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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24, 몽골

2024, 몽골 자유 여행 ⑫ 몽골 여행 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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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던 중 목 언저리가 간질간질해서 손을 올렸더니 뭔가 기어간다. 그냥 느낌이 그런 줄 알았는데 진짜 벌레였다. 탁! 쳐서 잡아낸 뒤 다시 잠을 청했다. 30분 넘게 뒤척거린 끝에 잠이 들었다.

네 시에 일어나 네 시 반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세 시에 눈이 떠졌다. 쇼 상이 깰까봐 슬그머~ 니 일어나 밖으로 나갔더니... 와~ 별이 쏟아진다, 쏟아져.

 

 

 

갤럭시 S23 울트라의 별 사진 모드를 맹신해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공부를 하지 않은 게 너무 후회됐다. 한 시간 가까이 별을 보다가 게르로 돌아갔더니 쇼 상이 일어나 있었다. 내 인생 최고의 별을 봤다고 자랑했다. 쇼 상도 밖으로 나가 하늘을 보더니 감탄하더라.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지만, 그만큼 눈에 담았으니 괜찮다.

 

차에서 잔 아줌마가 일찌감치 하루 전까지만 해도 자기 집이었던 게르에 들어와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춥지 않냐고 여쭤 봤더니 괜찮다고 하신다. 정말 안 추웠을까?

밥을 먹고 다섯 시가 채 되지 않아, 아직 어두운 가운데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엄청나게 흔들린 끝에 드디어 포장 도로에 올라섰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나는 딱히 배가 고프지 않아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쇼 상이 조금 배가 고프다고 했다. 그랬더니 가니 씨가 기를 쓰고 식당을 찾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가니 씨가 배가 고파서 그런 줄 알았다. 아니었다. 쇼 상의 말을 듣고 밥을 먹이려고 식당을 알아본 것이었다. 식당에 도착했는데 나도 밥을 먹지 않고, 가니 씨도 안 먹고, 결국 쇼 상 혼자 먹었다. 쇼 상도 가니 씨가 배고파서 그런 줄 알았다고 하더라. 쇼 상이 만두 비슷한 몽골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동안 나는 맥심 커피를 한 잔 마셨다. 가니 씨는 또 어딘가로 사라졌는데 잠시 후 손에 빵을 들고 돌아왔다. 비행기 안에서 먹으라며 건네줬다. 솥뚜껑 같은 손에 한 방 맞으면 몇 미터는 나가떨어질 것 같은데, 세상 친절하다.

 

 

밥을 먹고 출발하자마자 경찰한테 잡혔다. 뭔가 위반을 한 건지 걱정스러웠는데 그게 아니었다. 뭘 확인했다는데 자세한 건 모르겠다. 여행자를 태우고 다니는 것에 특별한 면허 같은 게 필요한 걸까?

식당을 찾느라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공항으로 가기만 하면 되니 80㎞/h 가까이 밟는다. 최고 속도가 그렇단다. 그 엉망진창인 도로에서도 100㎞/h 가까이 밟던 가니 씨인데, 과속 딱지 끊으면 큰 일 난다며 80㎞/h를 넘기지 않았다. 바비의 카리스마가... ㄷㄷㄷ

 

 

 

인터넷도 안 되고, 이래저래 불편해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막상 공항이 보이니 눈 밑이 떨리고 코 끝이 짜르르~ 하다. 벌써 갱년기인가...

첫 날 비행기를 놓친 기억 때문에 조바심이 났는데 여유있게 열 시에 도착했다. 쇼 상은 나와 같이 내려 공항 안으로 들어갔고 가니 씨는 단속에 걸리니 주차장에서 기다리겠다고 해서 포항 스틸러스의 앰블럼 열쇠 고리를 건네고 헤어졌다.

쇼 상에게 1층에 가면 심 카드 파는 곳이 있다고 알려준 뒤 라인으로 또 연락하자고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바로 대한항공 카운터로 가서 탑승 수속.

 

수세식 화장실을 보니 장 운동이 활발해진다. ×삘이 와서 몽골의 하수도에 흔적을 남긴 뒤 보안 검색을 마쳤다. 면세점에서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두리번거렸는데 보드카 말고는 살만한 게 없다. 큰 병 여러 개를 살까 하다가, 유명한 보드카를 종류별로 모아놓은 작은 병 세트가 있기에 그걸 몇 개 샀다. 캐시미어가 유명하다고 해서 사볼까 하고 대충 훑어 봤는데 잠시 생각해보니 관리하기도 어렵고 하고 다닐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나왔다. 초콜릿 파는 곳이 보이기에 열 개 정도를 사고 나서 가니 씨가 준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빈둥거리다가 비행기에 탈 시간이 되어 줄을 섰다.

 

 

바로 옆에 서경덕 교수님 같아 보이는 분이 계셨는데 긴가민가 싶어 말을 걸거나 하지 않았다. 여쭤보고 맞다면 사진이라도 찍었을 것을... 항상 이렇게 후회한다.

