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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7월 12일 화요일 맑음 (휴가 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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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의 휴가가 끝났다. 오늘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돈 벌러 다녀야 한다.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다. 계속 놀고 싶다. 제기랄.

 

지금까지는 굉장히 능동적으로 일 해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찾아가며 했고 보다 편해지기 위해 이것저것 바꿔놨다. 그 과정에서 꼰대들과 부딪치기도 했지만 결국 좋은 소리를 들는 건 나였고. ㅇㅇ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했다. 그런데 여기에 오고 나서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일단 하고 있는 일 자체에 욕심이 나지 않는다. 뭔가를 해서 기존과 다른 성과를 올린다던가 눈에 띄는 뭔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아예 없는 거다. 게다가 지금 있는 곳은 여러 가지로 신경쓸 일이 없는 탓에 굳이 일을 만들어 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회사에서는 뭔가 해야겠다는 목표가 없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은 줄줄이 승진하는데 나는 복직하고도 계속 물 먹은 상황이라, 다음 승진 심사에서도 딱히 기대가 안 되는 상황이라 더욱 더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어 공부와 다이어트가 하고 싶은 일인데, 근무 시간이 들쭉날쭉하니까 학원을 다니거나 체육관에 다니는 게 꺼려진다. 저녁 근무하는 날은 그나마 낫지만 낮 근무를 하고 오면 열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진이 빠지는 일인지라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목표가 없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는데, 다행히도 회사에서 건드리는 것들이 없어서 우울증까지는 안 가겠지만 그냥 무기력해진다. 나이를 먹으면서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빨라져 번아웃이라 느끼는 타이밍도 빨라지는데 이번에는 8일 동안 노는 걸로 어찌저찌 충전이 됐다. 다만, 계획대로라면 9월까지는 휴가 없이 근무만 하면서 쉬는 날 기다릴텐데,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따지고보면 회사에서 얼굴 붉힐 일 없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면 그만이다. 내 성격 상 그게 안 되어 작은 일에도 훅! 타올랐다가 괜히 그랬다며 후회하긴 하지만. 좀 더 내려놔야 할 것 같다. 진짜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요즘 거울 보면 확~ 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이 늙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 때가 있는데 30대에도 한 번 그랬고 40대에는 마흔넷이 딱 그 타이밍인 모양이다. 아무튼. 좀 더 물렁물렁하게 살아도 될 것 같다. 무기력하다는 게 걱정이긴 한데, 근처 체육관을 한 달이든 두 달이든 끊어서 살이나 부지런히 빼야겠다. 운동 시작할 때에 비해 6㎏이 빠졌는데 쉬는 동안 다시 4㎏이 쪘다. 뜀박질 부지런히 해서 제대로 좀 빼야지.

 

 

오랜만에 출근할 생각하니까 답~ 답~ 하다. 정오 되기 전에 정보 센터에 가서 책이나 빌려 와야겠다.

 


 

버는 건 고만고만한데 쓰는 건 ㅇㅇ에 살던 때보다 늘었다. ㅇㅇ에서는 회사 숙소에 살았기 때문에 따로 월세 같은 게 나가지 않았고, 시골이라 딱히 돈 쓸 데도 없었다. 게다가 식사는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었고. 지금은 50만 원 가까운 월세도 내야 하고 혼자 살면서 이것저것 자꾸 사들이게 되니 까먹는 돈이 많아졌다. 딱히 재테크 능력도 없는데다 고심 끝에 투자한 주식은 엄청나게 꼴아박고 있으니 결국 한 푼이라도 모으려면 안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어제도 리복에서 70% 할인한다기에 운동화 살 뻔 했다. 사놓고 안 신는 운동화가 다섯 켤레 넘게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오늘은 냉풍기를 질렀다. 이미 선풍기를 가지고 있긴 한데 야외에서 쓸 선풍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냉풍기를 산 거다. 요즘 날씨에 차에서 자면 틀림없이 숨질테지만 조금 선선해지면 스텔스 차박이라도 다닐까 싶은데 남들보다 열이 많으니 선풍기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손풍기로는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마침 연속으로 열 시간 이상 켜놓을 수 있다는 냉풍기가 나온 거다. 사는 게 맞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주문하려고 보니 남은 게 스물한 대. 조금만 늦었으면 못 샀을 거다 싶으니까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

 

돈 모으려면 통장을 쪼개라 해서 이래저래 쪼개놨는데 너무 쪼갰나 싶기도 하고. 드론 배터리 팩 산 것 때문에 이번 달은 이미 늦었고, 다음 달부터 카드 값 100만 원 아래로 나오도록 쥐어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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