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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06월 16일 일요일 맑음 (햄버거가 먹고 싶...)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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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겨 버려서, 화딱지가 나서, 스포츠 뉴스도 보지 않고 그냥 드러누웠다.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들었고, 새벽에 두 어 차례 깨긴 했지만 나름 꿀 잠을 잤다. 다섯 시가 채 안 되어, 날이 어슴푸레 밝아올 때 쯤 깼는데, 머리 맡에서 커다란 벌레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생긴 건 딱 바퀴벌레였고, 엄청난 스피드를 봐서도 맞는 것 같은데, 방에 바퀴벌레가 등장했다는 걸 믿고 싶지 않다. 제발 딱정벌레나 다른 무슨 벌레였기를.

 


 

일어난 김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슬슬 돈 벌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머리 속에서는 출근하자, 출근하자 하고 있지만 몸은 안 움직인다는 것. 일단 배가 고파 밥부터 먹기로 했다. 며칠 전부터 짬뽕 생각이 간절했기에 짬뽕 라면 두 개로 대신하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은 뒤 회사로 향했다.

문을 잠그고 나니 고양이 녀석이 나타나서, 잠긴 문을 열고 츄르를 꺼내야 했다. 아직도 경계가 심하긴 한데, 이제는 완전히 밥 주는 호구로 인식한 듯 하다.

 


 

사무실에 가서 빈둥거리고 있자니 휴가로 자리를 비웠던 팀장이 들어왔다.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기에 없는 동안 있었던 일을 파악하려고 출근한 모양이더라. 이것저것 물어보기에 간단히 설명을 하고, 없는 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한 파일이 어디에 있으니 참고하라고 알려줬다.

어째 오늘은 시간이 잘 간다.

 


 

딴 짓 하다가 햄버거 먹는 영상을 봤는데 갑자기 맥도날드 빅맥이 먹고 싶어졌다. 조금만 가면 면내(?)에 롯데리아도 있고 맘스터치도 있는데 내가 먹고 싶은 건 빅맥이다. 가장 가까운 곳이 얼추 20㎞ 떨어져 있다. 바이크로 가도 30분은 가야 한다. 갈까 말까 망설여진다.빅맥은, 일본 유학의 추억이 서린 음식이다. 유학하는 동안 엄청나게 까먹긴 했는데, 그렇다고 항상 풍족하지는 않았다. 부족해서 아쉬운 적은 없... 다기 보다 그러기 전에 돌아왔지만, 아무튼 유학하는 동안 내내 나름 풍족했다. 하지만 펑펑 쓰지는 않았더랬다. 점심은 거의 굶었고 커피 한 잔으로 대신했는데 가끔 배가 너무 고플 때에는 빅맥을 먹었다. 얼마 전처럼 느껴지는 일본 유학은 벌써 5년이나 지난 이야기. 하지만 여전히 빅맥을 먹을 때면 그 때의 날씨나 주변 공기 같은 게 느껴진다.아... 귀찮아서 그냥 다음에 먹자고 마음 먹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아무래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짭조름한 감자 튀김도 먹고 싶어져버렸다. 귀찮은데...

 


 

2주 가까이 지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조약돌 75 키보드는 결국 포기했다. 그 배열을 참아낼 수 없을 것 같다. 텐키리스도 불편한데, 방향 키나 Insert, Delete 등의 키가 변태처럼 자리하고 있는 75 배열의 키보드에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그러나! 그 도닥도닥거리는 타건음은 포기할 수 없어서, 결국 스위치만 따로 샀다. 배송비 빼면 만 원 정도 밖에 안 하더라고. 키를 다 바꿀 것은 아니고, 일부만 바꿔볼까 싶어 질렀다. 8BitDo의 레트로 키보드가 스위치를 바꿔 끼울 수 있다. 거기에 끼워볼까 한다.흡음재도 없고, 가스켓도 없는데다 플라스틱 통인지라 조약돌의 도각거리는 소리가 날까 싶지만... 해봐야지. 인터넷에서 나와 같은 시도를 한 선구자가 있는지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대부분 카일 박스 백축이 시끄럽다며 조용한 걸로 바꿨더라고. 나는 체리 청축을 선호하는, 시끄러운 타건음에 환장하는 사람이라서.

 


 

햄버거 사려면 왕복 한 시간인데, 귀찮다. 그냥 다음에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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