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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맑음 (염병할 꼰대 ㅺ)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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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가려면 최~ 소한 한 달 전에, 회사에 해외 여행 가겠다고 허가해줄 것을 요청해야 했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며칠 동안 외국 나갔다 오려 하는데 괜찮겠냐고 물어서 딱히 지장이 없음을 확인하고 → 중간 관리자에게 얘기해서 구두로 허락을 받는다. 상급 관리자한테 또 허가를 받고, 서류를 등록한 뒤 허가를 요청한다. 서류는 여행 일정과 서약서 따위가 포함된다.

말도 못하게 번거로웠는데 세상이 바뀐 덕분에 그 절차가 꽤 간단해졌다. 나는 최소 열흘 전에 외국에 다녀오겠다고 휴가만 신청하면 된다. 나머지는 관리자들이 하면 된다. 이 사람이 외국 간다기에 꼭 필요한 교육을 했다고, 문제가 없다고 서류를 올리는 거다.

 

문제는, 세상이 바뀌었는데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외 여행과 관련해서 이러저러 하겠다는 서약서는 최소 열흘 전에 작성하라는 규정이 있지만 보안 교육에 대해서는 기간의 제한이 없다. 하고 나서 서류 등록하라고만 되어 있지.

12일에 일본 다녀오겠다고 말을 했는데 이래저래 바빠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나야, 뭐~ 그냥 앉아 있으면 그만이니까 바쁘거나 말거나인데 교육을 해야 하는 사람이 바빴다. 그리고 나서 17, 18, 19일은 내가 휴가를 써서 울릉도에 다녀왔다. 20일부터 26일까지는 관리자가 휴가였다. 나는 26일부터 29일까지 휴가였고. 희한하게 휴가가 겹쳐서 17일부터 29일까지 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거다.

내가 한, 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형식적인 거니까 그냥 교육했다고 해도 될 것을, 꼬투리 잡힐 일은 하지 않으려 드는 사람인지라 꾸역꾸역 교육을 하려고 한다. 그래, 이해한다. 나도 원리원칙대로, 규정대로 하는 거 좋아한다. 그런데, 열흘 넘게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된 게 내 잘못이야?

 

팀장을 통해 연락이 와서 교육을 언제 받겠냐고 묻기에 상급 관리자가 편할 때 받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27일에 오라고 한다. 휴가 기간인데 어떻게 가냐고 했다. 아니, 그렇잖아? 이미 다른 숙소 예약하고 여행 일정 다 잡아놨는데 오라고 하면, 다 취소하고 가야 돼? 나는 혼자니까 그래도 된다고? 그렇잖아도 결혼 안(못? ㅽ)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손해보고 있는데 그게 무슨 개소리야.

안 되겠다고 했더니 19일에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울릉도에 다녀와서 ○○에 돌아오면 저녁이 될텐데 그 때도 괜찮겠냐니까 괜찮단다. 그래서 상급 관리자가 괜찮다고 한다면 그렇게 한다고 했더니 사무실이 아니라 상급 관리자의 집으로 찾아가서 받는 것도 괜찮겠냐고 한다. 투머치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는 게 편하다면 맞춰줘야겠다는 생각에 그리 하겠다 했다.

잠시 후 20일에 방문해서 교육 받을 수 있겠냐고 다시 물어본다. 상급 관리자가 그게 편하다고 했다면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27일 얘기를 꺼낸다. 내 입장에서는 내 휴가를 포기하면서 교육받고 싶지 않으니까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팀장과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직접 담판 지어야 하는데 괜히 중간에 끼게 해서 미안하다, 내가 직접 통화하겠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울릉도 여행 마지막 날, 상급 관리자에게 전화를 했다.

대뜸 어떻게 할 생각이냐며 취조하듯 쪼아댔다. 이 7H AH 77I 는 2주 가까이 만날 수 없는 것에 대한 원인이 나라고 단정 지은 듯 하다. 조율하자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못했다는 듯 쪼아댄다. 자기가 내 일정에 맞춰야 하는 거냐고 쪼아대기에 내가 어찌 그러겠냐고 했더니 지금 그렇게 말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매도한다. 욱! 했지만 참았다. 얼굴 맞대고 이야기해도 오해가 생기는 마당에, 전화로 얘기하면서 상급자와 괜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 네가 바라는 게 내 휴가 기간인 27일에 사무실로 기어들어가는 거냐? 그럼 그렇게 해주마.