 

 

비행기는 미아트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좌석마다 스크린도 있고, 무릎 담요와 헤드폰도 놓여 있었다. 무릎 앞 공간도 더 넓고. 이 좋은 비행기를 놓쳐서 17만 원이나 더 주고 미아트 항공을 탔고나 싶어 또 한 번 스스로의 멍청함을 탓해야 했다.

 

 

 

인천 공항이나 제주 공항에서는 제 시각에 뜬다는 것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칭기즈 칸 공항에서는 정확하게 올라가더라. 제 시각에 이륙하는 비행기라니, 신기했다.

 

 

 

시야에서 칭기즈 칸 공항이 사라지자마자 밥을 주기 시작했다. 사전에 주문한 승객들에게 먼저 음식을 갖다 주는데 죄~ 다 해산물이더라. 응? 치킨이랑 해산물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해산물은 사전에 예약해야만 먹을 수 있는 건가? 그 와중에 내 앞 자리에서 식사를 사전 예약한 사람이 '주'가여서 신기했다. 뭐, 붉을 주 쓰겠지.

 

《 따로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도 해산물을 먹을 수 있었다 》

밥은 맛있었다. 핀에어 만큼은 아니었지만.

 

음료를 나눠줄 때 맥주 하나 마실 수 있겠냐고 했더니 갖다 주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와서는 "뭐 달라고 하셨죠?"하고 되묻는다. 나중에 입국 서류 쓰는 것 때문에 볼펜 좀 빌릴 수 있겠냐고 했더니 갖다 주겠다 해놓고 감감무소식이었다. 어지간히 바쁜 모양이다, 정신이 없는가보다 하고 말았다.

 

 

 

 

 

 

 

 

 

비행 시간이 길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다. 착륙하자마자 비행기 모드를 풀고 포항 경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거의 다 내린 뒤 밖으로 나갔다.

건강 상태 신고서인가 뭔가를 써야 하는데 비행기에서 쓰지 않았기에 공항에 도착해서 썼다. 입국 심사는 금방 끝났고, 짐 찾으러 가다가 태블릿의 첫 추락을 기록했다. 젠장!

 

짐이 빨리 나왔다면 17시 15분 버스도 노려볼만 했는데, 그냥 여유롭게 35분 버스를 타기로 했다. 원래 예약했던 18시 15분 버스는 취소. 이건 취소 수수료를 뜯어 간다. 쳇!

화장실에 다녀와 버스 앞에 섰는데 부산을 떨다가 표를 떨어뜨렸다. 없어진 걸 바로 알아채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뒤에 서 계시던 분이 주워 주셨다. 이럴 때마다 인류애가 폭발한다. ♡

 

버스에 짐을 싣고 자리에 가서 손전화로 포항 경기를 봤다. 추가 골을 못 넣고 버벅거리더라니, 버저 비터를 얻어 맞고 비겨버렸다. 그나마 황인재가 막아줘서 비겼지, 안 그랬음 졌을 거다.

 

터미널에 도착했고, 도저히 버스 탈 엄두가 나지 않아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그렇게 몽골 여행이 끝났다.

 


 

두서없이 주절거리는 여행 팁

 

비행기를 놓쳤을 경우,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돌아오는 비행기 표는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비행기가 뜨기 전에 취소를 해야 날리는 돈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면세점에서 산 제품들은 수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한 달 정도 후에 환불 처리될 겁니다.
같은 터미널에서 출국하는 비행기 표를 다시 샀다면, 면세점 고객 센터에 연락해서 주문한 것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터미널로 바뀐다면 역시나 고객 센터에 연락을 해야 하는데, 최소 다섯 시간 이상의 여유가 있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면세점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고객 센터의 담당 직원과 통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몽골의 5월은 춥습니다.

낮에는 그냥저냥 괜찮은 정도지만 해가 지고 나면 쌀쌀해집니다.
게르에서 잔다면 침낭은 필수이고, 두꺼운 옷도 필요할 겁니다.
게르에서는 물이 나오는 대부분의 활동이 불가능합니다. 양치도 가지고 간 물로 해야 합니다. 고체 치약이나 껌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몽골은 달러와 투그릭을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울란바토르에는 한국 원화를 받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게 됩니다.


인터넷은 초원에서도 잘 터집니다.

다만 속도는 느린 편입니다. 유튜브의 1080p 영상이 가끔 끊길 정도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울란바토르를 벗어나면 심 카드를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넉넉하게 데이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심 카드는 싼 편입니다. 굳이 한국에서 미리 구입해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공항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많지 않습니다.

보드카, 캐시미어 의류, 초콜릿 정도입니다. 인형이나 마그넷 같은 자잘한 기념품도 있긴 합니다만 여행지보다 비쌉니다.


당장 생각나는 게 없어서 이 정도만 쓰겠습니다. 댓글로 질문 주시면 아는대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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