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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  뷰 』

BEST LIFE 냉풍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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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목록을 새로 고치는 데 지치고 볼만한 웹 툰도 없는데다 딱히 할 게 없는데 잠이 오지 않으면 카카오 메이커스에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 이것저것 보다가 어! 하고 질러댈 때가 꽤 자주 있다. 이 제품도 그렇게 질렀다.

 

 

 

가전 제품 중에 가장 고장이 안 나는 게 선풍기 아닐까? 20년이 넘은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는 옛날 물건을 모아놓은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나 볼 수 있는데 선풍기는 의외로 종종 보게 되거든. 좀처럼 고장이 나지 않으니 한 번 사면 새로 살 일이 거의 없단 말이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선풍기도 얼추 10년이 다 된 것 같은데도 쌩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풍기를 산 이유는, 이 녀석은 충전식이기 때문이다.

 

 

 

보통이라는 기준선을 그어놨을 때 그보다 한참 일찍 더위를 느끼고 한참 늦게까지 더위를 느끼는 몸뚱이인지라 열을 식혀주는 장비는 필수다. 지금까지는 손풍기로 그럭저럭 버텨 왔더랬다. 하지만 차박을 가게 되면 손풍기로는 어림도 없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그나마 낫지만 벌레 때문에 창문을 열어 놓기도 곤란하다. 모기장 같은 걸 사면 좋을텐데 국내에서는 거의 안 팔리는 차인지라 딱 맞는 모기장도 안 나온다.

요즘 같은 날씨에 스텔스 차박을 한다는 건 자살 행위임을 잘 아니까 놀러갈 엄두도 못 내지만 10월 쯤 되면 아무 것도 없이 토퍼만 싣고 여행 가는 게 가능해질 게다. 다만, 내 몸뚱이라면 그 때에도 더위를 느낄 게 분명하다. 그 때 무선으로 작동하는, 이 충전식 냉풍기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 응? 이렇게 작다고?

 

별도의 실링 테이프는 붙어 있지 않다. 상자를 열면 스티로폼이 나오고 그 아래에 본체가 있다.

 

이렇게 생겼다. 싼 티가 확~ 난다.

 

크기를 비교해보려고 최근에 지른 액자를 세워 놓고 찍어 봤다. 저 액자는 A4 용지를 넣는 액자니까 참고하시길.

 

아... 중국산이고나. 싼 티 나더라니...

 

https://makers.kakao.com/items/100037306

 

자동 회전 초음파 미스트 급속 냉풍기 (소형,대형)

더위에 얼음 수증기 발사

makers.kakao.com

 

출처: 카카오 메이커스 (조명빨인가? 이 사진만 보면 전혀 촌스럽지 않은데 말이지. 😑)

 

 

팬이 하나인 소형과 두 개인 대형으로 나뉘어진다. 대형은 일찌감치 품절이고 소형은 아직 판매 중(2022.07.16. 기준)이다. 팬마다 스티커가 붙어 있기에 중국에서 팬만 수입한 뒤 국내에서 만든 제품이 아닐까 했는데 배터리 용량이 표시되어 있는 걸 보니 그건 아닌 모양이다.

 

제품 아래에 작은 LED 표시창과 버튼이 있다. (사진 편집을 잘못해서 위/아래가 뒤집혀버렸습니다. 😭)

 

물통 뚜껑 되시겠다. 촌스럽게 만들기 대회 출품작이라도 되는 걸까? 😑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500㎖ 생수 한 통이면 가득 채울 수 있다. 얼음을 넣으면 조금 덜 넣어야 할 것이고.

 

본체 뒤 편에 좌우로 움직이는 전원 스위치가 있다. 그걸 ON으로 둔 상태에서 가운데 팬 단추를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바람은 1, 2, 3단계로 구분이 된다. 팬이 빨리 돌수록 당연히 소음도 증가하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차박할 때 차에 두고 켠 상태로 자도 괜찮을 정도로 생각된다.

