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근무는 관리자들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이 덜하다. 맘 편히 근무할 수 있다. 나만 그런 건 아닌 모양인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팍 풀어진 모습이다. 옆 동네에서 근무하는 아저씨는 벌건 대낮에 대가리 꺾어가며 처 자고. 나랑 같이 일하는 개념없는 AH 77I 도 코 골면서 처 잔다. 나이를 서른이나 처먹었다는 AH 77I 가, 지각을 밥 먹듯이 하는 것도 모자라 근무 시간에 코 골면서 자빠져 잔다. 저 쪼다 AH 77I 들 때문에 계약직 애들한테 잔소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정규직 저들은 근무 시간에 처 자면서 왜 우리한테 질알이야? 라고 생각할 게 분명한데 어떻게 뭐라 하겠냐고. 쯧.
어지간해야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할텐데, 코 골며 자고 있으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쳐다 보고 있으니 저도 뭔가 낌새가 이상한지 움찔! 하고 깼다가 내가 노려보는 걸 보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더라. "가지가지하고 자빠졌네, 진짜." 라고 한 마디 했는데 들었는지 모르겠다. 저런 머저리 같은 게 월급 받아 처먹고 있으니... 회사에 도둑 놈들이 한, 둘이 아니다. 쯧.
회사에서 자꾸 뭔 교육을 받으라고 질알 염병이다. 그렇게 배우는 게 좋으면 저들이나 받을 것이지. 툭하면 온라인으로 교육 받으라고 질알이니 짜증을 안 낼 수가 없다.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한심하다. 같잖은 짓거리로 욕 처먹는 건 저들이 다 하면서. ㅽ
한겨레 21이 하는 짓도 비슷하다. 독자를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버릇은 여전하다. 편집장이 독자한테 싸움 걸지를 않나. 요즘은 뭔 채식 타령하고 있던데 하는 짓거리 보면 당최 구독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시사인도 딱히 내키지 않고. 시사 잡지 하나 정도는 정기 구독해야 할 것 같은데 맘이 가는 게 없다.
예천에 석송령이라고, 세금내는 나무가 있단다. 마을에 흉년이 났을 때 지역의 부호가 자기 재산을 털어 구휼했단다. 그 사람이 죽고 나자 일제가 재산 뺏으려고 덤벼들었는데 남은 재산을 모두 나무에 상속해버렸단다. 법적으로 완벽해서 손을 댈 수 없었다지. 그렇게 사유 재산을 가진 나무가 되어 국가에 세금도 낸단다. 재산으로 장학금 만들어서 지역 학생들 도와주고 그런단다. 한 번 보고 싶어서, 마침 예천이니까, 회룡포 갔다가 들릴까 싶어 검색해보니 차로 30분 넘게 걸린단다. 이번 주는 수요일에 쉬는데 회룡포랑 석송령 정도만 보고 올까 싶다.
한편으로는 장사 해수욕장에 있는 장사 상륙작전 전승 기념관에 가볼까 싶기도 하다. 장사 해수욕장은 포항에서 가까운지라 학창 시절에 간 적이 있다. 뻔히 아는 동네라서 굳이 시간내어 갈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영덕이랑 가까우니까 겸사겸사 다녀와볼까 싶기도 하고.
뭐, 쉬는 날 돌아다녀도 되나 싶다. 자가 격리 수준으로 집에서 대기하라는데.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몽골 4박 5일 여행 상품이 나왔는데 170만 원이란다. 개인적으로 쓸 돈을 포함하면 200만 원 남짓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해외 여행 못 간 지 오래 됐으니까 가볼까 싶더라. 썩 나쁜 가격도 아닌 것 같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 지르자!'라고 마음 먹었는데 하필 그 때 CEO 지시 사항이라며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쉬는 날 싸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처박혀 있으라고 본인이 직접 지시했는데 해외 여행 간답시고 서류 올리면 퍽도 좋아하겠다. 결국... 포기. 어쩌겠어. 직장에 메인 몸인데.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제기랄.
