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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9월 04일 일요일 맑음 (폭풍전야/근처에 드론 띄우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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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밤 늦게 빗소리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아침에는 땅이 젖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창 밖에서 햇살이 들어오기에 응? 하고 봤더니 정말로 해가 드러났다.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해가 난다고?

일기 예보를 보니 비 온다고 되어 있긴 한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예상 시간이 야금야금 뒤로 물러난다. 꼬라지를 보니 안 올 것 같다.

 


 

일단 운동하러 나갔다. 얼추 일주일 가까이 쉰 것 같다.

타박타박 걷다가 속도를 올려 종종종 걷다가 탁탁탁 뛰기 시작했다. 숨이 차오르지는 않았지만 왼쪽 발목 쪽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못 뛸 정도는 아닌지라 참고 계속 뛰었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희한하다.
오랜만에 뛰는 거니까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40분 남짓? 거리로는 4㎞ 정도. 집으로 돌아와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근처에 일본식 카레를 판다는 곳이 있어서 먹고 오려 했는데 문을 닫았더라. 일요일에 쉰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부대찌개 가게에 가볼까 하다가, 그냥 두부 사서 된장찌개 끓여 먹어야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근처 슈퍼로 가는데 순대국밥 가게가 보인다. 안에 손님이 많아서 안 들어갔다. 마트에 가서 애호박이랑 두부만 샀는데 4,700원이다. 물가가 진짜, 말도 안 된다. 며칠 전에 국가 유공자랍시고 받은 상품권을 냈다.

다이소에 가서 2ℓ 짜리 물통을 하나 집어들고 양은 냄비를 하나 살까 하다가 포기. 김치찌개를 끓일 때 항상 양 조절에 실패해서 3인분 가까이 만들어버리는지라 1인분 만들기 위해 작은 양은 냄비를 살 생각이었는데 괜히 살림 늘리는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당장 내 집이 생기면, 이사 다니지 않아도 되는 평생 내 집이 생기면 2m 짜리 책상 하나 더 사고, 홈브루랑 식기 세척기도 사야지. 😑

 

집에 와서 애호박이랑 두부를 썰어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구선손반에서 나온 우렁강된장은 우렁이가 바글바글한데 CJ에서 나온 건 코빼기도 안 보인다. 맘에 안 든다. 그래도 된장찌개 끓인답시고 푹푹 퍼서 넣었더니 제법 맛이 난다. 맹물에 된장 풀고 애호박이랑 두부만 넣었는데 맛이 그럴싸 하다. 스스로에게 요리 쪽 재능이 있는 건 아닌가 감탄하면서 먹었다.

 


 

세탁기를 돌리는 동안 빈둥거리다가 오랜만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 목베개를 충전했다. 충전이 끝나 목에 차고 의자에 드러눕다시피 해서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5분도 채 안 잔 것 같은데 개운하다.

빨래를 널고 나서 드론만 챙겨 밖으로 나갔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공원이 있다는데 관제권을 벗어난 곳에 있어서 드론을 날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차를 가지고 갈까 하다가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지난 번에 도서관에 다녀온 뒤 충전을 하지 않았지만, 뭐~ 괜찮겠지.

대충 가는 길은 안다. 회사 가는 길과 같다. 쉬는 날인데 회사 가는 길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자니 뭔가 바보 짓을 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일요일 느낌이 나서 좋다. 예전에 내가 어렸을 때에는 가게들도 일요일에 다 쉬었다. 그래서 일요일은 문 연 곳을 보기 힘들었다. 가게들도 다 쉬고, 대부분 집에 있던가 사람 몰리는 관광지 정도나 가니까 동네는 휑~ 했더랬다. 언제부터인가 다들 일요일에도 일하고 그래서 일요일이 일요일 같지 않았는데, 오늘은 뭔가 일요일 같더라.

 

가는 길이 말도 못하게 형편없다. 자전거 도로랍시고 만들어놨는데 울퉁불퉁해서 진동이 엄청나다. 타이어 찢어질까봐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인도에 전봇대와 가로수를 박아 놔서 지나갈 수가 없다. 인도 폭 자체가 좁아서 자전거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까 말까 한데 그걸 전봇대와 가로수가 막고 있으니.
차도로 달리고 싶지만 갓길도 좁은데다 차들도 쌩쌩 달리니 무섭다. 계속 뒤를 돌아보며 다가오는 차를 보며 달렸다. 그렇게 힘겹게 목적지에 도착.

입구에 양복 입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공원 관계자인줄 알았는데 사이비 종교 전도하는 애들이었다. 날 더운데 참...

어슬렁 어슬렁 걸어 다니다가 적당하다 싶은 곳에서 드론을 띄웠다. 하지만 처음 띄운 곳은 딱히 각이 안 나와서 착륙 시킨 뒤 다른 곳으로 옮겼다.

 

 

 

 

 

 

 

 

 

 

 

 

 

 

확실히 아직은 보기 드문 아이템인 모양이다. 지나는 사람들이 전부 신기해하면서 쳐다본다. 관종 입장에서 기분이 좋다. ㅋㅋㅋ   여기저기 날려보긴 하는데 뭔가 의욕도 생기지 않고 재미도 없다. 대충 정리해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이 제법 한적하니까, 추적 기능을 켜서 날 따라오며 찍게 만들고 싶었는데 전봇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전깃줄이 신경 쓰인다. 전봇대보다 위로 고도를 올리니까 나를 놓쳐서 못 따라온다. 다시 목표 설정을 한 뒤 고도를 올리면 또 놓치고. 결국 포기했다.

 

 

 

 

왔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달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인도는 엉망이지, 차들은 쌩쌩 달리지, 엄두가 안 난다. 결국 자전거를 되돌려 마을로 난 길을 달렸다. 그렇게 일부러 먼 길을 돌아 간신히 그나마 인도다운 인도에 진입. 집 근처에 거의 다 왔을 때 사고난 걸 목격했다. 큰 사고는 아니었는데 접촉 사고 났더라.

 

집에 와서 다시 샤워를 하고 바닥 한 번 닦고 빈둥거렸다. 아까 먹다 남은 된장찌개로 배를 채우고 커피도 일 잔 마셨다. 팝콘도 한 봉지 튀겨 먹고. 트래드 밀 위에서 4㎞ 밖에 안 움직였지만 자전거를 탄 덕분에 12㎞ 넘게 움직인 걸로 나온다. 집에만 있지 않고 적당히 돌아다녀서 그런지 뭔가 뿌듯하다.

 


 

최근에 PS5로 게임을 거의 안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날씨 때문인 것 같다. 바람이 잘 통하는 집이라 창문을 다 열어놔야 하는데 그러면 밝으니까 게임을 잘 안 하게 된다. 조금씩 시원해지고 있던데 11월 쯤이나 되면 창문 닫고 커튼 치고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내일은 평일이지만 우리 회사는 노는 날이라 적당히 빈둥거려도 될 것 같다. 태풍 때문에 바쁘지 않을 것 같고. 6일에 상륙한다는데 낮 근무니까 자리 지키고 앉아 있다가 퇴근하면 될 것 같고. 뭐, 어영부영 시간 보내다가 비번 한 번 더 찾고, 그 다음은 명절이라 무두절 근무니까 여유가 있는 편. 명절 연휴 끝나자마자 휴가니까 ○○ 한 번 올라갔다 오고. 그렇게 하면 9월도 훅 지나갈 것 같다. 10월은 한 달의 반이 휴가라 부지런히 놀아야 할 것 같다.

 

피곤하니까 일찌감치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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