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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12월 10일 일요일 흐림 (오늘도 깐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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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엑셀 파일이 하나 있다. 규모가 꽤 있는 회원제 웹 사이트의 회원 정보인 모양인지 이름, 전화번호, 주소, 성별 여부를 포함한 생년월일 등이 입력되어 있다. 대충 봐도 5,000명은 넘어 보인다.

5,000명 중에 여성 회원만 추려내어 공지 또는 광고를 보내려 한다. 엑셀을 조금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성별이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번째 숫자를 이용해 금방 구분할 수 있다. 함수 쓰고 나서 마우스로 끌어내리면 되니까 5분이나 걸리려나?

그런데, 이걸 A4 용지로 인쇄를 해서, 자를 대고 한 줄, 한 줄, 보면서 여성에 해당하는 회원만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있다. 이 사람을 무능하다 할 수 있을까?

엑셀을 쓸 줄 아는 사람 기준에서는 무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인쇄해서 줄 긋고 있는 사람이 회사에 들어올 때에는 엑셀은 커녕 비지칼크(엑셀의 모체가 되는 프로그램)도 없었더랬다. 저 사람은 저렇게 일을 해왔고, 자기한테 익숙한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거다. 누가 저 사람을 무능하다 욕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관심이 있어서 파이썬을 공부한 사람이, 자기가 공부한 걸 바탕으로 업무에 도움이 될 프로그램을 짜서 활용한다면, 그 사람이 대단한 거잖아?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 무능한 게 아니잖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무능하다고 까는 AH 77I 는, 저런 수준이 아니다. 하는 게 당연한 일을 대충하고, 그로 인한 책임은 피하려 드는 거다. 그러면서 나이 처먹었다고 대접해달라고 질알 염병을 떠는 거다. 나는 그게 같잖아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사람 대접 안 하며 들이 받았던 거고, 저 AH 77I 는 30년 동안 나 같은 걸 겪어보지 않아서 몹시 언짢아하는 거고.

 

오늘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공문서에 그저 '심봉사', '심청이 아빠'라 썼던 사람인데, 갑자기 '심학규'로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그런데 공문서 작성 규정에 의하면 사람 이름을 쓰고 나면 나이와 거주지를 괄호 안에 기록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본사에서 내려온 지시는 '앞으로 심학규로 쓰도록 하여라.'가 전부이고 나이와 거주지는 나와있지 않다는 것.

근무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본사에 전화를 하든, 심학규 당사자에게 물어보든, 심학규 옆 집 사는 아낙네에게 물어보든, 나이와 거주지를 알아내어 공문서에 적용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그 정도 책임감은 가지고 일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저 염병할 AH 77I 는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달랑 '심학규'만 써서 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러면 안 된다고, '심학규(49, 해주시)'라고 써야 한다고 하면 어련히 알아서 할텐데 잔소리한다고 질알하고, 저는 안 틀리는 줄 아느냐며 뒷담화 까고, 우리가 공문서 쓰면서 틀리는 게 얼마나 많겠냐며, 그거 일일이 다 잡아낼 수 있겠냐며 개소리를 지껄인다.

 


 

저 따위 AH 77I 가 짖어대는 꼴을 보고 들어야 하는 내 속이 얼마나 뒤집히겠냐고. 저 7H 만도 못한 AH 77I 때문에 지난 해 여름부터 병원 다니며 상담 받고 약 먹고 있다. 오늘은 출근하자마자 눈이 안 좋아져서 큰 일이네 어쩌네 하던데 확~ 멀어버렸음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이 빌어먹을 조직에서 20년 동안 일했으니 나도 경력이 짧지 않다. 그 20년을 통틀어 무능한 인간을 다섯 놈 꼽을 수 있는데 이××, 안××,××, 방××, 그리고 저 7H AH 77I 위××이다. 이××, 방×× 같은 경우는 자기가 일 못한다는 걸 자각하고 있어서 미안해하긴 했는데 안××, 장××, 위×× 이 AH 77I 들은 자기가 무능하다는 걸, 그러면서도 개념없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속이 터질 노릇이다.

 


 

한동안 잠잠했는데 오늘 보는 순간 또 욱! 하고 올라오는 걸 보니 이번 휴가 때에 어디라도 가서 마음을 좀 다스리고 와야겠다. 당장은 단양 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강물 바라보며 멍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맘 같아서는 속초에 가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랑 노가리 까다 오고 싶은데, 너무 멀어~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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