67㎏을 찍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71㎏대로 올라왔다. 먹는 족족 찐다. 게다가 운동도 이틀이나 안 갔다. 원래는 오늘 퇴근한 뒤 운동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일요일이니까 그냥 쉬자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김치가 발효되는 가장 큰 이유가 침 때문이라는데, 깨끗하게 씻은 반찬통에 넣어두기만 하고 한 번도 안 건드린 김치가 기똥차게 익었다. 왜 익었지? 침 한 방울 안 들어갔는데.
아무튼, 맛있게 잘 익어서 바로 찌개를 끓였다. 버섯 조금 넣고, 두부 한 모 썰어넣은 뒤 팔팔 끓여서 저녁으로 먹었다. 밥 먹고 나서 체중계에 올라가보지 못했다. 무서워서.
그나마 운동이라도 해서 망정이지, 운동 안 했음 80㎏ 찍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끔찍하다.
근처에 새로 지어진 오피스텔이 있는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5만 원으로 올라왔더라. 지금 내고 있는 월세와 별 차이가 없다. 새 건물인데다 복층이니까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같이 일하는 분께 들어보니 오피스텔은 주차비를 따로 받거나 관리비를 별도로 받는단다. 관리비를 5만 원 정도 받는다면 이사할 맘이 있는데, 10만 원이면...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가고 싶지는 않다. 분양 안 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는 거고. 일단 이번 쉬는 날 부동산에 연락해서 집을 직접 보고 싶은데 가능할랑가 모르겠다. 매 월 내는 월세가 너무 아까운데... 그렇다고 빚 내서 전세 얻기에는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 이자도 이자거니와, 전세금 사기가 워낙 심하니 겁이 난다.
살림이 자꾸 늘어나서 큰 일이다. 써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면 더 이상 사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그 때 뿐이다. 조금 전에도 아디다스 홈페이지에서 바지 살 뻔 했다. 지금 있는 옷만 가지고도 패션 쇼가 가능할 지경인데. 먹어서 없앨 수 있는 것들 아니면 돈 쓰지 말아야겠다.
레인미터, 월페이퍼 엔진 같은 꾸미기 툴 때문에 컴퓨터 속도가 확~ 느려져서 데스크 탑을 산 건데, 그렇게 컴퓨터 바꿔놓고는 레인미터와 월페이퍼 엔진을 안 쓴다. 레인미터는 귀찮아서, 월페이퍼 엔진은 마음에 드는 배경 화면이 없어서.
노트북은 까페에 가서 마사미 님과 통화할 때 사전 찾고 번역기 돌리는 용도로 쓰겠다고, 통화 안 할 때에는 공부하면서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쉬는 날 까페 근처도 안 간다. 마사미 님과 통화한지도 오래 됐고. 멀쩡한 노트북을 썩히고 있다.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니면 편하긴 한데 유튜브 보는 건 태블릿이 훨씬 편하니까 노트북의 장점이 딱히 없다.
거실 정리를 해야 하는데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자꾸 미룬다. 막상 하려고 하면 너무 귀찮다. 유니폼 마킹 자국 남은 것도 떼어내야 하는데 날이 더우니 그것도 하기 싫고. 게다가 이번 달에는 휴가도 없다. 꼬박꼬박 4일 근무하고 하루 쉬는 패턴인지라 딱히 시간 내기도 어렵다.
날이 너무 덥다. 에어컨을 절전 모드로 켜놓긴 했는데, 그래도 덥다. 어제는 저녁 근무 마치고 와 맨 바닥에서 잤다. 침대에서 자려면 에어컨을 계속 켜놔야 한다. 전기 요금 걱정하지 말고 살자고 다짐해도 좀처럼 안 된다. 옛날 사람이라 자꾸 전전긍긍하게 된다.
하는 일 없이 시간이 가서 23시가 다 되어 간다. 일찍 자고, 내일은 운동하러 갔다가 밥 먹고 돈 벌러 가야겠다. 날이 더우니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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