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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7월 08일 금요일 비옴 (영화 두 편/아베 사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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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까지 에어컨을 켜고 있다가, 잠들기 전에 껐다. 방이 제법 시원해졌으니까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잘 수 있다. 하지만 새벽에 깨면 열기가 느껴진다. 내 몸에서 나온 열이 방을 제법 덥혀놨다. 너무 덥다. 하지만 전기 요금도 올랐다 하고, 에어컨을 마구 켜는 게 겁날 수밖에 없다.

인버터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게 오히려 전기 요금 덜 나온다고 해서 확인해봤다. 방에 달려 있는 건 인버터 에어컨이 아니다. 정속형이다. 먹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전기를 계속 처먹으면서 돌아가는 녀석이라는 거다. 하아...

 

영화 두 편을 내리 예약해놨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호스가 빠져 버렸다. 아예 망가져서 고치는 게 불가능한 상황. 대충 씻는 걸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태블릿을 두고 온 것을 알게 되어 다시 집으로 들어가 태블릿과 보조 배터리를 챙겼다. 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가는데 3분 뒤에 도착한다고 나온다. 늦을 것 같아 뛰었다. 정류장까지 못 갔는데 버스가 부웅~ 지나간다. 놓쳤다. 제기랄.

 

다음 버스는 언제 올지 모른다. 결국 다른 버스를 탔다. 전철로 갈아타야 하니까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버스에 올라 손전화를 들이댔는데 사용할 수 없는 카드라는 안내가 나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철은 문제없이 탔는데? 급한대로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그걸 찍었다.

에어컨 바로 아래에 있는 의자에 앉았지만 땀이 비오듯 흐른다. 가슴과 등은 물론이고 팔에 땀이 고였다 흐를 정도다. 나이 먹으니 인중에 땀이 난다. 하아...

 

에어컨 바람을 한~ 참 맞고 있는데도 좀처럼 열기가 가시지 않는다. 그 사이에 내려야 할 곳에 도착. 전철을 타고 목적지에 내렸다. 아침 일찍이라 대부분 문을 닫아놔서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좀 헤맸다. 다행히 금방 입구를 찾아서 극장에 진입.

 

먼저 예약한 영화를 보고 잠시 앉아서 쉬다가 다음 영화를 마저 보고 밖으로 나갔다. 비가 오고 있었는데 버스가 금방 와서 다행이었다. 이번에도 교통 카드가 안 된다. 어플을 지웠다 다시 깔고 손전화도 다시 시작했다. 그 사이에 집 근처에 도착.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비가 왔는데 해가 쨍쨍하다.

 

 

다이소에 들러 샤워기 호스와 헤드를 샀다. 헤드는 기존에 쓰던 걸 써도 되는데 사는 김에 바꾸기로 했다. 공구가 필요한데 돈 주고 사기는 아까워서 집 주인에게 연락했더니 근처에서 빌리라고 한다. 연락해놨단다. 공구를 빌려들고 집에 도착. 망가진 녀석을 풀어내고 새로 산 호스를 장착했다. 잘 동작하는지 확인한 후 공구를 돌려주러 나갔다.

빈 손으로 가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 사들고 갔다.

 

집으로 돌아와 ㅇㅇ에서 같이 생활했던 동료와 같이 게임하려고 컴퓨터를 켰다. 배가 고파서 밥부터 먹고 게임할 생각이었는데... 응? 아베가 총에 맞아? 총?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총기 규제도 강력한 편이지만 일본도 못지 않다. 그런데 해상 자위대 장교 출신의 40대가 사제 총으로 쐈단다. 희한한 건, 첫 발이 발사된 소리가 나고 그 다음 발사음이 들릴 때까지 시간이 좀 있었는데 경호원이 아베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거다. 몸으로 덮던가 해야 되지 않나? 그대로 서 있다가 맞았다.

한동안 위독하다고 보도하더니 결국 사망 확인했다는 자막이 뜨더라.

 

여러 가지로 같은 하늘을 지고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 같은 ××지만 대놓고 잘 죽었다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이 자민당이 오히려 선거에서 유리해질 거라는 전망이 있던데, 아베가 테러의 희생자가 되지 않았다 해도 자민당은 이미 ⅔를 먹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였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왔다 하면 왜 일본 사람들은 자민당만 그렇게 찍어대냐고 물어보던데, 그렇게 따지면 전라도도 민주당을 벗어나지 못하잖아? 이정현이 국민의 짐 소속으로 한 번 해먹긴 했지만 다음 선거에서 바로 떨어졌지. 경상도는 더 하잖아. 그 시장에서 인터뷰 한 유명한 아줌마 있잖아. 누가 나와도 국민의 짐 찍겠다고 한 거. 경상도나 강원도 보면 별에 별 거지 발싸개 같은 짓을 해도 국민의 짐 찍잖아. 그런 거 보면 일본 사람들이 자민당 찍어대는 걸 가지고 뭐라 할 입장은 아니지. 일본이 정치적 후진국이라 하지만 경상도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도 못지 않다.

 

아무튼... 일본 뉴스 켜놓고 있는데 당연히 아베 사망 소식 뿐이다. 지금까지 해온 짓을 생각해본다면 틀림없이 한국인이 교사했네 어쩌네 하는 말 같잖은 소문 퍼뜨릴 것 같은데, 부디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해 입을 일이 없기를. 차마 명복은 못 빌어주겠다. 솔직히 말하면 천벌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역사에 길이 남을 정치인이 되었다는 게 기분 나쁘긴 한데 그렇게 따지면 정한론을 펼쳤던 사이고 다카모리도 우리 입장에서야 나쁜 놈이지, 일본인들에게는 존경 받는 사람이니까.

 

칼도 아니고 총으로 죽다니... 그것도 일본에서... 참... 사람의 앞 날이라는 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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