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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23, 캄보디아

2023 캄보디아 여행 ⓕ 반띠아이 스레이(Banteay Srei)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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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마셨어야 했는데, 너무 달렸다. 최근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었다 하면 필름이 끊어진다. 좀 더 나이 먹으면 알콜성 치매가 올 게 분명하다. 수발 들어줄 사람도 없는데, 사방에 똥칠하고 거기서 먹고 자는 꼴 사나운 영감이 되지 않으려면 술을 끊... 끊... 아... 술은 못 끊겠는데. 그래, 소주라도 끊자. 맥주만 마시자.

 

 

 

숙취는 없지만 만사 귀찮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침대에서 뒹굴고 싶다. 게다가 에어컨을 켜놓고 자서 그런지 목이 말도 못하게 칼칼하다. 화장실에 가서 양치하다가 목소리를 내본답시고 아~ 아아~ 하고 말을 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난다. 콧물이 질질 나오고 목은 칼칼하고. 기침도 나는 것 같다. 설마 코로나에 걸린 건가 걱정이 됐지만 열은 안 나는 걸 보니 코로나는 아닌 것 같고. 하루종일 30℃가 넘는 동남 아시아에 여행 와서 감기 걸려 돌아가는 사람...이 나.

누워서 숨만 쉬고 있었음 좋겠는데 약속한 시각이 다가오니 그럴 수도 없다. 무거운 몸을 일으키려는데 니몰에게서 연락이 왔다. 배가 좀 아프다며, 30분 늦게 만나자고 한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이렇게 고마울 데가. 더 늦춰도 된다고 답장했더니 괜찮단다. 아니, 내가 그러고 싶은데. 😭

 

가이드와 함께 하는 여행은 오늘이 마지막. 오늘은 좀 멀리까지 가기로 했다. 구글 지도로 보니 33㎞가 넘는 거리. 아닌 게 아니라 한 시간 가까이 달린 것 같다.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긴 한데 왕복 2차로인지라 버스나 트럭이 지나가면 길가로 대피해서 달려야 한다. 바이크나 툭툭이 길 가장자리를 이용하기 때문인지 길가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특히나 내가 탄 툭툭 기사님은 절대 과속하지 않는 분인지라 빨리빨리의 혼이 뼛 속 깊이 박혀 있는, 100% 한국인 입장에서는 좀 답답했다.

가는 내내 현지인들 사는 걸 보고, 니몰이 이것저것 설명해줬다. 일단 캄보디아의 집은 2층이 기본이란다. 그러고보니 프놈펜이나 시엠립 도심이 아닌 곳은 대부분 필로티 구조의 2층 집이었다. 우기에 지네 같은 벌레가 많아져서 1층으로 막 들어오니까 평범한 형태로는 짓지 않는단다. 건기에는 1층에 해먹을 매달아 거기에서 낮잠을 자고.

딱히 직장이 없어도 살 수 있는 것이, 집이나 근처의 야자 나무에서 야자 따고, 망고 나무에서 망고 따고, 시장에 싣고 가서 판단다. 논에 볍씨 뿌려놓으면 알아서 쌀이 되니 그거 먹으면 되고. 나무 주워 땔감 만들어 그걸로 불 때고, 남으면 숯을 만들어 판단다. 그러다가 나이 먹으면 절로 들어간단다. 스님들한테 도시락을 갖다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음식이 모자랄 일은 없다고. 그러니 유유자적 사는 게 익숙한 사람들은 일할 생각을 안 하고, 일한다고 해도 저축 같은 걸 안 한단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어서 아이들 교육도 열성적으로 시키고 영어도 가르친다고 하지만.

킬링 필드의 부작용이 아닌가 싶다.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들은 죄다 목을 베어버렸으니... 그래도, 더디게나마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캄보디아.

 

 

《 3모작이 기본이라는 캄보디아. 우리처럼 모를 심지 않고 볍씨를 그냥 뿌린단다. ㄷㄷㄷ 》

 

우리는 별도의 모판에 모를 키워 어느 정도 자라면 논으로 옮겨 심는 이앙법으로 벼를 키운다. 캄보디아는 논에 볍씨를 마구 뿌려 알아서 자라게 둔단다. 그냥 둬도 혼자 알아서 잘 큰단다. 벼농사가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 들었는데, 건기에도 잘 자란다는 게 그저 신기할 뿐.

저런 환경인데도 전 국토에 아사한 시체가 즐비했다하니, 폴 포트라는 작자가 얼마나 지독한 AH 77I 인지 말할 필요도 없다.

 

 

《 나무의 거대함이 한국과는 그 레벨이 다르다. 》

 

 

《 입구에서부터 단체 관광객들이 자리 뜰 생각을 안 한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 그도 그럴 것이, 돌에다 조각해놓은 수준이 어마 무시하다.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다. 》

 

 

 

 

 

 

《 그냥 빽빽히 쓰여진 거랑 가운데가 비어 있는 거랑 뭔 차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까먹었다. 》

 

 

 

 

《 여기도 해자의 물이 부족해서 벽이 기울었다. 》

 

 

 

《 조각의 정교함이 엄청나다. 사진이 실물의 굉장한 수준을 담아내지 못한다. 》

 

 

 

 

 

《 앙드레 말로가 훔쳐가려다가 걸려서 개망신 당했다는 게 이거였던가? 》

 

 

《 어떻게 돌을 저렇게 깎아놨을까 하는 생각이 계~ 속, 계속 들었다.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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