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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01월 12일 목요일 맑음 (영화 보러 울산 다녀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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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낮 근무 때에도 한 시간 먼저 출근했다. 그러려면 여섯 시가 채 안 된 시각에 일어나야 한다. 1년 가까이 그렇게 해왔는데, 못 버티겠더라. 그래서 지금은 주간 근무 때에는 여섯 시 20분에 일어난다.

오늘은 쉬는 날이지만 주간 근무 때보다 일찍 일어났다. 한 시가 넘어 잠이 들었는데 여섯 시에 일어났다. 몸이 무거워 도저히 못 일어날 것 같았지만 꾸역꾸역 일어나 샤워를 하고 대충 주워 입은 뒤 밖으로 나갔다.

아침 산책 삼아 걸어갈 생각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게 되더라. 나이 타령 하지 말자고 마음 먹어봤자 헛수고다. 나이 때문에 이렇게 된 게 분명하다.

 

버스가 바로 와서 올라탔다. 평일 아침 이른 시각이라 사람이 거의 없다. 금방 터미널 근처에 도착. 화장실에 가서 나오지도 않는 오줌을 쥐어 짜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밤새 세워져 있던 버스였던 모양인지 냉장고 같다. 엄청 춥다.

마흔다섯 명이 탈 수 있는 버스에 손님이 두 명 뿐이다. 운영이 될까? 롯데 시네마도 이런 식이어서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문 닫아버렸다.

 

버스에서 「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를 보려고 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드라마로 만들었다는데 Wavve에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없더라.

유튜브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그냥 자야겠다 싶어 눈을 감았다.

 

한~ 참 달려 울산 근처에 도착했다. 영화는 아홉 시부터인데 버스는 아직도 달리는 중이다. 광고하면서 시간을 보내니까 아홉 시 10분까지만 들어가도 될텐데 터미널에서 극장까지 가는 시간이 있으니까 아홉 시에는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가망이 없다.

조마조마해하며 마음을 졸였지만 아홉 시가 되니 포기하게 되더라. 돌아가는 버스 시간을 조정하고, 다음 시간으로 영화 표를 다시 끊었다. 먼저 산 영화 표는 환불이 안 되니 18,000원 날린 셈이다. 가뜩이나 비싸진 영화 표인데, 그나마 조조로 싸게 본다 싶더니만...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 차 가지고 갈 것을... 후회가 됐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별 수 없지.

 

버스는 아홉 시 10분이 넘어서 도착했다. 이미 포기했기 때문에 마음은 편하다. 일단 극장 근처로 갔다. 극장이 있는 건물에서 밥이라도 먹을 생각이었는데 열 시부터 가게 문을 연단다. 건물 밖으로 나가 주변을 배회했다. 뭐라도 먹고 싶은데 맘에 드는 식당이 없다. 갈 곳이라고는 PC방 밖에 없는데 PC방도 고만고만해서 들어가기가 꺼려진다. 한~ 참을 빙빙 돌다가 어느 건물 4층에 있는 PC방에 들어갔다.

4,000원을 내고 빈 자리를 찾아 앉은 뒤 게임을 했다.

 

시간을 보내다가 정오가 지나 밖으로 나갔다. 다시 극장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들어갔다. 1등! 상영관이 정말 크다. 그런데... 상영관이 크다는 느낌 뿐, 스크린이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로로 좀 더 길어야 하지 않나? 일산 CGV의 IMAX는 정말 압도적이었는데.

 

가장 먼저 들어가서 아무도 없는 극장 내부를 찍었는데 플래시 터지면서 시간 잡아먹기에 그냥 걸었더니 흔들려버렸다.

 

집에서 울산까지 가는 버스 비가 9,300원. 늦어서 날려버린 표가 18,000원. 다시 구입한 표가 22,000원. 돌아오는 버스 비가 9,300원. 합이 58,600원이다. 거의 60,000원에 가까운 돈이다. 게다가 타이밍이 맞지 않아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집에 오는 길에 햄버거라도 사올까 싶었는데 해동한답시고 꺼내놓은 냉동 식품이 떠올라 그냥 왔다. 집에 오자마자 냉동 만두를 에어 프라이어에 넣고, 즉석 국을 끓인 뒤 햇반을 데워 같이 먹었다.

 

결국 영화 보는 데 6만 원을 쓰고 하루 종일 까먹었다. 내일은 모니터 고치러 출장 서비스가 오는 날이다. 집 좀 치워놔야 한다. 지금은 워낙 엉망이니까.

 

일찍 자야겠다.

 

 

 

참사와 관련된 글도 아니고, 참사가 있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 다니는 게 뭔가 미안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맨 밑에 두 줄 썼더랬다. 거기에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붙었더라. 욱! 해서 댓글을 달았다가 잠시 후 그냥 지워버렸다.

저런 개만도 못한 것들이 뒈져야 하는데, 벌레 같은 것들이 명줄은 길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골 빈 AH 77I 들 똥꾸멍 빠느라 여념없는 쓰레기들. 제발 좀 뒈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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