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꼭 가봐야 하는 여행지 100선에 꼭 끼는, 그래서 언제 날 잡아 한 번은 꼭 가보리라 다짐한 곳. 하지만 희한하게도 지금까지 한 번을 가보지 못했던 곳. 오늘 작정하고 다녀왔다.
성질 급한 사람들을 위해 결론부터 끄적거려 보겠다. 7월에는 가지 말자. 😑 8월... 에도 어지간하면 가지 말자. 9월이 되어 낮 기온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그 때나 가자.
이 미친 날씨에 갈 곳이 아니다. 자, 가만히 생각해보자. 늪이 뭐냐. 간단하게. 진짜 간단하게. 끈적끈적한 저수지 아니냐? 규모가 제법 큰데 저수지보다 끈적끈적한 곳 주변을 산책하는 거다. 주변을 한 바퀴 제대로 돌면 무려 세 시간이 걸린다. 자전거로 다녀도 한 시간은 잡아야 한다.
본격적으로 차박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인지 주차장에서 취사하지 말라는 플랑 카드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하지 말라는 짓은 좀 하지 말자.
저 근처에 벌레 기피제를 뿌리는 곳이 있는데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다가 엄~ 청 후회했다. 날파리가 계~ 속 얼굴 근처로 날아들어서 짜증나 숨질 뻔 했다. 다른 사람들 보면 괜찮은 것 같은데 내 얼굴과 카메라로 무지막지하게 날아들더라. 그래, 내 눈이 호수 같이 맑고 투명해서 그 난리인 건 알겠다만... 어지간히 해야지! 😩
더운 탓도 있었지만 벌레 때문에 손풍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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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Bird) 사진 나옵니다. 혹시라도 새 무서워하는 분들은 잘 피해가세요. 😵💫)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총각 하나가 손전화로 사진 찍기를 시작했는데 바로 날아가버리더라. 야생의 동물이니까 인기척이 느껴지면 당연히 도망가겠지. 늪에 있는 새를 찍고 싶다면 망원 렌즈가 꼭 필요할 게다.
진행 방향 기준, 왼쪽으로 가면 제1전망대가 나온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따오기 복원 센터가 나오는데 거기서부터는 걸어서만 갈 수 있다. 즉, 자전거를 빌려온 사람이라면 돌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자전거를 빌린 사람은 갈림길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진입하시길.
평일이라 방문자가 없어서 꺼놓은 것인지, 먼저 다녀간 사람이 투철한 절전 의식을 가지고 있어 끈 것인지, 아무튼 에어컨이 꺼져 있었다. 찜통 그 자체!
에어컨 작동 범위 내의 실내 기온인데 꺼져 있으면 가동 버튼을 누르라고 쓰여 있었기에 버튼을 눌렀더니 이내 찬 바람이 나오기 시작. 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기에 에어컨 바로 앞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서 있었다.
계속 그러고 있을 수 없으니까 밖으로 나갔다. 날은 말도 못하게 덥지, 날파리들은 계속 얼굴로 날아들지, 계속 가야 하나 고민이 됐다. 일단 출렁다리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우포 늪은 드론을 띄워도 되는 지역이긴 한데... 그렇긴 한데... 띄우기 전에 따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는 곳이다. 드론을 띄울 생각으로 가져가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온갖 조류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 드론을 보고 놀라거나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무겁게 들고 갔으니 일단 띄우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싶어 그냥 내렸다. 검색해보니 창녕군청이나 우포 늪 관리 담당자한테 전화해서 허가를 받는 게 맞단다.
그러고보니 여기 오기 전에 1년 반을 살았던 ㅇㅇ 역시 우리 회사 때문에 드론을 띄우면 안 되는 지역이다. 그런데 지도에서 확인해보면 제한이 없는 지역으로 나온다. 띄우기 전에 지도를 보고 가능한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긴 한데 너무 맹신하는 것도 옳지 않다. 찝찝하다면 반드시 확인해서 추가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를 딱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기를 쓰고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지만, 날이 선선해지면 산책도 할 겸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있다. 너무 더워서 제대로 못 보고 겉핥기만 한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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