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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01월 10일 화요일 맑음 (주절주절)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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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장면에서 내가 나이 들었음을 자각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냄새이다. 자고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면 내가 방금 전까지 누워있던 방에서 영감 냄새가 난다. 예~ 전에 할아버지나 할머니 방에서 났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뭔가 쿰쿰한 그 냄새다. 나이 먹으면 몸에서 뭔 성분의 분비가 많아져서 그렇네 어쩌네 하던데, 이유는 알고 싶지도 않고, 그저 기분 나쁘다.

홀아비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아이템을 써봤는데 가장 좋은 건 향초였다. 양○캔들이나 우○윅 캔들이 가장 맘에 들었는데 잠깐만 태워도 금방 좋은 향으로 바뀌었다.

직접 태우면 공기의 질이 순식간에 엄청날 정도로 나빠진다기에 쫄아서 캔들 워머를 쓰고 있지만 맘에 안 다는 향을 가진 녀석은 빨리 없애려고 직접 불을 붙인다. 인터넷으로 사다 보니 향 선택에 간혹 실패할 때가 있다.

 

그런 식으로 태워 없애는 중인 녀석의 수명이 거의 다 했기에 화장실에 두고 불을 켜놨는데 얼마 후 가보니 꺼져 있더라. 남은 초가 찰랑찰랑 녹았을 때 냉큼 따라서 버려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물을 끓여 남은 초를 녹였다.

초를 녹인 물을 그대로 따라 버렸다가는 대참사가 일어날 것 같아 일단 종이컵에 나누어 따랐다. 그리고 화장실에 방치해뒀는데 아니나 다를까, 몇 시간이 지나니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변기나 싱크대에 버렸다면 배관이 막혀서 큰 돈 들었을 거다.

 


 

1년에 두 번 뿐인 보너스 달 중 하나이고, 명절 보너스가 더해져 역대급이라 할 수 있는 급여가 들어왔다. 통장 잔고가 순식간에 빵빵해졌다. 지난 달에 S짱 놀러와서 좀 과하게 지출했는데 카드 값이 빠져 나가도 여유를 부릴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내 재정 상태는 최악. 이 나이 먹도록 빚만 잔뜩이고 자산이라 할만 한 게 없다.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진단을 받는다면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겠지. 뭐, 어쩌겠어.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 당장의 행복을 양보하지 말자고 살아온 것도 나고, 그렇게 살면서 나름 만족하고 있는 것도 나니까.

 


 

원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요기만 한 뒤 걸어서 ㄱㅅ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은 소설만 잔뜩이고 다른 책은 낡은 것들 뿐인지라 여행 정보를 구하려면 거기까지 가야 할 것 같더라. 유튜브나 네일베 블로그에도 최신 자료가 널려 있긴 하지만 기본 정보는 책에서 구하는 옛날 사람. ㅋ

문제는, 쉬는 날에는 어김없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지라 오늘도 제대로 못 잤다는 점. 새벽에 깨서 빈둥거리다가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일어나는 게 늦었다. 라면과 햇반으로 요기를 하긴 했는데 그 뒤 바로 출발하지 않고 컴퓨터 켜서 빈둥거리고 있는 중.

계획했던 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늦어졌지만, 그렇게라도 다녀오면 다행이다. 이러다가 열 시 넘어가고, 귀찮다며 안 갈 수도... ㅋ


다녀왔다. 왕복 8㎞ 거리인데 걸어서 다녀오려고 했더랬다. 하지만 출발이 늦었으니 자전거로 다녀왔다. 관절(?) 부분에 자전거 전용 WD-40을 난사했는데 그 뒤로 핸들이 엄청 뻑뻑해졌다. 보통의 WD-40을 뿌렸더니 훨~ 씬 부드러워지긴 했는데 뭔가 유격이 생긴 것 같다. 게다가 스로틀을 당기면 저항이 안장까지 느껴진다. 수명을 다한 걸까? 30만 원 조금 더 준 것 같은데 그럭저럭 잘 탔다. 숨진다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아무튼, 모처럼 도서관에 자리잡고 앉아 필요한 내용은 노트에 적어오려고 했는데 빈 자리가 없더라. 방학이라 그런지 오전에도 도서관이 가득 찼다. 다행히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서 여행 관련 책만 네 권을 빌려왔다. 최근 자료가 없어서 아쉽긴 한데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

 


 

그러고보니 키보드 수리 보내야 한다. 컴퓨터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녀석인데 D 키만 안 먹는다. 다른 건 잘 되는데 말이지. 공짜로 받은 녀석이라 속 썩이는 건지. 딱히 상자에 미련이 없으니 상자에 테이프 덕지덕지 붙여 보내야겠다.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알아보고 주소랑 고장 증상 써서 넣어놔야지. 나가는 길에 쓰레기 버리고, 키보드 보내면 되겠다.


나가면서 우체국에 들릴 생각이었는데 정신 없이 나가느라 실패. 돈 벌러 가기 전에 들러야겠다.