그리 하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그건 아니네 어쩌네 하더니 다시 알아보고 통화하자고 한다. 어쩌라고, 염병할 AH 77I OF. 뭔가 결정된 것 하나 없이 개소리만 하다 끊은 거잖아. ㅽ

 

그 대단한 교육이 오늘 있었다. 한가할 때 가만히 두더니, 바쁠 때 부른다. 저 쪼잔하기 짝이 없는 AH 77I 성격이라면 일부러 노렸을 게 틀림없다. 바빠서 한창 일할 때 불러놓고는 아무 말도 안 한다. 앉혀 놓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거다. 지금 한 판 붙을까? 엄청 고민했다. 일단 눌렀다. 여행 다녀올 때까지 참자 싶었다. 휴가 길게 간다고 궁시렁거린다. 나한테 얘기하는 게 아니라 혼잣말 하듯 말한다. 나중에 내가 문제 삼으면 혼잣말이었다고 빠져 나갈 궁리한 결과겠지. 나를 상대로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싸잡아서 깐다. 그래. 잘하고 있다. 내가 나중에 문제 삼을 빌미를 제공하는 거니까.

 

1년에 몇 번 안 되는 바쁜 날에 불러대서 꼰대질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조직이라는 큰 배경 앞에서 떵떵거릴 수 있는 날이 두 달 밖에 안 남은 작자가 저러고 있는 걸 보니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본인이 볼 때에는 까마득히 어리고 부족한 후배가 건방지게 기어오른다 생각할텐데, 내가 볼 때에는 세상 물정 모르는 꼰대 AH 77I 가 꼴값 떠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 꼴값 떨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저러고 있다.

 

아버지가 항상 말했다. 다섯 배로 갚아주라고. 다른 건 못 지켜도, 은혜와 원수는 갚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섯 배로. 저 염병할 꼰대 AH 77I 에게는 다섯 배로 갚아줄 생각이다. 어떻게 갚아주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여행을 앞두고 굳이 저 쪼다 AH 77I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 다녀와서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길까 한다.

 

세상이 바뀌어 편해지고 쉬워진 건 실컷 즐기면서, 번거롭거나 어려워진 건 나 몰라라~ 하고 남에게 떠넘기는 걸 당연시하는 멍청이 AH 77I 에게 적합한 가르침을 주어야지. 한심한 살가죽 AH 77I 같으니라고.

 

이태원 압사 사고 때문에 자숙해야 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절실히 공감한다. 불쌍하다는 말을 참 싫어하는데 지금의 20대들은 정말 불쌍한 세대 아닌가?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수학 여행이 취소되고, 힘들게 공부한 끝에 대학에 들어갔어도 코로나 때문에 원격 수업을 해야 했다. 답답하게 살면서 참아왔던 이들이 모처럼 젊은 혈기 터뜨리겠다고 나갔다가 사고가 났는데, 그걸 걔네들 탓한다고? 대체 대가리에 뭐가 들어 있... 아니, 뭐라도 들어 있나?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지?

기득권의 잘못을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안타깝다. 미안하고.

 


 

퇴근하려고 문을 나서는데 세 시간 반도 안 되는 외출 나가겠답시고 어슬렁거리고 있는 계약직 직원들을 봤다. 마침 택시가 도착했는데 한 명만 탄 뒤 출발하더라. 나머지 두 명은 일행이 아니었나 보다. 그래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이라면 어디 가냐 물어서 함께 가는 게 좋았을텐데.

태워준다고 말할까 말까, 괜한 오지랖인가, 서너 번 망설이다가 차 문을 열고 나가 어디로 가냐니까 아니나 다를까 ○○○ 앞으로 간단다. 택시 안 불렀으면 타라고 했더니 감사하다며 냉큼 차로 다가온다.

평소보다 막히는 길이지만, 일부러 그 쪽으로 가서 내려줬다. 덜 받고 더 일하는 젊은이들인데,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지.

 


 

집에 와서 컵라면과 즉석 밥으로 요기를 하고, 맥주를 마셨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걸 다 마셨다. 마신 만큼 더 마실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정도에서 멈춰야지. 내일 저녁 근무를 마치고 나면, 모레 아침은 체력 검정을 받고 오후에 출국이다.

3년 만에, 일본에 간다. 그냥 그립던 장소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여행이다. 살던 곳과 매일 걸어다녔던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기에 여행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분 단위로 일정을 짜는 나이기에 뭔가 불안하다.

하지만 오늘 트위터를 보다가 남는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았다. 『 은하영웅전설 』 극장판을 볼 수 있는 기간이다. 평범한 여행이었다면 알아듣지도 못하니 극장 갈 생각은 안 했겠지. 이번에는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 날씨의 아이 』 봤던 극장에 가서 『 은하영웅전설 』 극장판을 봐야겠다. 기똥차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꼬? ㅋㅋㅋ

 


 

오카야마는... 1차전에서 0 : 3 으로 졌다. 경고를 다섯 장이나 받으면서도 저렇게 개박살이 났으니, 2회전에서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의권은 교체 투입되었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승강과는 한~ 참 거리가 있는 성적이었기에 모처럼 올라온 게 반가웠는데... 아쉽다. 그렇다 해도 일본에 있을 때, 그것도 오카야마에 있을 때 2회전이 있으니까 직접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뭐, 가봐야 알 것 같지만.

 

 

 

큰 사고가 나서...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뭔가 미안하다. 이래도 되나 싶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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