가 나지 않는단다. 제... 기... 랄... 나는 왜 150만 원이나 들여서 드론을 산 것인가.

결국 근처의 안전 구역으로 비행 허가 신청을 다시 했다. 대용량 배터리 오면 250g 넘어가니까 미리 허가 신청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 있는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250g이 안 되니까 내일 오전에 가지고 나가서 잠깐이라도 띄워보고 와야겠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 이해는 되는데 이래저래 번거롭네. 땅덩어리가 좁은 나라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맥주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져서, 오늘은 마시자고 마음 먹었다. CU에서 파는 오징어 안주를 사려고 일부러 CU 편의점에 갔는데, 찾는 안주가 없다. 이... 씨...

맥주만 사려다가 오랜만에 고드름이 보여서 같이 사들고 왔다. GS25에 들러 안주로 먹으려고 팝콘 사고. 오랜만에 집에서 맥주 마셨다. 오늘 마셨으니 내일은 좀 더 빡쌔게 운동해야지. 오전에 드론 날리고 와서 오후에 에어컨 청소 서비스 받고, 저녁에 운동해야지. 원래는 지리산 가려고 했는데 에어컨 청소 덕분에 다 틀어졌네.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놓고 있었는데 거실 나갔더니 젖은 노면을 달리는 차 소리가 난다. 응? 창 밖을 보니 비가 왔나보다. 바닥이 젖어 있다. 냉큼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비가 그쳤다. 빗소리는 안 나고, 덥다. 젠장.

 

 

27일이면 벤츠 이벤트에 당첨되어 등록한 '밀리의 서재' 1년 이용권이 끝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고 있는데 종료되기 전에 다 봐야 한다. 거기에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도 다 읽어야 한다. 원래는 오늘 카페에 가서 책 읽으려 했는데 결국 흐지부지 됐네. 내일 오후에는 에어컨 켜놓고 책이나 읽을까 싶다.

 

간만에 집에서 혼술하니까 좋고만. 뭐, 마실 때에는 마셔야지. 운동을 그만큼 더 열심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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