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다. 샤워하고 나와 물을 닦은 뒤 로션을 바르다가 그 찰라의 순간에 솟아오른 땀 때문에 로션이 미끄덩~ 미끄덩~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곧 추워서 달달 떠는 날이 오겠지.'라 생각했는데, 너무 순식간에 시원해진 것 같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고, 손전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조금 늦게 씻으러 들어갔다. 회사에 가서 당최 가지 않는 시간을 탓하며 힘들게 버티다가 퇴근. 오늘은 운동 갈 생각 자체를 안 헀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들고 와서 라면과 김밥으로 요기를 한 뒤 술을 마셨다. 배가 불러서 두 캔을 비웠을 무렵 그만 마실까 싶었는데 시나브로 마시다보니 다섯 캔 째. 내일 놀러 다니려면 그만 마셔야 한다.
내일은 밀양에 다녀올 예정이다. 어디를 갈지 대충 검색해서 결정했다. 가고자 하는 곳에 다 갈 수는 없겠지만. 예전에는 여행 일정을 무척이나 자세하게 세웠는데 지금은 되는대로 그냥 막. 차가 있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는 게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천천히, 느긋하게 다니자는 생각도 든다. 굳이 급할 게 있을까 싶다.
사무실에서 아침 일찍부터 손톱 깎는 소리가 들린다.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집에서, 그것도 가족이 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손톱 깎는 게 당연한 거다, 나한테는. 그렇기에 사무실에서 아무렇지 않게 손톱 깎는 사람을 봤을 때 조금 놀랐더랬다. 굉장히 몰상식해보였다. 뭐,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지만.
결국 가정 교육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뭐가 낫다, 못하다, 말하기 어렵지만 내가 만약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는다면, 나는 남들 있는 곳에서 손톱 깎는 짓(!)은 하지 말라고 가르칠 것 같다.
최근 이벤트 상품으로 받은 키보드를 꺼냈다. 중고로 팔아도 되는데 그래봐야 얼마 안 해서 그냥 쓰기로 한 거다. 조명이 예쁜 것 말고는 딱히 장점이 없다. 하지만 새 거니까, 어떻게든 써보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에 글 쓸 때 가끔 쓴다. 아래아 한글로 작성한 뒤 블로그에 옮기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서 맞춤법 검사를 하게 됐다.
나름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자신이 있었는데, 형편없다는 걸 자각하게 됐다. 그동안 내가 가졌던 자신감은 말 그대로 근거 없는 것이었던 거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데, 오늘은 술을 마셨으니 그만둬야겠다. 그동안은 여행 간다고 마음 먹고도 늦게 일어나서 정오가 다 되어야 출발했는데 내일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씻고 나갈 거다.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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