배터리는 28%가 남아 있었다. USB C 포트를 통해 충전을 하는데 갈륨 어쩌고 하는 고속 충전기는 쓰면 안 된다. 버튼 세 개 중 왼쪽에 있는 건 회전, 오른쪽에 있는 건 물을 뿌려주는 기능이다. 전원을 켜면 조명이 켜진다는데 조명을 켜고 끄는 기능은 없는 모양이다. 바람 강도를 조절하는 버튼을 길~ 게 누르면 파란색 조명이 켜지고, 다시 길~ 게 누르면 꺼진다. 사진으로 볼 때에는 약간 보라색이 나는 조명이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냥 파란색이다. 촌스럽다. 

 

좌우로 120도까지 회전이 된다. 회전 버튼을 누르면 바닥에 붙은 고정판이 돌아가면서 본체를 회전 시킨다.

 

바람의 위/아래는 전면에 있는 블라인드를 움직여 조절할 수 있다. 팬마다 블라인드가 따로 있어서 위쪽 팬은 바람이 위로 향하게, 아래쪽 팬은 바람이 아래로 향하게 할 수 있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아무튼, 블라인드는 최대 60도까지 움직인다고 한다. 손으로 움직여보니 별다른 저항없이, 쉽게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테스트 삼아 켜봤는데 허접하게 생긴 것과 달리 1단계에서도 제법 시원하다. 물을 넣어서 사용하면 더 시원하려나? 배터리가 얼마 남아있지 않아 일단 충전부터 하는 중. 충전이 끝나면 물을 넣고 테스트 해볼까 싶다.

 


 

물을 넣고 미스트 기능을 켜보니 물이 나오긴 한다. 그냥 바람만 나올 때보다는 확실히 시원하다. 하지만 얼음과 같이 넣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냥 미지근한 물을 넣었을 때에도 더 시원하게 느껴질까?

물은 정면에서 보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게 뿌려진다. 옆에서 봐야 물이 나오는 게 보이는 수준. 그러니 바람을 맞고 있는다 해서 젖는다거나 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실내 습도를 올릴 정도로 물이 분사되는 건 아니라는 판매사 쪽 답변이 있었는데 좀 더 사용해봐야 알 수 있을 듯. 최대 열다섯 시간 간다고 했는데 실제로 얼마나 갈지...

 


 

하루 써본 결과, 돈×랄 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뭔가를 사면 만족하는 경우가 반, 실망하는 경우가 반인데 이 제품은 후자.

자, 냉풍기라는 녀석에 대해 생각해보자. 냉풍기와 선풍기의 차이는, 찬 바람을 쏴주느냐 그냥 바람을 쏴주느냐 되시겠다. 꽤 오래 전에 수직으로 긴 형태의 냉풍기를 본 적이 있는데 마치 에어컨처럼 바람이 시원하더라고. 이거 뭐냐고, 에어컨이냐고 했더니 뒤 쪽에 물을 채우면 그 덕분에 시원해진다 하더라. 예전에 꿀 팁이라며 선풍기 뒤에 얼음 넣은 주머니 매달아두면 찬 바람 나온다는 얘기도 있었고. 아무튼, 그 때 냉풍기의 효과를 체험했던지라 이 제품도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았다.

 

일단 풍량이 부족하다. 별도로 전원을 공급받지 않고 충전된 배터리로 돌아가는 거니까 대책없이 쌩쌩 돌아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 해도 냉풍기니까 바람은 만들어줘야 하잖아? 그게 안 된다. 바람이 전혀 없는 실내에서 2단으로 켜면 50㎝ 이내에서 바람이 느껴지는 정도. 1단은 사실 상 무용지물이다. 3단으로 켜면 그나마 낫지만 배터리 소모가 커진다. 무선 제품이라 실외에서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다. 약한 바람이 살랑~ 불면 거기에 묻혀 버린다. 그 정도로 풍량이 부족하다.

