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에 쓰는 일기지만 5일에 있었던 일들부터 주절거려야겠다. 5일 아침 일찍 시작하는 영화 표를 예매한 덕분에 아무리 늦어도 여덟 시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 날이 더운 탓에 잠을 설쳤고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깨서 나갈 준비를 마쳤다. 날이 워낙 더우니까 갈아입을 옷까지 챙긴 뒤 출발.
지하철 입구에서 손전화를 들이댔는데 묵묵부답. 안 찍힌다. 일단 급하니까 지갑에 있던 카드를 찍은 뒤 플랫폼으로 향했다. 의자에 앉아 손전화를 들여다보느라 지하철이 온 줄도 몰랐다. 고개를 드니 열차가 서 있기에 화들짝 놀라서 올라탔다. 지하철 안에서 교통 카드가 먹통인 이유를 검색해서 대충 조치를 하고 전자책 앱을 오랜만에 열어 책을 읽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렸다.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간 걸 뒤늦게 알게 됐지만 되돌아가기가 쪽 팔려서 빙~ 둘러 영화관에 도착. 상영관이 11층에 있다기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11층에 내렸다.
보통의 상영관은 입구로 들어가면 짧은 통로를 거쳐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구조인데 여기는 역으로 되어 있더라. 뒤로 들어가 스크린 쪽이 계단 타고 내려가는 구조. 희한하더만.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딱히 할 게 없어서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더니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올라가는 것만 있더라. 내려가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7층이 매표소라서 계단으로 내려갔다. 자그마한 오락실과 안마 의자 정도를 제외하면 시간을 보낼만 한 게 없더라. 오락실에 들어가 대충 둘러봤다.
농구가 1,000원이었는데 최고 기록 깨볼까 하다가, 날 더운데 사서 땀 흘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포기했다.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예약한 자리는 맨 뒤쪽이었는데 다행히 스크린 위 쪽이 잘리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앞 사람 머리통 때문에 스크린 아래가 조금 가려지더라. 의자가 생각보다 편해서 두 시간 동안 엉덩이가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영화가 시작됐는데도 손전화 붙잡고 있는 개념없는 ㄴ이 있었다. 극장 안이 다 들리도록 "핸드폰 좀 끕시다!"라고 내뱉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극장 직원이 뒤에서 말을 걸더라. 깜짝 놀라며 들고 있던 손전화를 집어 넣더라. 저 따위 개념을 가지고 대체 왜 영화 보러 온 건지.
어느 단체에서 온 건지 할줌마 떼가 우르르~ 들어왔다. 집행된 예산으로 영화를 보는 모양인데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인지 극장에 자리 잡고 앉은 것도 사진 찍고, 먹거리 들고 있는 것도 사진 찍고, 나중에 영화 끝나서 나가며 봤더니 다 먹은 음식들도 사진 찍고 있더라. 저렇게 찍어서 예산을 이렇게 썼다고 어딘가에 올리거나 하는 건가?
영화를 보고 나서 갓파스시로 향했다. 초밥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다가 세계 과자 판매점이 있기에 들어갔다. 뭔가 살만한 게 있나 싶어 대충 봤는데 딱히 끌리는 건 없다. 대만 라면은 있는데 일본 라면은 봉지면 밖에 없어서 사지 않았고.
길을 잘못 들어 왔던 길로 다시 나가게 됐는데 푸마랑 나이키 매장이 보이기에 들어갔다 나왔다. 푸마에서는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어서 그냥 나왔고 나이키에서는 바지 하나 샀다. 그러고 나서 다시 갓파스시를 찾아 출발.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평일 낮에도 대기가 생길 정도로 사람이 많다더니 안에 들어가니 빈 자리가 많았다. 아무데나 자리 잡고 앉았더니 안내를 도와주겠다면서 불러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고는 맨~ 구석 자리로 보내더라. 1인석처럼 생겼기에 혼자 왔다고 이리 보낸건가 싶었는데 장애인석이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게 만든 자리더라.한 시간 20분인가? 그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게 20,600원. 자리 잡고 앉아 간장과 와사비를 준비하자마자 접시를 내려 초밥을 입으로 옮기기 시작했다.우동 국물은 공짜, 맥주는 따로 주문해야 해서 테이블에 있는 태블릿으로 주문을 했다.
생선을 싫어해서 생선 초밥은 쳐다도 안 보니까 새우와 조개 같은 것만 먹었다. 그 와중에 군함 초밥이나 계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대낮부터 맥주 마시면서 밥 먹으니까 여행 온 기분이 나더라.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뱃 속에 넣긴 했는데 정신을 좀 차려보니 슬슬 문제점이 눈에 들어오더라. 일단 초밥 종류가 굉장히 부족했다. 오징어는 아예 없었고 고만고만한 애들만 돌고 있더라. 한정된 식재료로 가짓수 늘리려 하다 보니 마요네즈나 매운 소스 뿌려 약간의 변주를 준 게 고작이었다.
게다가, 가성비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겠지만 제대로 된 초밥이 아니었다. 작은 밥 덩어리를 잔~ 뜩 만들어 접시에 두 개씩 올려놓으면 알바생들이 그 위에 생선이나 조개 같은 걸 올려놓는 시스템이었다. 와사비는 아예 들어있지 않았고 밥 위에 올려놓는 게 고작이다보니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도 떨어져버렸다. 음식이라기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걸 먹는 느낌이었다.
밥 먹고 나와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 가방을 풀고 퍼져 있었다. 만사 귀찮아서 빈둥거리고 있다가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사들고 왔다. 19시가 다 되었는데도 여전히 환하다. 맥주 여섯 캔을 다 마셨는데 취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더 사올까 하다가 그만 뒀다. 술 마신다고 운동하러 안 갔는데 전혀 술 취한 기분이 들지 않아 21시에 운동하러 나갔다. 맥주 여섯 캔 마시고 운동하러 갔다는 게 이미 술 취해서 하는 짓거리지만.
헬스장 가봐야 신발만 갈아신고 트래드 밀 위에서 걷거나 뛰는 게 고작인지라 술 마시고도 똑~ 같이 했다. 몸이 좀 풀린 것 같아 뛰려고 했는데 몇 발짝 뛰어보니 아차! 싶더라. 자빠지겠더라. 바로 속도를 줄였다. 30분이 뭐야. 20분을 간신히 채우고 그냥 돌아왔다. 왜 간 건지.
집에 와서 퍼질러 잤다. 더우니까 에어컨 켰다가, 추우니까 에어컨 껐다가. 난리도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라면으로 해장을 한 뒤 빈둥거리다가 또 잤다.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몸이 무거우니 만사 귀찮다. 결국 오늘은 운동하러 안 간다.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 술 마시고 나면 다음 날은 귀찮아서 아무 것도 안 하게 되니까 굉장히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게다가 드디어 68㎏ 밑으로 떨어뜨려놓고는 술 마셔서 3㎏ 정도를 찌워버렸다. 밥 먹고 나면 3㎏ 늘어나는 건 일도 아니다.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쉬는 날에도 술 마시지 말고 운동이나 부지런히 해야겠다. 벌써 14시가 넘었다. 슬슬 씻고 돈 벌러 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주말에는 당직 근무자 불러내서 문 열어달라고 해야 하니 그게 싫다. 일단 좀 더 빈둥거리다가 출근하던가 해야겠다. 하아... 아~ 무 것도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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