 


 

같이 일하는 녀석들 중 ○○○이 두 명. 둘 다 30대인데 하는 짓 보면 가관이다. 근무 중에 수도 없이 졸고, 수시로 장시간 자리 비우고, 지각도 여러 차례. 나는 저 따위로 책임감 없이 일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하는 꼴을 보면 가관이다. 일도 건성으로 대충 하는지라 쟤네들 뒤로 근무하게 되면 수습하느라 짜증이 난다. 똑바로 좀 하라고 인수인계 파일에 미주알 고주알 잔소리를 적었다가, 어쩌면 이것도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 약한 놈이나 할 짓이 아닐까 싶어 지웠다. 일을 똑바로 안 하는 것들은 쟤들인데 스트레스는 왜 내가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승진자 명단을 보니 인사과의 ㅵ이 죄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 일 못하는 것들만 골라서 승진 시킨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꼬라지를 보면 농담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있는 곳에도 개뿔도 아니면서 주둥이만 열심히 놀리는 꼰대 AH 77I 들이 여럿이고.

ㅇㅇ에 있던 시절 팀원들 엿 먹이던 팀장 놈은 이번에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자리 하나 차지하며 버티더라. 저 월급 도둑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고생해야 하는지... 쯧...

 


 

「 아바타: 물의 길 」 보려고 ○○에 있는 극장의 표를 샀다. 차를 가지고 갈 생각이었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두 시간 가까이 운전하려니 귀찮다. 버스를 탈 수는 없을까?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있긴 한데 도착하면 상영 시간이 되어버린다. 어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터미널과 극장이 500m 밖에 안 떨어져 있다. 이 정도면 버스 타고 가도 되겠는데?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타이밍이라는 게 참 얄궂지. 어쩜 안 좋은 일은 이렇게 몰려 올꼬?

고장난 키보드를 보내려고 집 근처의 우체국에 갔다. 정식 우체국은 아니고, 근처에 우편 업무가 많으니까 간이로 설치한 분점 같은 곳이다. 지금까지 몇 차례 이용했더랬다.들어갔더니 아무도 없어서 주소를 쓰고 나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알겠다고 했다. 기업 같은 곳에서 단체로 우편물을 보내는 건지, 전용 프린터처럼 생긴 녀석이 스티커로 추정되는 종이에 뭔가를 계속 인쇄하고 있었다. 줄줄이 나오는 걸 일하시는 분이 손으로 동그랗게 말고 있었고.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거니 했는데 동그랗게 말린 용지가 다 떨어지니까 새 용지를 장착한 뒤 다시 손으로 말고 있다.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살짝 짜증스럽긴 했지만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런데...그 인쇄가 끝나자 또 용지를 갈아 끼운다. 하!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손님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내 뒤로 두 팀이 더 들어와 뭔가를 보내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자기 할 일을 한다고? 이러저러한 일인데 얼마 정도 걸린다라는 안내라도 해줬으면 짜증스럽더라도 기다렸을 거다. 잠깐만 기다리라 하고는 용지를 두 번이나 갈면서도 아무 말이 없다. 그 동안 나는 가만~ 히 서서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다.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짜증이 확! 나서 저울 위에 올려뒀던 키보드를 들고 확! 나왔다. 문을 세게 닫아서 망가질 수 있으니 조심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기에 지금까지는 조심스럽게 미닫이 문을 다뤘더랬다. 그런 게 어디 있어. ㅽ   닫히거나 말거나 대충 손으로 툭 치고 나왔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그렇게 짜증내고 나와봐야 나만 손해 아닌가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굳이 우체국이 아니어도 물건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당장 우체국보다 집에서 가까운 GS 편의점을 이용해도 된다. 태도의 문제로 기분이 상하면 다시는 안 가는데 저 우편 업무 대행하는 곳도 다시는 안 갈 생각이다. 일을 그 따위로 하고 자빠졌네. ㅽ

 

 

기분이 언짢으니 운전이 과격해진다. 그렇잖아도 짜증이 나는데, 앞에 아~ 무 것도 없는데 빌빌거리며 가는 모닝 한 대가 1차로를 막고 있다. 2차로로 넘어가서 추월하려 했는데 2차로를 달리는 차도 빌빌거린다. 둘이 짠 것처럼 같은 속도로 가고 있으니 추월을 못하겠다. 그 와중에 2차로를 달리던 차가 조금 앞서 가기에 바짝 붙어 모닝 운전하는 AH 77I가 뭐하고 있나 봤더니 전화 통화하면서 운전하더라. 7H AH 77I OF, 블루투스를 쓰던가 하라고. 통화한답시고 빌빌거리며 달릴 거면서 왜 1차로를 처 막고 질알이냐고. ㅽ

 

 

그렇게 사무실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2ℓ 짜리 물통이 두 개 다 비어 있다. 빈 물통을 넣어 놓은 거다. 하...가뜩이나 짜증이 난 상태인데 저 꼴을 보니 열이 확~ 치솟았다. 빈 물통 넣어놓은 꼬라지 좀 보라고, 내가 이 따위 것들이랑 같이 일하고 있다고, 남들 다 들리게 내뱉고는 물 뜨러 갔다.정수기에서 물을 받고 있는데 계약직 직원이 지나가며 후배한테 물 떠놓으라고 시켰는데 안 떠놨냐고 묻더라. 그걸 왜 후배 시키냐고, 네가 뜨면 안 되냐고 했더니 멋쩍은 듯 웃으며 화장실로 사라진다.

 

이런 기본도 안 된 것들이랑 같이 일하고 있다. 당연히 마음을 열 수가 없다. 그저, 다 7H AH 77I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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