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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03월 29일 수요일 맑음 (노욕/떠나고 싶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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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가 갑자기 일 잔 하자고 해서 약속을 잡았다. 시간에 맞춰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생각했는데 조금 늦었다. 곱창에 소주 일 잔 했는데 최근에 소주를 마셨다 하면 필름이 끊어지는지라 원 샷 하지 않고 끊어 먹었다. 일 잔 마시고 나서 꼬박꼬박 물 마시고.

소주 두 병을 비우고 나니 19시 40분. 선배는 간단하게 소주 일 잔 하고 맥주 한 잔 더 하는 그림을 생각했을텐데, 내가 집에 가서 축구 보겠다 해서 그냥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참 제멋대로고나, 그런 나랑 어울려주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튼 만난 지 한 시간 만에 헤어져서 돌아왔다.

 

술 마시면서 이번에 승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부서장이 자기 앞으로 상 챙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승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기대를 하지 않는다. 일본으로 유학 가기 전에 승진 1순위였기에 복직하고 나서 바로 승진될 줄 알았는데 3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제 자리다. 게다가 지금의 부서장은 나보다 입사가 3년이나 늦은 사람을 못 밀어줘 안달인 상태. 부서장이 개인적인 감정으로 업무 능력을 평가하고 자빠졌으니 운동장은 이미 잔뜩 기운 상태다.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느니 미리 포기하는 게 낫다.

저 부서장이라는 작자는 그만두고 나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승진하겠답시고 자기 앞으로 상 챙기는 꼴도 우습다. 어쩌면 저리도 추악하게 늙어갈까 싶어 화가 난다. 사람 같지도 않다. 복도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저 따위 AH 77I 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게 너무 짜증스럽다.

적당히 만족하면 될 것을, 추접스럽게 욕심을 부린다. 그게 추하다는 걸 모르는 걸까? 자기도 직장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게 있을텐데, 어쩌면 저렇게 더럽게 마무리하고 있을까? 퇴직하면서 자기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다고 한 줄 적는 게 고작일텐데, 정작 상처 받은 사람들은 그 상처가 직장 생활하는 내내 이어질 수도 있는데, 저 따위로 살고 싶을까? 저러고도 자기 자식한테는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겠지? 면상에 침이라도 뱉어주고 싶다.

 

축구 협회는 승부 조작 사범들을 몰래 사면해서 욕 처먹는 중이고, 장정석은 뒷 돈 달라 했다가 농담이었다며 무마하려 드는 와중에 옷 벗고 나갔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축구, 야구에서 저 따위로 더러운 짓거리가 펼쳐지고 있다. 가관이다, 진짜.

 

욕심이 있으니 사람이 더럽게, 추하게, 부끄러움 모르게 변하는 것 같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 더 벌면 당연히 좋겠지만, 지금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다.

 

 

어제부터 빈 집을 알아보고 있다. 2,000만 원 짜리도 있던데 그런 집은 빈 집이 아니라 폐가 수준. 지방 자치 단체에서 주소 옮기면 무료로 집을 빌려주기도 하던데 맘에 드는 집이 하필 익산이다. 생물학적 모친과 연을 끊으면서부터 몇 년 동안 가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가기도 그렇고. 다음 비번부터는 빈 집 보러 다닐까 고민 중이다.

남은 휴가 관리한답시고 4일 일하고 하루 쉬는 패턴을 한 달 넘게 이어가야 한다. 회사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가고 싶은 마음이 1도 없는지라,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스럽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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