 

 

 

게다가, 요즘 같은 날씨라면 실외에서 켰을 때 뜨거운 바람이 불 게 분명하다. 물통에 물과 얼음을 같이 넣으면 그나마 낫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바람이 통하는 길에 냉풍기를 두고 켜놨지만 시원한 바람은 느낄 수 없었다. 뜨뜨 미지근한 바람이 아주 약하게 불 뿐. 해가 지고 어두워져 기온이 좀 떨어지니까 그제서야 시원하다 싶은 바람이 느껴졌다. 더운 날 야외에서 켠다면 뒤 쪽의 뜨거운 공기를 앞으로 불어내는 역할 밖에 못할 게 분명하다. 처음에 시원하다고 느꼈던 건 7만 원 가까이 주고 산 제품이 허섭 쓰×기라는 걸 인정하기 싫은 방어기제 같은 게 작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을 미세하게 뿌려 온도를 더 낮춘다지만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

 

게다가 전면의 LED 표시가 어두운 방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밝은데 끌 수 있는 기능이 없다. LED 표시를 끌 수 없으니 어두운 곳에서 켜면 나처럼 빛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굉장히 거슬린다.

 

주절주절 말이 길었지만 냉풍기 본연의 역할을 전혀 못하는 제품이다. 시원한 바람은 고사하고, 땀을 식힐 수 있는 그냥 바람도 제대로 못 만들어낸다. 게다가 충전하는 데 사용하는 in 포트만 있고 다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out 포트는 없기 때문에 비싼 돈 주고 9000㎃h 보조 배터리 산 셈 치자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혹시라도 같은 제품을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절대 비추.

 


 

'사용 후 100% 환불 보장' 같은 홍보 문구를 내세워 팔아먹는 물건을 샀다가 후회가 되더라도 반품한 적이 없다. 제품 상자는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포장한 상자는 이미 뜯어서 버린지 오래인지라 상자를 구해서 다시 보내고 어쩌고 하는 게 너무 귀찮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제품은 그 귀찮음을 다 이겨낼테니 제발 반품하게 해달라는 마음이다. 정말이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7만 원 가까이 써가며 쓰레기를 사버렸다. 제기랄.

9월이나 10월이 되면 스텔스 차박을 한, 두 번은 가지 않을까 싶은데 땀범벅이 되어 일어나고 싶지 않은지라 결국 루메나에서 나온 조금 커다란 무선 선풍기를 샀다. 가정용 선풍기보다는 작고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크다 싶은 애매한 사이즈인데 어느 정도 풍량을 보장해야 하니까 그 녀석을 고른 거다. 지금 쓰는 손풍기가 루메나 제품이어서 망설이지 않았다. 이 쓰레기를 사는 데 쓴 돈이 다시 돌아온다면 루메나 선풍기를 한 대 더 사고도 남는데 말이지. 젠장.

 


 

 

 

카카오 메이커스 쪽에서 물건 보내줄 때 든 3,000원 + 반품 택배 비용 3,000원 + 우체국 택배 상자 4호 1,700원 = 7,700원이 날아가긴 했지만 결국 반품했다. 제품에 하자가 없지만 만족할 수 없는데 반품 가능하냐는 문의 글을 남겼더니 카카오 고객 센터로 연락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친절한 남자 직원이 확인해서 연락을 준다고 했다.

그리고 따로 연락오지 않은 상태에서 반품이 접수되었다는 카톡 메시지가 왔다. 😑

제품 상자만 덜렁 내놓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우체국에 가서 봤더니 4호 상자는 되야 들어가겠더라. 1,700원 주고 상자를 샀다. 상자 안에 제품을 넣고 테이프로 봉인한 뒤 1층에 놔뒀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반품할 때 구입처, 이름, 사유 등을 메모로 남기라기에 A4 용지에 대충 끄적거려서 상자에 쑤셔 넣었다.

오늘(7월 20일) 퇴근해서 보니까 가져가고 없더라. 왕복 택배비 까고 환불해준다고 했으니 조만간 카카오 페이로 적립되던가 하겠지.

 

기대가 컸던 제품인데... 대실망.   (참고로 구입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같은 의견이다. 7월 20일 23시 기준, 여덟 개의 후기가 올라왔는데 긍정적인 건 달랑 세 줄 쓴 거 하나 뿐. 나머지는 전부 혹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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